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은 제주 횟집


싱싱한 모둠회와 다양한 스끼다시!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

원래 파스타 먹으러 가기로 약속을 했는데 소주 한 잔 하고 싶어서 제주 횟집 쪽으로 약속 장소를 변경했습니다.


다행히 친구들도 바로 오케이 하더군요.


이 친구들과 회 먹을 땐 항상 가는 곳이 있습니다.


월대천 근처의 횟집으로 가성비 높기로 입소문이 나 있어서

관광 오신 분들보다 저희처럼 술 한 잔 곁들이러 온 도민의 비율이 높은 식당입니다.



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오랜만에 우중 산책을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가을 장마가 길었던 게 언제였는지...

거의 2주 동안 비 소식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갑자기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 것 같은 느낌이네요.



요란하게 쏟아내렸던 비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있었습니다.


한라수목원은 도심 속의 공간이지만 산책로가 잘 가꾸어져 있어서

잠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감성 촉촉하게 물들이기 참 좋을 곳 같아요.



여기 오니 문득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 때에는 시도 곧잘 쓰곤 했었거든요.

지금은 일에, 육아에 저만의 온전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핑계로 접었지만 말입니다.



마음이 촉촉해지는 산책을 마치고 제주 횟집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피크타임에 오면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저흰 조금 일찍 만났어요.


참고로 16:30 ~ 22:00 까지 열고 둘째, 넷째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저희는 모듬회 중간 사이즈로 주문했습니다.


여긴 삼치회로도 유명한데,

삼치의 경우에는 여름에 안 나와서 모듬으로 선택했어요.



이 날의 모듬회는 황돔과 광어, 고등어였습니다.

셋 다 제가 애정하는 회라 받자마자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특히 고등어회는 제주와 같은 고등어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회입니다.

싱싱하지 않으면 비릿함이 확 올라오기 때문에 제 맛을 느끼실 수 없습니다.



차가운 돌판 위에 얹어 나와 처음부터 끝까지 회가 탱탱하게 살아있습니다.



담백한 흰살 생선부터 몇 점 맛을 본 뒤 고등어회를 맛보았어요.

음식을 먹는 데 딱 정해진 순서는 없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순서로 먹는 게 더 맛있긴 하더군요. ㅎㅎ


광어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제대로였습니다.


회전율이 좋은 횟집이다보니 언제 찾아와도 회의 퀄리티가 좋아요.



새로운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아하는 저이지만,

그보다는 이미 단골이 된 식당에 가는 비율이 높습니다.


이 횟집도 몇 년 전부터 친구들과 '회 먹자~' 하면 당연히 오게 되는 곳이고요. ㅎㅎ


회의 퀄리티는 물론이고 앞상차림도 가격에 비해 굉장히 고급지게 차려져서

술 한 잔 곁들이기에도 좋습니다.



고등어는 초장보다 왼쪽 사진에 있는 고등어장에 곁들여 먹으면 훨씬 맛있습니다!


쌈채소보다 김 한 장 위에 양념밥 약간, 고등어, 고등어장(양파도 같이)을 올려 먹는 게 훨씬 잘 어울려요.

깻잎지와의 궁합도 좋습니다.


입 안에 사르르 퍼지는 고등어의 기름진 풍미...♥

비릿함은 1도 없습니다.



오늘도 진심한잔!

한라산 17도로 달려보았습니다.


전에는 초록색 병이었는데 투명하게 바뀐 게 더 예쁘더군요.



자주 오는 곳이라 앞상차림은 전부 찍지 않았습니다.


매번 올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긴 하는데요,

새싹삼은 항상 내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작지만 진짜 인삼이에요.

꿀을 찍어 잘근잘근 씹어 먹으면 향긋하고 맛있습니다.



해삼내장은 이자까야에서 단품으로 주문하면 참 비싸던데...

이곳에선 기본 상차림으로 준비됩니다. ㅎㅎ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고급진 요리들을 준비해주는 곳은 제주시내에 많지 않아서

단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게알을 듬뿍 올린 밥에 큼직한 새우장을 잘라 함께 올려 먹으면 핵.존.맛.

입 안에서 신선한 바다 맛이 꿈틀거리는 느낌입니다.


새우장에 흰쌀밥 비벼 먹어도 정말 맛있을 것 같더군요.



전복장은 짜지 않아서 통째로 한 입에 넣어 먹었습니다.

주로 전복구이로 먹다가 전복장을 먹으니 신선하더군요.



그 밖에 돼지고기 산적, 해삼, 낙지, 우미콩물, 단호박샐러드 등이 나왔습니다.


상다리 부러지게 나오는 건 아니어도 가짓수 늘리기 위한 요리가 하나도 없습니다.

상차림 푸짐한 횟집 가면 많이 남기고 올 때가 있는데, 여긴 전부 깨끗하게 먹고 나올 수 있어 더 만족스럽더군요.



회를 한참 즐기고 있으니 따뜻한 요리들이 추가됩니다.

생선구이와 튀김, 탕이 준비되었어요.


이미 배는 불러왔지만 새로운 메뉴가 나오면 젓가락이 향하지 않을 수 없지요.


찬 음식, 따뜻한 음식 배가 따로 있나봐요. ㅎㅎ


실제로도 한 가지 음식을 먹을 때보다 여러가지 맛을 함께 즐길 때

훨씬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탕은 지리나 매운탕 중 선택 가능합니다.

자리에서 탕을 한번 보글보글 끓이면서 자연스럽게 소주 한 병을 추가했습니다. ㅎㅎ



뜨끈한 국물 한 숟가락 먹으니 다시 입맛이 돕니다.


남은 회는 매운탕 국물에 살짝 담가 반쯤 익혀 먹어보았습니다.

쫄깃했던 회가 순식간에 부드럽게 익어 입 안에서 사르르 퍼지더군요.



에너지 충전 완료!!

매일 내리는 비에 축 처졌던 기분이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대화로 반전되었습니다.


참 훈훈한 시간이었어요.


여긴 전망이 좋거나 화려한 분위기의는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회와 고퀄 상차림을 즐길 수 있는 제주 횟집 입니다.


단골 도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인만큼 믿고 찾아가셔도 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