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치루는 울 클럽의 지리산 무박종주,
일단 정해지면 어떤 악천후에도 결행하고 마는 속성을 가진 산악마라톤 클럽
클럽사람들과 쏟아지는 장대비를 쫄딱 덮어쓰며 산행 해본 게 어디 한두 번인가
작년 설악산 종주 때도 억수같은 비를 맞으며 무박종주를 끝냈다
오색~ 대청봉~ 봉정암~백담사 까지 8시간에 종주를 했다,
8시간 만에 종주한다는 것은 일반 사람들은 감히 생각도 못하는 설악공룡종주다
장대비를 맞으며 지리산을 걷고 있는 그림이내눈앞에 자꾸 얼렁거린다.
“갈 것이냐 말 것이냐” 숙고를 하고 있는데 옆에있는 동료들이 자꾸 꼬드긴다.
“애라 모르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그리고 모든 건 그날의 운에 맡기자”
7월7일 밤11시에 출발한 버스가 7월8일 새벽 2시반에 지리산 성삼재도착했다
장마기간, 출발 전날까지 전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운이 좋았든지 다행이 출발전에 비가 뚝 그친다.
버스서 내린 울크럽 사람들. 성삼재에는 별들이 초롱초롱하다
입산 허용시간은 3시30분부터 통제근무자가 3시 10분쯤 입산을 허용한다.
랜턴에 불을 밝힌 밤도둑 같은 일행들.
뛰는 듯 걷는 듯 지리산의 새벽을 힘차게 열어젖히며 산행을 시작한다.
반은 뛰고 반은 걸어 3시간만에 삼도봉에 도착했다. 삼도봉은 전라, 충청. 경상3도가만나는 꼭짓점
연하천서 아침을 먹고 컨디션이 좋아 젤선두그룹에 나썻다
지리산 종주 길은 울창한 숲 때문에 주의의 빼어난 경관을 볼 수없는 게 흠
팻말이 없다면 어디가 어딘 줄 모른다. 오직팻말만이 나침판 역할을 한다.
구경거리래야 지겹도록 앞사람 엉덩이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구경거리
선비샘을 지나고 칠선봉을 넘었다
영신봉정상에서 처음으로 시야가 탁 트인 웅장한 지리산을 볼 수 있었다
눈앞이 아찔한 천 길 낭떠러지 쇠말뚝을 박아 추락으로 부터 위험을 보호하고 있다
작년에 왔을 땐 운해로 뒤덮여있었다 그땐 그곳이 천상의 선녀들의 놀이턴 줄 알았는데
올핸 또 다른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 영신봉
전날 비에 씻긴 소나무 숲들이 밝은 햇살에 반사돼 녹색 윤을 뿜어내는데 참으로 가관이다
지리산 종주에서 이곳은 백미 중 백미다
세석을 지나 장터목 대피소서 배낭의 무게도 줄일 겸 점심을 먹었다
이제 천왕봉까지 남은거리는 1.5km. 오전11시를 지나고 있다
12시가 닥아 올쯤 통천 문을 지나 선두그룹 9명이 천왕봉에 발을 내디뎠다
9시간의 고난의 행군 이제 지리산의 더 오를 곳은 없었다.
기념 컷 끝내고. 악명 높은 천왕봉~ 중산리로 하산,
비에 젖은 돌계단을 디디며 내려오는 하산길은 너무 위험타
2시간을 걸어 중산리 버스정류소에 도착 모든일정은 끝냈다
정류소 아래에 지리산 지천인 개울물이 흐른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모두들 달려갔다.
땀에 젖고 소금으로 절인 듯 한 몸뚱이
모두들 풍덩 물속으로 뛰어든다. 아! 시원타
한참 신나게 물놀이를 하는데 갑자기 물에 떠내려가는 여성회원
아래서 물놀이를 하든 남자회원이 엉겁결에 붙잡지만 물살은 둘을 함께 떠내려 보낸다
하늘이 도왔는지 급류 속에서 겨우 빠져나온다.
닥터 김; 머린 어때요
닥터 김은 외과전문의. 50대초반의 울 크럽회원이다
왕태령과 하늬; 고개를 흔들면서 괜찮다는 표정이다.
왕태령은 철인에 싸이클 선수40대 중반이다
하늬는 몇 번 물을 먹었단다.
하늬는 50대초반의 여성회원 체중45kg에 100km를 12시간대 주파한다
그녀의 풀코스기록은 3시간40분대 풀코스만 100번 이상을 띈 철여다
떠내려간 두 사람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다
나; 그만하기다행이요
하늬; 창백한 얼굴로 싱긋 웃는다.
나;올 토정비결에 떠내려가 죽으라는 운은 없었나 보죠.
일행들이 다들 깔깔 웃는다.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농담을 하던 그때
갑자기 엉덩이 밑에 깔고 있든 돌이 쑥 빠지며 내가 우당탕 물살에 휩쓸려간다.
‘어차 하는 순간 정신이 하나도 없다’
‘물에서 두 바퀴 구르며 떠내려 가는 그때
‘놀란 일행들 쏜살같이 달려든다.’
‘잠간순간, 다행이 구출은 됐지만 이미 팔목은 찢어져 피가 흥근하다.’
물에 떠내려가 죽은 사람 이렇게 죽었구나는 생각이 퍼뜩든다
김 원장이 찢어진 곳에 타월로 꽉 묶으며 지혈을 시킨다.
엉덩이는 시커먼 피멍이 들었다, 그래도 고만하기 다행이다
4시간 후 젤 후미주자들이 들어온다.
젤 후미도 다들 풀코스를 완주하는 마라토너들
마음 아프게 일행 중 한명이 계단서 추락해 대학병원에 후송을 했다나.
안타깝다 그저 쾌유를 빌 뿐이다.
살다 보면 별의별 경험을 다 한다지만 물에 떠내려가는 경험을 하다니
지리산에 비석 안세워 다행이다
2012년 지리산 무박종주는 유별난 추억을 만들며 끝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