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영화 한편이 요즘 적잖은 파장을 낳으며 세상의 관심 정점에 놓여있다.

영화계 노감독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안성기가 주연한 영화 '부러진 화살'이 그 문제의 영화.

 

영화는 지난해 지적장애우에 대한 성적 유린을 고발한 영화 도가니에 이은 또 하나의 문제작으로 인식되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부러진 화살에서 공적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은 바로 이땅의 권력의 최상층부라 할 수 있는

대법원과 검찰을 포함하는 사법부다.

 

이 영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듯 성균관대 전 수학과 조교수였던 김명호 교수의

부당한 교수직 박탈에 대한 사법부의 부적절(?)한 판결에 대한 부당함을 고발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름하여 '석궁 테러사건'으로 회자되며 유명세를 치른 이 사건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명호(55) 전 성균관대 조교수가 복직소송을 벌이다 2007년 1월 패소하자

당시 재판장이던 박홍우 서울고법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법원장)에 석궁을 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김 전 교수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집단·흉기 등 상해죄 등을 적용받아 징역 4년형에 처해졌다.

그는 4년간 복역을 마치고 지난해 1월24일 만기 출소했다.

영화는 이 사건을 당시 법정기록을 근거로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어 다큐멘터리 영화에 가까운 정서를 표방하고 있다.

한 개인에 대한 철저한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사법부라는 거대 권력과 싸우며

그것이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석궁이라는 살인까지 가능한 무기를 들고 판사를 협박할 수 밖에 없었던

힘없는 한 개인의 절박했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영화는 한 마디로 "절대권력(사법부)에 대한 약자의 항거"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부패의 권력 카르텔을 일삼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극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러닝타임 100분의 영화를 보고난 후 대다수 관객은 약속이나 한듯 여러 의문과 의혹을 품게된다.

영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 사법부의 어정쩡한 입장에 불편한 진실 논란에 휩싸이고 이내 미미한 경련마저 일 것이다.

 

여기저기 영화에 대한 찬반논란도 거세다.

그 스펙트럼은 과연 이 영화의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진실이냐의 공방부터, 진실과 정의는 무엇인가에까지 광범위하게 걸쳐있다.

영화 하나의 폭발력으로 이 사회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영화의 힘이 컸을까!!

사법부는 이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급증하자

'흥행을 노린 허구'로 축소평가했다.

서울중앙법원은 부랴부랴 다음달 초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잠재우기라도 하려는듯

약속에도 없던 '국민과의 대화'라는 이벤트까지 마련중이다.

 

그러나 사법부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한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부러진 화살의 팩트 여부를 떠나 대부분 관객은

사법부를 포함한 우리 사회 기득권의 탄탄한 연대와 그로 인해 왜곡된 현실 등에 공감하고 분노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현재 이 영화속 주인공인 김 교수는 출옥 후 사법부에 상대로 자신의 명예회복을 주장하며

줄기찬 투쟁을 계속할 뜻을 밝히고 있다.

당시 석궁의 피해자로 판결된 박 모 판사는 현재 의정부지방법원장으로 재직중이다.

또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아파트 경비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서 영화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법정공방에 관여했던 또다른 현직 판사는 당시 소송에서 김 교수의 손을 들어주는 취지의

말을 남기고 있다.

 

이제 무엇이 진실이고, 정의 인지는 다시 관객의 몫으로 남겨졌다.

마치 영화 도가니의 그것처럼, 무엇이 정의이고 진실인지에 대한 판결은 이 시대의 주인인 대중과 민중의 몫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최고 권력층의 견고한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땅의 현실...

 

이 영화는 "보는 것이 곧 인권"이라는 무언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사람들을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