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쉽게 약자, 소수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나라... 우리도 언젠가는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및 협력업체 관계자와 그 가족들,

백남기 농민과 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가족분들,

세월호 희생자들과 가족들,

각종 범죄와 억울한 사고의 피해자 분들...

 

우리 국력과 사회 발전도에 비해, 아프고 상처입고 피해를 당하신 약자와 소수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은 너무도 차갑고 잔안해 보입니다.

"참아라, 너무 심하지 않냐, 너희만 아프냐, 국가와 정부 그리고 사회 안정이 더 중요하다..."

 

과거 일제 식민지배와 해방 이후 이념 갈등, 남북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적 전쟁,

가난과 집단적 굶주림을 딛고 일어선 우리들은,

 

한 편엔 그 고통스런 역사가 남긴 트라우마를 가슴속에 감추고,

다른 한 쪽엔 나 만은, 내 가족 만은, 내 자식만은, '다시는 그런 아픔과 고통을 떠안는 피해자가 되지 않게 하겠다'는

강한 욕구와 의지를 가지고 살아오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가 더 부강하고, 북의 침략으로부터 지켜낼 튼튼한 국방 태세를 갖추고,

사회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에 적극 협력해야 하다는 '의문의 대상이 될 수 없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된 분들이

많으신 듯 합니다.

 

소수와 약자의 '피해'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어쩔 수 없고, 적당한 선에서 양보하고 타협하며

전체 국민, 국가, 정부를 위해 피해를 감내하는 희생을 해 달라는 소리와 입장이 '다수'에 의해 강요되듯 제시됩니다.

 

언론을 포함한 일부에서는 피해자와 희생자들이 쉽게 수긍하고 물러서지 않으면 "불순세력에 의해 조종당한다",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는 이념몰이, 색깔론으로 본질을 흐리고 논점을 바꾸는 매우 능숙한 전술과 전략을 사용합니다.

 

물론, 교통사고나 범죄 사건의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변인들이 끼어들어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을 많이 목격한 저로서는 그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잘 알고, 가능한 중요 사건 발생

초기에 음모론자나 정치적 이용 의도자들을 가려내고 차단하기 위한 말과 글을 강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그리고 정부와 주요 언론의 '피해입은 약자, 소수자' 희생 강요 몰아붙이기는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을 하고, 사후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진지하게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을 감싸고,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찾아 엄정하게 조치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충분 혹은 적절한 보상 내지 배상을 하고,

그 명예를 지켜주겠다는 마음과 의지, 태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해결이 잘 안됩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소수의 심정과 상황을 무시하고, 다수의 이익을 위해 냉정한 행보를 걷는 것이 훨씬 유리한 것이

한국적 상황입니다.

 

긴 아픈 역사가 남긴 안타가운 현실인듯 합니다.

 

이왕 정치를 시작한 것,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노력들을 해 나가겠습니다.

 

사회, 정부,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 주인인 시민, 국민, 한 분 한 분의 안전과 자유, 행복을 지켜드리고 더 확장시켜 드리기

위함 아니겠습니까?

 

지금은 아닐 지라도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식이나 후손 중에 누군가는, 피해입은 약자,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전 믿습니다.

 

오늘도 어제보다는 나은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표창원 KBS 강연 100°C 2014.12.14. 강연 영상 링크]

 

http://wapmon.com/videos/view/-rOWp-1-Dco/speech-100-201412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