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무엇을 해도 좋지만 특히 하기 좋은 건 산책입니다. 따끈한 햇살 아래를 거닐며 선선한 바람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걸 느낄 때면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게 됩니다. 햇볕이 너무 여려지기 전에 햇살 속을 걸어

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추석 연휴에 과식하여 아직도 소화불량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산책은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니 꼭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tbs FM95.1MHz)'에서는 우리 시대의 지병이 되다시피한 소화불량과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장현 씨의 '오솔길을 따라서'와 한영애 씨의 '꽃신 속의 바다' 등 좋은 노래를 들었습니다.


예전엔 십대, 이십대 젊은이들은 '돌을 먹어도 소화를 시키다'고 했지만, 요즘엔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흙수저'로 태어나 '금수저'를 부러워하다보니 소화가 안 될 수도 있고, 인스턴트 식품과 양념이 너무 많이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을 사 먹다보니 소화불량이 될 수도 있겠지요. 혼자 살며 혼자 먹는 경우가 많으니 집에서 밥을 해먹는 대신 외식을 자주 하게 되는데, 비싸고 좋은 음식은 돈이 없어 먹지 못하니 싸고 질 나쁜 음식을 

먹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기고... 밥다운 밥을 먹어야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 아닐까?상상하기조차 힘든 범죄가 자꾸 일어나는 건 밥다운 밥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 상관이 있지 않을까... 착잡합니다.


박혜은 맥스무비 편집장과 함께하는 '영화 읽기'에서는 박하익 씨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를 영화로 만든

'희생부활자', 드니 빌뇌브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 2049'와, 지난 12일에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 중 몇 편을 소개했습니다. 개막작은 문근영 씨가 주연하는 '유리정원'이고 폐막작은 대만 배우 출신인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22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21일까지 계속되는데, 75개국에서 온 

298편의 영화를 32개 상영관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부산에 갈 수 없는 저는 '블레이드 러너 2049'가 보고 

싶습니다. 저는 2049년이 오기 전에 세상을 떠날 테니 그때 세상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고, '전설' 리들리 스콧 

감독이 1982년에 만든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뛰어넘는 속편이라고 하니 보고 싶은 겁니다.


권태현 출판평론가와 함께하는 '책방 산책'에서는 박덕규 교수가 미국에 사는 한국인 작가 열세 사람의 수필을 묶은 <미국의 수필폭풍>과 비즈니스 컨설턴트 데일러 피어슨이 쓴 <직업의 종말>을 읽었습니다. 권태현 씨가 소개한 

<미국의 수필폭풍> 내용 중에서는 1992년 4월 29일 LA 폭동에 관한 글이 기억납니다. 1985년에 미국에 이민간 김동찬 씨는 '10년의 세월이 지우지 못한 기억'이라는 글에서 '4.29폭동은 로드니 킹을 무차별 구타한 백인 경찰들이 무죄 평결을 받아 흑인들이 묵은 분노를 터뜨린 사건인데, 미국의 주류 언론은 한인 상인들과 흑인 고객들 간의 불화가 폭동의 주 요인 중 하나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지적하고, '그것은 미국의 주류사회가 얼마나 비겁했는지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꼬집는다고 합니다. 


<직업의 종말>에서 저자는 '지금 안정적으로 보이는 직업에 안주하면서 자신을 소모하지 말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일에 자신을 투자하라고 독려'한다고 합니다. 특히 창업을 할 때 '유명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점주가 되는 것은 

창업자 정신이라고 할 수 없다'며 '중요한 것은 창업 그 자체가 아니라 새로운 마인드로 새로운 일을 할 자세'라고 

한다니, 그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창업'이라고 하면 프랜차이즈 점주가 되는 것을 생각하는 오늘의 한국인들이 그의 말을 새겨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가 산책'에서는 '2017 사랑 인도 문화축제'와 제 10회 '서울 노인영화제', 한양도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흥인지문, 왕을 배웅하다'를 소개했습니다. '흥인지문'은 보통 '동대문'으로 알고 있는 대한민국 보물 1호입니다. 이 문은 1396년에 처음 지어져서 왕의 행렬이 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12월 17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한 번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 노인영화제'는 25일부터 28일까지 CGV 피키디리, 대한극장, 

서울극장 등에서 열리는데, 해외초청작 10편을 비롯해 다양한 영화를 선보이니 영화를 보면서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즐거운 산책...' 말미에 소개한 우리말은 '벌집꼬마밑빠진벌레'였습니다. 이 벌레는 양봉을 해치는 딱정벌레목의 

벌레인데 그 동안엔 학명만 있고 그냥 부르는 말이 없다가, 지난 9일 한글날에 국립생물자원관이 50종의 벌레들에게 한글 이름을 지어줄 때 이 이름을 얻었습니다.


아래에 '들여다보기'에서 읽어 드린 제 글 '소방관'을 옮겨둡니다. 오늘 들려드린 모든 노래의 제목은 tbs 홈페이지 (tbs.seoul.kr)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방관

 

지난 추석 연휴에 한 소방관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는 소방관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만

국민의 머슴은 아니라고 썼는데요,

 

그 소방관이 추석날 119상황실에서 근무하며 신고 받은 내용을 보면

왜 그 글을 썼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산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렸으니 찾아달라'

'다리가 아프니 집까지 데려다 달라'

'김치냉장고 작동이 잘 안 되니 와서 봐달라' 하는 내용입니다.

 

119구조대가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가

응급상황이 아니어서 되돌아오는 일이

일 년에 10만 건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소방관을 국민의 머슴으로 착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정말 위급한 순간에 출동할 인력이 없어 발을 구르는 일도 많다고 합니다.

 

119 신고를 하기 전에 꼭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신고하려는 사안이 화, , , 어디에 해당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