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訪中성과1.2]신뢰프로세스 지지 최대성과

뉴시스 | 김형섭 | 입력 2013.06.30 16:00

[시안·서울=뉴시스】박정규 김형섭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 지역 한국인 간담회 일정을 끝으로 3박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한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되고 다시금 남북관계가 냉각기를 맞은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방중에서 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북핵불용'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양국 정상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의 돈독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는 등 향후 20년을 대비한 미래 청사진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 분야에서는 내수시장 확대에 힘 쓰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신뢰프로세스' 지지 성과…'북핵 폐기' 대신 '한반도 비핵화'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에 이어 중국으로부터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지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지속가능한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뜻을 같이 했다"며 "시 주석은 남북한 양측간 대화와 신뢰에 기반한 관계 개선과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서 중국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환영하고 남북관계 개선 및 긴장 완화를 위해 한국 측이 기울여 온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명시했다. 또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헀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 정상이 북핵 불용과 북한의 핵보유 반대라는 공통된 인식하에 한반도 비핵화 실현 노력에 대한 확고한 협력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남북간의 당북간 대화가 긴요하다는 우리 입장에 중국 측이 공감을 나타내고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와 9·19 공동성명 준수를 촉구하는 진전도 이뤘다.

중국 측이 공동성명에서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처음으로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공동성명 중 한반도 문항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한 점도 북한 문제와 관련한 양국간 공감대가 확대됐음을 짐작케 하는 요소다.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는 동북아 국가들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의 발판을 만든다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원칙적 지지도 이끌어냈다.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고위급 전략채널을 신설하는 등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고 소통의 폭을 넓히기 위한 토대를 닦기는 했지만,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 미묘한 입장 차이도 여전했다.

공동성명에서 '북핵 폐기'라는 표현 대신 '한반도 비핵화'가 쓰이면서 북핵불용의 공감대를 명문화된 문구로 구체화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을 '북한의 핵무기'로 지칭하지 않고 '유관 핵무기 개발'로 표현한 점도 그렇다.

6자회담과 관련해서도 양국의 미묘한 입장차이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측이 6자 회담 재개 조건으로 2005년 9··19공동선언이 규정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사실상 거듭 촉구하며 중국의 협조를 요청한 반면, 중국은 6자 회담을 조속히 개최해 한반도 비핵화 해법을 논의하자는 쪽에 여전히 방점을 맞췄다.

이러한 의견차이는 박 대통령과 중국 지도부 2인자로 꼽히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면담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리 총리는 특히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일관되게 사용함으로써 6자 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이슈를 넘어 아시아의 화약고로 통하는 남북한의 평화체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동북아 공론의 장이 되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는 북한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려는 중국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6자 회담은 북핵 뿐만 아니라 미국이 한국에 제공중인 핵우산 문제도 포괄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미국의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 가능성도 견제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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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서울=뉴시스】박정규 김형섭 기자 = ◇양국 신뢰관계 업그레이드…협력분야 대폭 확대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슬로건이 '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이라는 의미의 '심신지려(心信之旅)'였던 것처럼 두 정상은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의 친분을 바탕으로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했다.

시 주석은 27일 공식환영식,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국빈만찬 등의 일정에 더해 다음날인 28일 펑리위안 여사를 대동한 특별오찬까지 7시간30분 간 박 대통령과 함께 하면서 각별한 우의와 신뢰를 표시했다.

뿐만 아니라 공항영접부터 시작된 각별한 예우와 중국 내 국가권력 서열 2~3위인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의 면담 등 박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했다.

이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담은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과 그 이행계획을 담은 '부속서'를 채택했다.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경제·사회 분야에서도 협력관계를 보다 발전시켜 나간다는 내용이 골자다.

경제는 뜨겁고 정치는 차가웠던 '정냉경열(政冷經熱)'의 관계를 경제와 정치 모두 뜨거운 '정열경열(政熱經熱)'로 탈바꿈하자는데 인식을 같이 한 것이다.

