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종면선에서 곱창국수를 정말 맛있게 먹고 슬슬 시먼딩을 구경하며 걸어다녔다. 평일에도 사람 많은 곳인데 토요일 저녁이니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정신없이 흥겨운 분위기였다. ㅎㅎ





세인트피터 누가크래커 시먼점

요즘 커피누가크래커가 인기라고 해서 선물용으로 사러 왔다. 동문역에 본점이 있다고 하는데 굳이 본점을 찾아야 할 이유가 없으니 가까운 시먼점을 방문했다. 구글맵에 위치를 저장하려고 보니 시먼점이 있길래 잘됐다 싶었다. 세인트피터 시먼점은 작은 골목 안에 위치해 있고, 가게도 정말 작아서 지나치기 쉬워 나도 살짝 지나쳤다 다시 되돌아갔다. ㅋㅋ

누가크래커는 미미크래커에서 사갔던 것이 정말 맛있었는데 그거 사자고 이른 아침부터 줄서 기다릴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기에 세인트피터를 찾지 않았으면 아예 사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사온 커피누가크래커를 먹어보니 진짜 맛있더라. 하나 하나 개별 포장되어 있어 먹기도 편하고, 보관도 편리하다. 좀더 많이 사올걸 하고 아쉬울 정도였다. 회사 사람들에게도 반응이 좋았다. 




아종면선에서 곱창국수 먹고, 세인트피터 시먼점에서 커피누가크래커 사고, 계획대로 착착 잘 진행되고 있다. 

다음 목적지는 우육면을 파는 로컬식당인 푸홍뉴러우멘이다. 구글맵에서 보니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 저녁식사 장소로 정하고 세인트피터에 들렸다 걸어가는 길이다. 그런데 어째 갈수록 사람들이 없고, 점점 어두운 길이 나타난다. 일행도 없고, 8시도 넘은 시각이었는데 이렇게 나 혼자 가는게 잘하는 일인지 싶고, 그냥 돌아갈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그냥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걸어왔다 싶기도 하고.. 별 생각이 다 드는 푸홍뉴러우멘 가는 길이다. 




제대로 가고 있는걸까 싶을 때 저 멀리 환하게 불켜진 식당이 보인다. 다 왔다. 돌아갈 때 보니 지도에서 봤던 것처럼 그리 멀리 온 것은 아니었는데 초행길에 어두운 길을 걷느라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좀 늦은 시각이라 생각했는데 식당 안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거의 모든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고, 다행히 빈 테이블에 안내받았지만 바로 다른 커플과 합석을 했다. 타이베이에서는 합석이 자연스런 문화라고 한다. 하긴 요즘 한국에서도 혼자 밥먹으러 가면 합석을 요청받기도 한다. 




테이블에 세팅되어 있는 소스류..는 구경만 했다. ㅋㅋ

누워 있는 라이언 스티커가 붙은 내 손풍기.. 6월 하순이었는데 정말 요긴하게 썼다. 근데 손풍기 들고 다니는 사람은 나뿐이 없더라.. ㅋ




우리의 김치볶음 같은 반찬통이 있다. 어디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갓김치 같은 것이라고 하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푸홍뉴러우멘 말고 3일차에 갔던 유산동우육면집에도 이 반찬이 있는걸 보니 우리 김치처럼 늘 먹는 음식인 것 같다. 




내가 앉았던 자리 바로 앞에 이렇게 반찬 냉장고가 있었다. 




자세히 보지는 않았는데 오이, 무채, 양배추 등이 있는 것 같다. 우육면과 함께 먹을 반찬인데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골라 가져가면 되는 시스템이다. 




나도 오이무침 하나 가져왔다. 20원




내가 시킨 우육면이 나왔다. 소자 90원. 우리 돈으로 3600원이니 엄청 싸다. 





고기가 정말 많이 들어 있다. 면 종류나 굵기는 선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애초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니 그냥 나오는대로 먹었다. ㅎㅎ

면은 쫄깃과 부드러움의 중간 정도이고(내가 비선호하는), 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맛있었다. 국물이 짜지 않을까 싶었는데 약간 짭짤한 정도라 괜찮았다. 고기가 너무 많아서 먹다 보면 살짝 느끼함이 느껴지는데 오이랑 같이 먹으니 괜찮았다. 




내 앞에 앉았던 커플이 갓김치(?) 반찬을 넣어 먹길래 나도 자연스럽게 따라 했다. ㅋㅋ

우리의 시래기 맛이 나는 것 같다. 따로 반찬을 시키지 않고 이걸 많이 넣어 반찬처럼 먹어도 될 것 같다. 여튼 넣으니 맛이 더 좋아졌다. 




그리고 이 음료수..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주신거다. 

처음에 식당에 들어섰을 때 모든 테이블에 이 음료수가 있어서 좀 이상했다. 그리고 나랑 합석했던 커플도 음식을 주문하더니 자연스레 어딘가로 가서 이 음료수 2개를 가져와 서로 나눠 먹었다. 이게 뭐길래, 얼마나 맛있길래 모든 사람이 이걸 먹는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한참 지나 남자 사장님이 손님들을 둘러보며 다니다가 내 자리를 유심히 보시더니 이 음료수를 쓰윽 주고 가셨다. 서비스라는 말도 없었다. 그렇다고 왜 주는 것이냐고 물을 정도로 대화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그냥 분위기로 짐작컨데 서비스인가보다 생각했다. 

솔직히 안 줘도 난 모르는데, 안 줘도 화나거나 실망하지 않을테지만 아무 말 없이 건네주고 가신 사장님이 고마웠다. 어두운 길을 혼자 걸어올 때는 괜히 가는건가 싶었는데, 우육면이 맛있긴 했지만 이 밤중에 혼자 찾아올만큼 엄청 맛있거나 한 건 아니었는데, 이 음료수 하나로 푸홍뉴러우멘에 대한 나의 기억은 온통 좋은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