사랑을 묻는 그대에게 / 김춘경

    

사랑이 목마른 날,

외로움이 밀려오는 날에는

하늘에 편지를 씁니다

 

사랑이 무엇이더냐고

바보처럼 되묻는 물음 한 줄에,

저 강물 햇살이 비치면

강섶에 자라난 들풀의 키만큼

그리움이 그림자지는 것이라고

대답 두 줄을 씁니다

 

쓰다 만 편지지 여백에

오그라든 명치끝이 아려 오면

그댄, 소리 없이 다가와

저녁 강에 별빛으로 반짝이다

달빛으로 스러지고,

먹구름으로 떠돌다가

강물을 적시는 찬비로 내려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을 덧댑니다

이것이 사랑인가 봅니다

 

사랑을 묻는 그대

그리움으로 답하는 그대와

서로 하나일 수 밖에 없음은

우리가 함께 사랑한 까닭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인 것입니다

 

저녁노을 같은 그대

내겐 언제나 아름다운 하늘이기에

그대가 보고픈 날,

그리움이 밀려오는 날에는

물빛 하늘에 편지를 띄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