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석 시집<아름다운 사람 하나 가슴에 품고>(1999,제일출판사)

노인이 있는 풍경

 

보라

물풀 몇 포기 자랄 뿐

흘러도 흐르지 않는

저 암갈색 개천을

거친 4급수 모래땅 뿌리박은

저 질긴 생명들을

 

패랭이꽃 지천으로 널린

중랑천 거기 썩은 물 흘러

온통 다갈색 프르름을 이루고

 

어느덧 아카시아꽃이 피었다 지고

그 마른 땅에도 비 뿌려

비로소 무성한 풀들

푸른 싹이 돋았다 그 어린 새순들

상추, 고추, 알타리, 그리고 애호박까지

 

비가 오길 기다려

때 이르기를 기다려

저마다 목마른 어린 것들을 위하여

노인을 폭염을 마다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