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고객은 누구인가
필자는 연초 공직자에 대한 특강의 기회를 가졌다. 소비자의 권익보호와 소비생활의 합리화를 위해 노력하시는 한국소비자원 임원 및 간부직원 등 5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농촌사랑운동의 이해와 실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도농교류의 촉매역할을 하는 농촌사랑운동을 이해하고 농산물을 비롯한 농촌체험상품의 소비품질을 향상시키도록 많은 지도를 당부하였다. 시종일관 진지하게 강의를 듣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다.
필자는 이번 강의를 통해 농촌의 소비자 즉, 고객은 누구인가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 농산물 브랜드가치의 인지도가 날로 상승해 가고 농촌 방문객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농촌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에 대한 고객정의는 참으로 소중하다.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적 트렌드에 도시민들의 농촌소비품질 만족도는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농촌이 하나의 시장경제 공간으로 형성되는 상태에서 고객의 정의를 분명히 해야만 마을주민들의 역할이 더욱 명확해 질 수 있다.
그러면 농촌의 고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정해 나갈 것인가? 농촌의 주요고객은 역시 농산물을 소비하고 농촌체험을 하는 도시민들이라고 볼 수 있다. 농촌 고객인 그들에게 농촌상품의 소비품질을 어떻게 높여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농촌의 주요상품으로는 농산물, 전통음식, 체험활동의 범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날이 갈수록 고객욕구가 더욱 고급화, 다양화, 개성화되고 있는 마당에 농촌상품의 진정성과 양질의 서비스품질로 고객만족경영을 해야 한다.
우선 농촌 소비고객에 대한 가장 기본적 책무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 소비자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농산물의 가격보다는 품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을 끌기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생산으로 나가야 한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으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선호도는 날로 상승해 가고 있다. 그리고 특색 있고 세분화된 농산물 소비욕구에 어떻게 부응해야할지 더욱 고민해야한다. 고구마 하나를 놓고 보더라도 호박고구마, 밤고구마, 자색고구마 등 다양성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리드해 가고 있다.
둘째는 농촌음식에 대한 선호이다. 서구화된 음식 영향으로 골방으로 밀려난 우리 음식들이 이제 인기리에 회귀하고 있다. 비빔밥 한 그릇을 제대로 먹기 위해서 시골마을을 찾는 고객도 있다. 옛날 어머니가 계절 채소와 고추장 그리고 참기름 한 방을 떨어뜨려 썩썩 비벼 해 준 그 맛있는 비빔밥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요즘 비빔밥을 찬양하는 이들을 보면 비빔밥에 소우주(小宇宙)가 담겨 있다고 한다. 정월에 담그는 장(醬)부터 계절 나물이 다 들어간다. 갓 요리한 파전에다가 걸죽한 막걸리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도 시골을 찾는다. 바로 그게 우리 음식에 매력을 느끼고 한류 바람을 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셋째는 농촌체험과 휴양이다. 농촌의 깨끗한 자연경관과 농촌다움이 보존된 농촌생활을 체험하고 여가를 즐기려고 한다. 이제는 단순체험형 휴양관광에서 벗어나 보다 매력 있고 세분화된 유익한 체험관광상품이 개발되어야 한다. 필자는 지난 연말 제주도 한라산 아래 겨울배추를 경작하는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부녀회에서 요리한 고사리를 비롯한 산채나물 반찬도 일품이었지만, 마을청년들이 운영하는 승마체험과 사륜오토바이 타기체험은 잊지 못할 체험프로그램이었다. 눈이 펄펄 내리는 한 겨울에도 농촌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신바람 나는 체험이었다.
농촌상품에 대해 소비자인 고객은 과연 누구이고 고객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마을을 찾는 고객의 선호도를 고려해서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한다. 도시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마을이 되기 위해 고객만족경영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고객은 왕이고, 고객의 소리는 항상 옳다’는 금언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