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소식에 들뜬 마음에서일까, 밥맛이 진짜 꿀맛!
[구례 맛집]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구례 홍여사 부대찌개
봄꽃 개화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딱히 정해진 갈 곳도 없는데 꽃구경 생각에 마음이 바쁘다.
그냥 섬진강이 흐르는 구례 땅으로 무작정 달렸다.
옛 속담에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먼 길을 달려왔으니 뱃속의 허기부터 채워야겠다.
전남 구례의 음식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게 산채백반이다.
이어 다슬기수제비와 참게매운탕이다.
그러나 지인이 안내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도시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음식이다.
뜬금없지만 정말 맛있게 먹은 구례 부대찌개
향토음식을 즐겨 찾는 나에겐 조금은 낯설다.
이러한 나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그는 속는 셈 치고 한번 맛보라고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부대찌개를 요리하는 식당에 왔으니 부대찌개 맛을 봐야겠다.
아름다운 봄꽃이 피어나고 만물이 움트는 이 봄철에 무슨 음식이면 어떠랴.
좋은 사람과 함께여서 일까,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찌개의 열기에서 언뜻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본 듯하다.
어느 도시에서 어떤 음식을 만나든 모든 음식에는 나름 그 집만의 독특한 맛이 담겨있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식당의 모든 음식이 다 늘 새롭다.
숟가락을 들어 조심스레 맛을 본다.
부대찌개에 대한 나의 선입견 때문에 덧씌워졌던 생각을 걷어내자 이집만의 맛들이 하나하나 깨어난다.
산촌 마을인 구례에서 부대찌개가 뜬금없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지만 이집의 부대찌개 맛이 제법 괜찮다.
비교적 착한 가격에 맛도 괜찮으니 구례를 찾은 여행자들에게 한 끼니 식사로 권해도 될 듯싶다.
현지사람들이 많이 찾는 집이 진짜 맛집이다
구례버스터미널 근처의 홍여사 부대찌개다.
부대찌개(中) 2만8천원이다.
3인분으로 공기밥은 기본 3공기가 제공되며 이후 밥은 무한리필이다.
비교적 부담 없는 한 끼니다.
구례의 특산물인 산나물에 맛깔스런 김구이, 감칠맛 나는 반찬들이 나온다.
쑥부쟁이나물과 취나물에서 봄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특히 산나물에 먹는 김구이쌈밥은 구례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별미다.
곁들이 반찬이
한정식집의 그 맛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집 부대찌개에 밥 한두 공기 비워내는 게 다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한다.
꽃구경 온 사실도 잊은 채 어느새 이집의 부대찌개 맛에 푹 빠져든다.
비교적 한산한 다른 식당에 비해 유난히 손님이 많은 이유를 이제야 알 것도 같다.
내심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부대찌개를 먹으면서 탄성이라니, 다들 열심히 먹는다.
라면사리를 넣어도 국물이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육수를 넉넉하게 담아내서일까, 육수 맛도 처음과 끝이 한결같다.
전라도 아짐(홍영숙)의 손맛이 놀랍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부대찌개 식당을 운영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부대찌개를 했어요.
우리집 부대찌개는 소고기를 양념해서 넣어 맛있어요.
햄과 소시지 등도 맛있는 거만 선택해서 사용해요.
그래서 국물이 진하고 좋아요.
조랭이떡, 당면, 치즈, 콩, 소고기, 숙성된 배추김치에 비법 야채육수를 넣어요.”
국물 맛이 입에 착착 감긴다.
첫맛과 끝 맛이 일관되게 맛깔스럽다.
정성이 듬뿍 담긴 반찬들도 입맛을 제대로 거든다.
본 메뉴인 부대찌개가 없어도 될 만큼.
“김은 프라이팬에 네 번을 구웠어요.
그래서 더 바삭하고 맛이 겁나 부러요.”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요리를 하고 온 가족이 함께한다.
그래서 더욱 믿음이 간다.
맛있는 음식은 좋은 재료와 지극정성이 만든다.
낯선 여행지에서는 이렇듯 현지사람들이 많이 찾는 집이 진짜 음식이 맛있는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