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5일(화)
단독
독바위역-족두리봉-향로봉(옛길)-비봉갈림길-진관사
약 7km
10시 40분~6시..7시간 20분
날씨..해/미세먼지 대대박
기온..1~6도
풍향/풍속..남,남동/2~5m
강수확률..0%
산에가고싶은데....
연일 미세먼지가 난리도 아니다.
오늘은 재난문자가 새벽에 한번 오더니 저녁에 또 한번 왔다.
1) 밖에 나가지 않고 호흡기를 보호할것인가 ?
2) 호흡기에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체력을 지킬것인가?
나는 몇일동안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위주로 생활했으니까
하루쯤은 밖으로 움직여줘야겠다고 생각하고 배낭을 챙겨메고 독바위역에 왔다.
늘 가던대로...
미세먼지가 극성을 떠니 늘 북적이던 북한산에도 사람이 없다.
괜히 심심해서 셀카도 한장 찍어보고...
먼곳은 아예 안보이니까 가까이있는 바위라도 싫컷보고...
여영 부영 오다보니 족두리봉 도착이다.
족두리봉~
여기에 서면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이 일품인데...
오늘은 그런 기대를 하기어려운 상황이니 가야할 길과 족두리봉 초소를 내려다본다.
초소뒤에 있는 바위에 올라가서 놀다가야지~
바쁠게 없으니 족두리봉에서 한참을 놀다가 내려간다.
오늘은 어쩌다보니 향로봉과 비봉사진이 많이 올라간다.
향로봉....이곳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족두리봉 아랫쪽 사면이다.
겨울엔 여기 지나는게 고생스럽다.
족두리봉을 올려다보니 동물 한마리가 엎드려있는듯한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집에서 나올때는 정말 가볍게 3~4시간만 걷고 돌아갈 마음이엿기때문에 향로봉은 아예 안가는걸로 생각하고 왔다.
예정대로 조기로~올라가서...
신비로운 족두리봉도 풀샷으로 담아보고...
홀로 계시던 여산객과 인증샷도 서로 주고 받으면서 한참을 논다.
갈곳을 정하지않고 왔기에 족두리봉에서 불광동쪽으로 하산을 할까....하다가
뭔가 아쉬운마음이 들어서 향로봉쪽으로 진행을 해본다.
뒤돌아보고..
여기서 장미공원으로 하산을 하려고 탕춘대길로 들어선다.
차마고도길...
향로봉이 자꾸만 눈에 들어온다.
모양새는 별로~~
여기서 나는 갑자기 마음이 변한다.
성곽을 타고 올라가고 싶어진것이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가운데 원래 가려고 했던 탕춘대능선과 왼쪽으로는 이북5도청이 있는 종로구일대가 내려다보인다.
멋짐 이 뿜뿜 솟는 비봉 남능선도 바라보고..
비봉도 아낌없이 당겨본다.
그리고...향로봉도....
등로는 이렇지만 나는 등로를 살짝 벗어나서 암릉길을 오른다.
향로봉 초소도착
여기서 잠시 갈등을 한다.
아까 5거리 안부로 내려서서 향림당쪽으로 하산할까?
향로봉으로 가다가 첫번째 탈출로가 나오는대로 하산할까?
오늘은 가볍게 움직일려고했는데 처음생각과는 다르게 향로봉 방향을 선택했다.
향로봉에 올라선다음 기자촌으로 내려가든지 비봉쪽으로 조금 더 가서 구기동방향으로 내려서든지 할 생각이다.
오늘따라 너무 멋져보이는 북한산의 봉봉봉들....
비봉 남능선 아래로 잉어슬랩이 눈에 확 들어온다.
비봉남능선 암릉에 붙어있는 자라 한마리도 눈에 들어오고..
언제,어느때,어느곳으로 와도 늘 북적이는 북한산인데..
오늘은 사람구경을 거의 못하는 상황이다.
자유로운 마음이 들어서 정규등로를 버리고 바로 옆에 있는 암릉을 걷다보니 이런표지판이 떡~
저곳으로 올라가도 길은 있겠지? 한번 가볼까?
저런표식이 있는곳은 대부분 길이 있다.
단,너무나 야생적이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을 해서 발걸음은 자동으로 그곳을 오르고 있다.
이건 아니다 싶으면 내려오면 되겠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암릉이 약간 거칠긴하지만 오를만 하다.
살금 살금 오르다보니 정수리가 보이는지점까지 왔네..
감시초소방향에서 오르면 첫번째로 만나는 봉우리...
여기까지는 오래전에 한번 다녀간 기억이 난다.
능선위에 올라서니 등로가 선명하게 보이고...
근데~저길 어떻게 넘어가지??
보통일이 아닐것같다.
한폭의 산수화다.
산수화는 산수화고...
천길 낭떠러지를 발아래두고 아랫쪽 동그라미에 발을 딛고 윗쪽 동그라미를 잘 잡은후에 화살표쪽으로 넘어가야된다.
너무 무섭고 겁이나서 한참을 망설이면서 주변을 왔다 갔다....
그냥 내려갈까?? 갈등에 갈등을 거듭하고...
그때 내려갔어야되는거였다.
저기만 넘어가면 쉬울줄 알았기에 결국은 나는 큰 결심을 하고 마음을 다잡고 어렵게 그곳을 넘어가고...
그순간을 생각하니 얼마나 무서웟는지 지금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
넘어와서...
지나온길을 담아보고..
가야될길도 담아보고..
저기에 가면 안전하니까 바라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이기분은 이때까지뿐일줄이야...
