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예약해뒀던 모과나무를 올해 시골집으로 옮겨 심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키가 좀 컸지만 수형은 오히려 상상 이상이었다.

1~2년 뒤면 빠알간 모과 꽃과 시큼한 모과향기를 맡을 수 있을지...

누구나 나무를 심을 때는 몇년 뒤 나무의 모습을 상상한다.

용트림이 힘찬 줄기,빠알간 모과꽃, 그리고 노랗게 익어가는 모과 열매....

그 꿈을 만족시켜 줄지 가슴은 설레이기만 한다.

 

 

모과나무 한 그루

            - 김시천

 

 

오늘 뜰 앞에

모과나무 한 그루 심네

 

한 그루 과일 나무처럼

오직 열매를 매달아 주기 위해

모진 세월 견디며 살아오신

 

어머니를 위하여

나의 어머니를 위하여

내 어머니가 살아오신

그 오랜 날들을

기억하기 위하여

 

나는 오늘 뜰 앞 양지바른 곳에

모과나무 한 그루

심네

 

내 가슴에 심네

깊이 땅을 파고

뿌리도 곧게 펴서

 

처음 어머니가 나를 심어

당신의 가슴에서 자라게 하였듯이

이제는 내가 심네

내 가슴에 심네


 

 

 

 

- 초겨울 봉은사 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