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헌 페친방에서 옮겨온 글] <권력무상, 인생무상 회고> 


문재인 정부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도 요즘 블랙리스트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김기춘, 조윤선의 판박이가 아닐는지...?

 

정권이 바뀌게 되면 새 정권에선 국가요직은 물론 정부 산하단체 대표들을 자기사람으로 교체코자 하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느 정부에서나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또한 산하단체 대표들은 정권이 바뀌면 새 정권에 줄을 대기 위해 혈안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 실세들에게 접근을 시도합니다.

 

저는 오래전 정권 교체기에 저희 회사 지방 기관장에서 본사 임원으로 승진 발령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희 회사는 직원수 일만삼천(13,000)여명 되는 거대 공기업이었습니다.

 

저는 직원 수 5~6백명 거느리던 도 단위 지방기관장에서 전 직원의 절반수준인 6천여명의 직원을 제 휘하에 거느리는 전국단위 핵심 요직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입니다.

 

사장은 저를 다각적으로 활용할 복안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기본업무 이외에 새 정권에 대한 대관업무를 맡겼습니다.

 

저는 국회나 정부기관에 빈번한 출입으로, 아예 1년 단위 '국회출입증', '정부청사출입증'을 각각 발급받아 무상출입 할 정도로 저희 회사의 모든 대관업무를 도맡아하였습니다.

 

부수적으로 사장의 전령 또는 권력실세 들과의 접대 상무(?) 등도 저의 몫이었습니다.

 

사장은 제가 새 정권 실세들과 지연, 학연 등으로 연고가 많을 것으로 판단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사장과 조직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또한 본연의 업무 못지않게 사장의 호위무사, 권력실세들과의 면담 또는 회식 마련 등 업무외적인 일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사장은 전 정권에서 임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새 정권이 들어서자 좌불안석이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사장은 임기를 무사히 마쳤으나 다시 연임을 하고자 백방으로 노력하였지만 결국 실패 하였습니다.

 

그 후 저는 똑같은 역할을 하면서 후임 사장을 보좌하였으나 또다시 정권이 바뀌게 되자, 회사에선 저의 효용가치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권력의 속성에 따라 저 역시 한직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차피 지난 몇 년 동안의 저의 역할은 제가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권력무상 인생무상이라고 자위하기엔 마음이 여간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웠던 현 문재인 정권에서도 블랙리스트 등 어수선한 정국을 지켜보면서 제가 겪었던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