예전에~이 능선을 통제하지 않았을때 친구랑 둘이서 저곳을 오르다가 너무 무서워서 포기한적이 있다.
친구는 이미 여러번 통과했던곳인데 나는 겁이많고 무서워서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곳이다.
그날도 친구가 이끌어서 중간쯤까지 올라왔다가 저길 넘어야하는게 너무 무서워서 뒤돌아내려갔던 기억이....
2013년 12월 13일에 왔을때..
그후로 엄청나게 큰 난코스가 있었고..나는 거기서 돌아갈수도 없는 상황이다.
얼마나 무섭고 겁이나는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벌렁거려서 감당할수가 없었다.
후회를 한다는것은 그나마 여유가 있을때 하는것이라는것을 실감하게 되는것이다.
정말 긴박한 순간에는 이 위기를 넘겨야된다는것 밖에는 아무생각도 안난다는....
한고비를 넘고 한동안 마음과 몸을 추스르고 또 한고비 넘고....사력을 다해 안전지대로 이동....
위험구간이 어느정도 마무리될무렵 남자한분이 건너오신다.
그분이 나 있는곳까지 오시더니 자기는 여길 4번째 넘는데도 힘들다면서
혼자 여기 올라오신걸 보니까 많이 다녀보셧나봐요? 그러신다.
"헉~~저 첨인데 엄청 무섭거든요...ㅠㅠ" 그렇게 말해야되지만 그런말할 기력도 없어서 그저 웃기만했다는...
워낙에 험한코스라 사진찍을 정신도 없었지만 카메라를 배낭에 수납했기에 그 구간사진은 없다.
사력을 다해 넘어와서...
다시는 저곳에 안가리라~~~
저곳뿐이 아니라 위험하다고 생각되는곳엔 안가리라~~마음속으로 굳은 다짐을 한다.
객기를 부리다가 만약에 잘못된다면......
좋아하는것 하다가 잘못되는 나는 상관없지만 자식들 마음에 큰 부담을 주는것이 너무 싫다.
트랭글을 확대해보니...
근데~~풍경은 이쁘다.
안전한 쉼터로 와서 비봉과 능선들을 조망하면서 놀란 가슴과 몸을 한참 쉬어준다.
맨앞에 관봉,우뚝솟은 비봉,그 아랫쪽에 로켓트바위(?)...
백운대를 비롯해서 북한산사령부는 먼지속으로....
기자촌능선도 아름답게 출렁이고...
바위들과 얼마나 씨름을 했는지 손이 엉망~~
기자촌능선으로 내려갈려고 몇발자욱 옮기다가...
바위는 이제 그만 만나고 싶어져서 사진만 한방 찍고 뒤로 돌아~
관봉으로 왔다.
날씨가 이모양이니까 늘 북적이던 쉼터에 아무도 없다.
응봉능선을 바라봐도....
사모바위를 당겨봐도 희뿌옇고 암울하다.
가까운거리에 있는 웨딩바위는 그나마 조금 낫고...
내 표준렌즈 70 mm까지 맘껏 땡겨본 사모바위
이건 17 mm 놓고 찍은것...
진관사로 내려간다.
가기전에 살아돌아온 기념으로 셀카 인증샷~ㅎㅎ
웨딩바위...
관봉...
이친구들..
아까 안부 사거리에서 진관사로 가는길을 묻기에 알려줫는데
자기들은 북한산이 첨인데 이렇게 험한산인줄 모르고 시작했다가 올라올때 너무 힘들었다면서
내려가는것도 쉽지않을것 같은데 어떻게 내려가야좋을지 모르겠다고 곤혹스러워하면서 나보고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나도 그쪽으로 갈거라고 이야기했더니 자기들이과 같이 가주면 안되느냐고 부탁을 한다.
그러자 하고 천천히 가면 괜찮을거라고 했다.
젊은사람들이 산에 올 생각을 했다는것만으로도 너무 예쁘고 대견하다.
뭔가를 주고 싶었는데 나누어줄만한 간식이 없어서 참 아쉬웠다.
운동화를 신어서 바위에서 미끄러지면서도 잘 내려가는 젊은이들...
이친구들 앞세우고 걸었더니 등로파악도 안되서 자꾸만 다른길로...ㅎ
결국은 내가 앞장서고 뒤따라오라고 했다.
청년이 자기들끼리 내려왔으면 엄청 헤메었을거라며 동행 해준것을 너무 고마워한다.
이 표지목을 보고 이 친구들은 거의다 왔다면서 엄청 좋아한다.
사실은 나도 엄청 좋다...ㅎ
5시37분 진관사 도착...
여기서 젊은이들과 인사를 나누며 헤어지고...
일주문을 지나서..
응봉능선을 탈수있는 들머리와 극낙교를 지나..
해탈문을 지나서...
평온한 한옥마을을 통과한다.
여기는 상점들도 한옥에...
하나고등학교앞에서 버스를 탓다.
트랭글 끄는것을 깜박해서 버스타고 오다가 나중에 끄고...
연신내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나는 엄청 쫄보이기 때문에 이런것은 안되는 사람이다.
앞으로는 절대로 무서운 바위를 오르지 않을것이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해서 나는 안오를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섭고 진땀이 난다.
이렇게 죽을때까지 배우고 반성하면서 사는게 인생인가보다..
가볍게 다녀오려고 나선 산행길이 결코 가볍지않은 산행이 되어버렷다.
오늘은 내가 다시 태어난것같은 의미있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