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겸육원
나는 정원이나 수목원 등 잘 가꾸어진 나무나 자연을 보기 좋아한다.
좋은 집을 보면 그 집의 건물 보다 정원을 먼저 보고 집주인의 인품을 상상한다.
그래서 시골집에 100 여평 남짓한 정원을 꾸미고 가꾸기를 즐긴다.
중국 송나라 시대 시인 이격비(李格非)는 낙양명원기(洛陽名園記)라는 책에서
당대 낙양의 이름난 정원 20곳을 소개하면서 좋은 정원의 조건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園圃之勝 不能相兼者六 (원포지승 불능상겸자육)
務宏大者少幽邃 (무굉대자소유수)
人力勝者少蒼古 (인력승자소창고)
水泉多者無眺望 (수천다자무조망)
兼此六者惟湖園而巳 (겸차육자유호원이사)
이 말의 뜻은 다음과 같다.
'뛰어난 정원에서 6가지 경관을 함께 갖추는 일은 불가능하다.
넓은 모습(광대함)을 표현하고자 하면 정적과 깊이(유수)가 적어지고 만다.
사람의 손이 닿은 곳(인력=인공)에는 오래된 정취(고색창연함)가 부족하다.
또한, 폭포나 연못 등(수천)이 많으면 멀리 바라보는(조망) 멋이 없다.
이 6개의 경관을 모두 갖춘 곳은 호원(湖園)뿐이다'
일본의 3대 정원에 속하는 겐로꾸엔(겸육원 : 兼六園)은 이 여섯가지를 갖추고
있다고 하여 겸육원(兼六園)이라 이름지어 수많은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 이종환 생가
지난 11월 11일 삼영화학 이종환 회장이 생가를 복원하여 전통 한옥과 전통 정원을 꾸미고
기념식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당시 보도를 보면,
관정 이종환 회장의 생가복원 및 전통 정원 준공 기념식이 11일 오후 12시 30분 이회장의 고향인
경남 의령군 용덕면 정동리에서 이회장을 비롯해 이수성 전 국무총리, 박희태 전 국회의장,오연천 서울대 총장 등 인사와
김채용의령군수등 관내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전통 사대부의 양반가옥 형태에 현대적 기법을 적용해 재현했으며 친환경 전통 정원을 갖춘 체험관은 전통문화 체험과 전통문화 공연, 전시, 연수가 이루어지는 전국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내 고향 의령은 경남의 외진 곳으로 공장이나 관광자원이 제대로 없어 기왕이면 전국적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통 생가를 제대로 복원하고 정원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의령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생가 복원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구순의 나이를 지나고 보니 자라난 고향 옛집에 대한 향수로 생전에 고향땅에 생가를 복원코자 조상 전래의 건축 공법, 조경 기법 및 옻칠 방법 등을 그대로 사용하여 선인들의 한옥 건축 공법과 멋진 생활양식을 재현하여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생활 교육공간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직접 돌아보면서 자료를 구해 독창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우리 전통문화 공간을 완성했다. 이 회장의 생가를 원형으로 안채, 사랑채, 별채, 광채, 우사, 대문채 등 6채로 구성, 전통기법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전통한옥이 가진 단점을 보완했다. 연못이 둘러져 있으며 삼신산을 본 딴 3개의 가산(假山)과 폭포 섬을 연결하는 홍예교로 이루어져 최고 수준이라는 평이다. 이 보도를 보고 이 정도면 가볼만 하겠다는 생각과 우리나라에도 정원다운 정원을 가진 집이 생기는 구나 하는 생각에 11월 16일 이곳을 방문했다.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였다. 어느 졸부의 돈자랑 정도의 느낌 외에 어떤 감탄도 없었다. 거기다가 개장 하루만에 입장료를 5천원이나 받는 바람에 반발에 부딪쳐 내가 갔을 땐 "활착되지 않은 나무와 잔디 등 시설물 보호 차원에서 입장을 중단한다"는 안내문 한장만 붙어 있었다. 그래도 거기까지 간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사방을 둘러 다니며 담 너머로 정원을 살폈다. "전국적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통 생가를 제대로 복원하고 정원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의령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 이종환 회장의 말에 욕이 나왔다. 이 정도 수준을 가지고 최고 수준의 정원이라 하다니... 그 분의 안목이 의심스러웠다. 이격비가 말한 명원(名園)의 6가지 조건 중 단 하나도 갖추지 못한 것 같았다.내 눈에는... 경상도 사투리에 '천지 삐까리'란 말이 있다.지천에 널렸다는 말이다. 안목이 이정도니 이 정도 꾸며 놓고 5천원의 입장료를 받으려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3대 정원인 겸육원은 역사가 400년이 넘고 면적이 3만 4천평인데도 입장료가 300엔(4천원 정도)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정원이라 할 수 있는 600년 된 창덕궁 후원(과거 비원)의 입장료가 5천원이다. 창덕궁 후원에는 역사해설가의 해설도 있다. 또 전통한옥과 정원을 잘 꾸며 놓은 남산골 한옥촌은 무료이다. 이종환 회장은 자신의 집을 되지도 않은 "최고 수준"이라는 등 수식어로 나처럼 헛발품 팔게 하지 말고 혼자 조용히 즐겼으면 좋겠다. 늦은 가을의 참으로 씁슬했던 여행 이야기다. - 겸육원 - 겸육원 - 겸육원 - 겸육원 - 겸육원 - 겸육원 - 겸육원 - 겸육원
- 창덕궁 후원 - 창덕궁 후원
- 남산골 한옥마을
- 남산골 한옥마을
이종환 회장은 기념사에서
이 회장은 문화재 위원 등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고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의 명소를
전통문화 공간은 약 2000여 평의 대지에 관정 생가, 전통 정원, 주차장 등 3개 권역으로 돼 있으며
한국적 대자연의 심산유곡 절경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전통공원은 인공섬과 정자인 관정헌을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