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이 앉는 곳이 나무의 운명을 결정하듯 나라도 어디에 위치했는가에 따라 대체로 운명이 결정됩니다. 

한반도가 지금처럼 세력 큰 나라들의 입방아에 시달리는 건 타고난 운명 같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몸집이 작은 사람에게도 큰 꿈이 깃들 수 있는 것처럼 작은 나라도 큰 나라가 될 수 있고

작은 나라 사람도 큰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안보 위협에 주눅들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tbs FM 95.1MHz)'는 긴 추석 연휴에 쉬기는커녕 더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로 시작했습니다. 버스, 기차, 택시,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운행하는 분들, 응급실에서 일하는 분들, 소방대원들, 경찰들, 군인들... 이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박혜은 맥스무비 편집장과 함께 하는 '영화 읽기'에서는 '킹스맨: 골든 서클' '레고 닌자고 무비' '범죄 도시' '남한산성'을 소개했는데,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서의 47일(1636년 12월 14일-1637년 1월 30일)을 영화로 그린 

'남한산성'이 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조판서 최명길로 분한 이병헌 씨와 예조판서 김상헌을 연기한 김윤석 씨의 연기를 보고 싶어서 입니다. 


권태현 출판평론가와 함께 하는 '책방 산책'에서는 음식평론가 황광해 씨의 <고전에서 길어올린 한식 이야기 식사食史>와 캐나다 캘러리대학교 그리스로마연구학과의 피터 투이 교수가 쓴 <질투>를 소개했습니다. 


황광해 씨에 따르면 쇠고기는 조선시대까지 매우 귀한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농사를 짓는 데 필수적인 만큼 식용 

대상이 아니어서 개인의 도축은 원칙적으로 금하고 궁중의 제사나 외국 사신 접대 같은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몰래 소를 잡다가 걸리면 초범이라 해도 곤장 100대에 징역 3년의 벌을 받고 온 가족이 천민이나 

노비가 됐다고 합니다. 부족한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돼지 사육은 권장했으나 돼지고기는 낮춰보는 식재료였고,

돼지를 사육하는 방식이 서툴다 보니 돼지고기도 귀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도 제일 만만한 것은 

닭고기였는데 고려시대에도 양계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닭들은 주로 산과 들에서 벌레와 잡초 씨앗을 먹고 자랐다고 하니 요즘 콩나물시루 같은 닭장에서 자라는 닭들에 비해 행복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문화가 산책'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단체들의 문화행사를 소개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등에서 다양한 공연이 열립니다. 추석 연휴에는 4대 고궁과 종묘, 왕릉 등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극장 등에서는 관람료를 할인해준다고 하니 긴 연휴를 알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즐거운 산책...'은 '사부자기'라는 말로 마쳤습니다. '사부자기'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라는 뜻의 부사입니다. 긴 명절 연휴, 다른 사람들은 노는데 어떤 사람들만 일해서 명절증후군을 앓는 일이 없기를, 연휴가 긑난 후 '지난 명절은 사부자기 지냈어'하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랍니다.


오늘 들려드린 노래의 명단은 tbs홈페이지(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일요일(8일)엔 tbs의 추석 교통특집 방송으로 '즐거운 산책...'이 한 주 쉽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제 글 '한국인의 추억'을 옮겨둡니다. 

이번 연휴에 110만 명의 한국인이 외국 여행을 떠난다는 뉴스를 듣고 쓴 글입니다.



한국인의 추억


기차 여행의 재미는 풍경에 있고

고속도로 여행의 재미는 휴게소에 있습니다.

 

18999월 경인선 철도가 개통하고

1971년 추풍령휴게소가 문을 연 이래

수많은 기차역과 휴게소가 들어섰는데요,

 

요즘은 기차에서 보는 풍경이나

고속도로 변의 휴게소나 다 거기가 거기 같습니다.

낯익은 아파트들과 프랜차이즈 간판들,

비슷한 맛의 음식들, 똑같은 기념품들...

 

여행은 낯선 곳에서 자신을 만나는 거라는데

나라 안 어디를 가도 낯설지 않으니

사람들이 자꾸 해외로 나가는 것 아닐까요?

이러다가 한국인의 추억 속에 한국은 없고

외국만 가득해지는 건 아닌지,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