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보다 이별이 익숙한 나이가 되면
전화번호 잊어버리고 주소 잊어버리고
사람 잊어버리고, 나를 슬프게 하는 것 모두
주머니 뒤집어 탈탈 털어 잊어버린다

행여 당신이 남긴 사랑의 나머지를
내가 애틋하게 기억해주길 바란다면
그건 당신의 검산이 틀렸다

솔발산 깊은 산길에 홀아비바람꽃 피었다
잎 버리고 꽃잎 버리고 홀아비바람꽃 피었다

나도 홀로 피어 있을 뿐이다
그것이 내 인생이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부터 편안하다
편안해서 혼자 우는 날이 많아 좋다

다시 바람 불지 않아도 좋다
혼자 왔으니 혼자 돌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