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1)
상아 반정호
처음 당신을 보았을 때 낯 가리는 아이처럼 울고 싶었습니다
너무 낯 설고 믿기지 않고 대체 당신을
본적이 없어서 말입니다
그런데 돌아서 오는 길부터 마치 귀신에 홀린것 처럼
당신에게 빠져들었고 몽유병 환자처럼 오로지
당신만 보였습니다
옛 사람들은 그것을 콩깍지라 합디다
걸다보면 발 앞에 당신이있고 밥을 먹어도 밥그릇 위에
당신이 있고 누워있으면 나란히 옆에 눕습니다
일 할 때에도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에도
늘 당신은 함께 있습디다
이대로 더 가면 당신이 나의 눈을 다 가릴것 같아
당신을 멀리 두는것을 포기하고
옆에 두기로 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차라리 내 몸으로 만들자 생각하고 왼쪽 갈비뼈로
당신을 만들기로 작정하고 피와 살이 섞이는
혼례로 당신을 맞았습니다
내 안 속에 당신을 넣었더니 내 속에 들었다 하여
아내라 하였고
늘 곁에 두었더니 매양 있으나 없으나
소중함도 필요함도 잊은 체 그냥 그대가
무념무상 無念無想속에 잊은 듯 모른 체
물 따라 바람따라
주름이 지는것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늙어가는 내모습 옆에
또 다른 늙은 내가 있습니다
바로 아내입니다
흐르는 음악은 하수영의 아내에게 받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