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석 시집
호흡을 가다듬는다
내 정신은 외출중 누군가 엿보고 있다
황급히 창을 닫아도 엿듣고 있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 할머니도 그랬다
죽어 귀신이 되었다지만 아니다
내가 누웠던 자리 앉아 있는 지금도
바로 그 자리에 할머니
그뿐인가 종일 하품하는 나는
영락없는 그 모습 그대로
어지럽지 않다 지금은 새벽 3시
무엇이 나를 잠못들게 하는가
이따금 창밖으로 그림자 어른거리고
욕실에서 미끄러져 비명횡사한 주검
염하기 전 보았던 그 창백한 일그러짐
내 싸늘한 손발 아니 표정없음, 시퍼런 눈두덩
앙다문 입술 사이로 삐어져나온 누런 이빨
말하지 않아도 안다 그 삶 또한 평탄치 않았음을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전화벨 소리에 일어나 늦은 아침
라면이면 족하다 메탈을 틀어놓고
원두커피를 끓인다 이때쯤 창을 열어
호흡을 가다듬는다 차렷 열중 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