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수수깡울타리가 우는 날 꽃밭은 더욱 해맑았다 언니는 죽었지만 문창호지는 새로워서 옥잠화 나팔꽃 맨드라미 분꽃잎을 두드리고 보들레르의 시집을 든 슬픈 그 사람이 묵묵히 앞산을 데려오는 저녁... 맨발로 아가를 찾아온 짖궂은 아이들은 새빨간 봉숭아 꽃물이나 들이다가 들이다가-김선규 시집 <잃어버린 영혼을 위한 서시>(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