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시청하다 보면 수갑을 찬 채 연행되는 피의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수갑을 찬 손목은 옷이나 수건으로 가려지거나 모자이크 처리되어 방송됩니다. 과연 수갑을 찬 손목의 모습을 방송에 송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14년 전 대한민국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005, 국가인권위원회는 수갑을 찬 피의자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은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처사라며 경찰에 개선을 요구하였습니다. 경찰 측이 이 권고를 받아들여 수갑이 타인에게 노출되어 인격적인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관련 제도를 수정하자, 언론도 경찰을 따라 수갑 찬 모습을 모자이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한강 토막살인사건 장대호도 수갑을 가린채 언론앞에 섰습니다  


2014년에는 피의자가 경찰서 조사실에서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기자들에게 그대로 촬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피의자의 인격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있었습니다(헌법재판소 2012헌마652 결정 참조).

 

재판을 거쳐 처벌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범죄자로 취급하지 아니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의자가 대중에 의해 범죄자 취급을 받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을 방지한다는 이유에서도 수갑을 노출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일본에서는 피의자의 수갑 찬 모습이 배심원에게 편견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수갑을 아예 착용하지 않고 배심원 재판에 임할 수 있도록 하라는 규칙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피의자가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그대로 노출하지 않는 것은 피의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입니다.

 

그렇다면 범죄자 신상 공개의 경우는 어떠할까요? 이 또한 범죄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경감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존재합니다. 흉악범죄자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할 수 있는 기준을 명시하고 있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8조의2를 보면 다음 네 가지의 기준을 충족하는 강력 범죄자에 한하여 그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약칭: 특정강력범죄법)

8조의2(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특정강력범죄사건의 피의자의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1.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일 것

2.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3.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것

4. 피의자가 청소년 보호법2조제1호의 청소년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1항에 따라 공개를 할 때에는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고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상 피의자의 수갑 찬 모습을 노출하지 않는 이유와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기준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수갑 찬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나는 이야기를 먼저 실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11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권가원(중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