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에서 또 찍어본 꿩의 수컷 장끼의 모습입니다.
하도 여러번 찍다보니, 다시 찍는다는 말도 의미없을 것 같네요ㅎㅎ
다른 새를 보러 갔다가 꿩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기도 그렇고
또 마땅히 찍어볼 대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으레 습관처럼
또 녀석들을 찍게 되더군요.
사실 그냥 지나치기엔 녀석들이 너무 화려한 모습을 지녔습니다.
그리고, 야생에서는 얼마나 빠르고 잽싸게 도망치는지
녀석들의 울음소리는 들을 수 있어도 그 모습을 온전히
찍기에는 굉장히 어려운데, 올림픽공원에서는 이렇게 버젓히
모습을 드러내주니 자꾸만 찍어볼 밖에요ㅎ
더 웃기는건 가끔은 녀석들이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먹이를 찾으면서 길 옆으로 성큼성큼 걸어다니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올림픽공원에서 또 만난 장끼의 모습을 찍어 봤습니다.
이제껏 올림픽공원을 드나들면서 짐작해 본 바로는 공원 내에
적어도 장끼가 다섯 마리 이상은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까투리는 예전에 두 마리 정도 만난 적이 있었지만, 거의 모습을
보여주질 않아서 몇 마리가 살고 있는 지 가늠하기 어렵지만요.
어느날 공원을 관리하는 분과 우연히 대화를 나누던 중
장끼의 숫자가 늘어나지 않는 것이 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수많은 고양이들 때문이라는 이야길 하시더군요.
사실 올림픽공원에는 고양이가 많은 편입니다.
거의 들고양이나 마찬가지인 고양이들이 공원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더군다나 그 고양이들에게 먹이와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 사람들까지
생겨나면서 더 많은 고양이들이 모여 들었다고 하더군요.
공원을 거닐다보면 먹이 사냥을 위해 냇가 주변에 매복을 하고 있거나
덤불 속을 살금살금 기어가고 있는 고양이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고양이들이 공원의 생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로 꿩의 숫자가 늘어나지 않는 것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올림픽공원에서 꿩이 살아 갈 수 있는 숲은 전체적으로 그 크기가
그닥 넓지 않은 편입니다.
공원에 포함되어 있는 몽촌토성 안의 숲과 냇가 주변의 덤불이
어찌보면 꿩이 살아 갈 수 있는 환경의 전부입니다.
꿩도 어느 부분에서는 서로의 영역을 가지고 생활하는 편이며
그 영역을 지키며 충실히 먹이활동을 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올림픽공원에서 이제껏 만난 대부분의 꿩들은 단독으로 먹이를
찾아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습성으로 볼때 번식을 한 후 어느 정도 성장을 해서
이소를 해야 할 시기가 되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대부분 떠나고
공원의 영역에 맞는 적정 수의 숫자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공원 안은 도토리 외엔 다른 먹이가 풍부하지 않을 뿐더러
개체수가 많다고 해서 까치들 처럼 무리를 지어 우르르 몰려 다니는
습성을 지닌 녀석들도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은 꿩 뿐만이 아니라 딱따구리 같은 숲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다른 새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개체수가 늘어 난다고 해서 참새처럼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결코 아니니까요.
한때 공원에서 무차별 적으로 늘어난 고양이들이 골칫거리가
될 것 같아, 사람들이 가져다 놓은 고양이집 들을 모두 치워버리고
고양이 퇴치 작업을 실행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반대와 항의에 부딪혀서 지금은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어찌보면 올림픽공원의 고양이들은 들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애매한
경계에서 살아가는 녀석들일 것입니다.
어쩌면 포식자가 거의 없다시피한 공원의 생태계에서 유일한 포식자
노릇을 하면서 생태를 조절해 가고 있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도 공원 안에는 어디서나 장끼를 만날 수 있는 편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꿩의 울음소리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몽촌토성의 성벽을 여유롭게 걸어다니며 먹이를 구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고 숲의 언저리나 심지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산책로 부근까지
걸어나와 오가는 사람들을 전혀 개의치 않고 먹이를 찾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종합해 보면, 고양이 때문에 꿩이 사라지고 없다는
몇 몇 분들의 주장은... 어쩌면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고양이가 억울할 수도 있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문득 생각나서 주저리 주저리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