그동안의 한·중 관계는 경제·사회 분야에 비해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이 다소 뒤처졌던 게 사실이다. 북한을 둘러싸고 한쪽은 우방, 다른 한쪽은 적대관계에 놓여 있어 분명한 입장차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은 고위층의 전략적 소통을 다층화해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신뢰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 담당 국무위원 간에 대화체제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상간에는 상호 방문과 정상회담은 물론 서한과 전보교환, 특사파견, 전화통화 등을 통해 상시 소통키로 했다.

외교장관 간에 핫라인을 처음 신설하고 정례적인 교환방문을 추진키로 한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정당 간 정책대화와 양국 국책연구소간 합동전략대화도 신설된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공인업체 상호인정 약정 ▲수출입은행 간 상호 리스크 참여 약정 ▲따오기 보호·협력에 관한 MOU ▲해양과학기술협력에 관한 MOU 개정 ▲에너지절약 분야 협력 강화에 관한 MOU ▲경제통상협력 수준 제고에 관한 MOU ▲응용기술 연구개발 및 산업화 협력 강화에 관한 MOU ▲한·중 외교관 여권 소지자 사증면제 협정 등 8개 조약을 체결한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이는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계기로 정상 간에 서명한 조약 중 가장 많은 것으로 한·중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가 다방면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을 주제로 한 박 대통령의 29일 칭화대 강연은 중국을 이해하는 외국정상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양국간 교류와 소통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대통령은 연설의 처음과 끝을 중국어로 진행해 참석한 중국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중국어 연설에는 중국고전의 구절 등을 읊으면서 친근감을 표했고 참석자들도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10차례나 박수를 보냈다.

◇FTA 모멘텀 마련…내수시장 진출기반 조성

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간 입장차로 지지부진했던 한·중 FTA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일반적인 FTA 협상에서는 서로 주고 받을 것을 설정하는 양허협상에 바로 돌입하지만 한·중 FTA의 경우 준비단계로 전체 협상의 골격을 먼저 논의하는 모델리티 협상부터 진행 중이다. 한·중은 그동안 1단계로 다섯 차례의 협상을 벌여왔다.

양국 정상은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 체결을 위해 노력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조속히 모델리티 협상을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의 협상에 진입하기로 합의했다. 2015년까지 무역액 3000억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양국간 무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체적 목표도 세웠다.

양국 정상이 공동선언문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에서까지 한·중 FTA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양국 실무자들의 협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7월 초 부산에서 예정된 6차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 가급적 연내 모델리티에 관한 1단계 협상을 마무리 짓고 2단계 양허협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중 통화스와프의 만기일은 종전의 2014년 10월에서 2017년 10월로 3년 연정해 국제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에 공동 대처키로 했다. 양국은 현재 3600억 위원(한화 64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상태다.

통화스와프 만기가 1년4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만기 연장을 조기 확정함에 따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양국간 협력관계도 보다 돈독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만기 이후 통화스와프 존속기간의 추가 확대를 검토하는 데도 합의를 도출했다.

양국간 민감한 문제였던 불법어업과 관련해서는 힘을 합치기로 했다. 양국 간 지도선 공동순시, 어장청소 등 어장환경 개선과 모범선박 지정제, 수산고위급 협의기구 신설 등 구체적인 불법어업 방지대책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로 협력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날로 확대중인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진출기반을 조성한 것도 경제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SK는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우한(武漢)에 완공된 에틸렌공장의 합작법인 설립계약(총 투자비 30억달러)을 체결했다. 지난 7년간 민관이 함께 노력한 결과로 좀처럼 외국에 기회를 주지 않는 중국이 국가기간산업 분야에서 동아시아 기업에 처음 진출을 허용한 성과다.

'글로벌 파트너링 차이나', '내수시장 개척 간담회' 등의 행사는 우리 중소기업과 중국의 글로벌 기업·대형 유통업체를 연결시켜 줌으로써 중국 시장 진출을 뒷받침했다.

석유공사는 동북아오일허브 구축사업 일환으로 시노펙과 울산북항 투자유치를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해 장기적으로 중국의 전략적 비축유를 우리나라에 저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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