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 약, 타미플루. 현재까지 독감 예방으로는 독감백신이 권장되고 있는데, 독감 백신을 맞는다고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 독감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해 매년마다 맞아야 한다. 독감에 걸렸을 때 치료제가 필요하다. 현재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은 크게 세 종류이다.


oral oseltamivir (Tamiflu)

inhaled zanamivir (Relenza)

the intravenous drug peramivir (Rapivab)


타미플루를 포함한 위 세 약 모두 독감을 불러 일으키는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방식을 사용한 약들이다. 단일 세포 생명체인 박테리아, 즉 세균은 자가 증식이 가능하지만, 바이러스는 유전물질만 포함하고 있을 뿐 자가 증식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를 생명체로 분류하지 않는 생물학자들도 있다. 바이러스는 자가 증식에 필요한 효소를 갖고 있지 않지만 DNA, RNA 등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숙주에 들어가게 되면, 유전물질과 숙주의 특정 효소가 결합해 바이러스의 증식이 가능할 수 있다. 타미플루는 그러한 특정 효소와 독감 바이러스의 결합을 방해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위 세 가지 약 중 가장 안전하다고 거론되는 타미플루의 치료 효과는?


 우리가 위 물음을 접할 때 치료 효과를 다룬 제공처들의 결론들을 찾아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제공처들은 제약사나 제약사의 지원을 받은 곳일 수도 있고, 독립 연구 기관일 수도 있다. 문제는 제공처들의 결론들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결론들이 모순 관계를 맺기도 한다. 타미플루를 개발한 로슈(Roche)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Dobson J, Whitley RJ, Pocock S, Monto AS. Oseltamivir treatment for influenza in adults: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The Lancet. 2015).


1. 독감 양성을 보인 사람들이 48시간 이내에 타미플루를 복용하면, 독감 바이러스의 체내 활동 기간은 최소 1일 이상 줄어든다.

2. 페렴과 같은 합병증도 평균적으로 50% 이상 줄어든다.

3. 독감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독감 환자와 접촉시 발병률도 50% 이상 줄어든다.


그러나 130개국, 37,000여 명으로 구성된 비영리, 비정부 의료 단체인 코크런(Cochrane) 리뷰에 따른 결론은 위와 일치하지 않는다. 여러 국가에서 취합한 방대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WHO도 인정한 로슈의 결론 2와 3에 대한 충분한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또 1과 관련해 독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48시간 이내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경우, 독감 바이러스의 체내 활동 기간의 감소 정도는 1일 이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건강한 사람들이 독감으로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있을 때 복용한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1일 정도 독감을 더 앓게 된다는 것이다. 타미플루의 효과가 생각보다 미약하다는 이러한 코크런 리뷰의 결론은 다음에서 볼 수 있다.


Jefferson T, Jones M, Doshi J, et al.  Oseltamivir for influenza in adults and children: systematic review of clinical study reports and summary of regulatory comments. BMJ. 2014 348:g2545.

https://www.bmj.com/content/348/bmj.g2545


코크런 리뷰의 발표 후, 유사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또 그 리뷰에 대한 찬반론이 뒤따랐다. 특히 로슈 측의 결론 2가 증거를 결여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굳이 독감 환자가 타미플루를 복용할 이유는 없다. 독감으로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 폐렴 등 합병증이 주 원인이기 때문이다. 미국, 한국 식약청은 로슈 측의 결론 2와 3을 인정하고 있지만, 이로부터 2와 3을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타미플루 관련 자료 전체 공개를 로슈 측에 요구했으나, 로슈는 아직까지도 그 자료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개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기 때문이다. 제약 관련 자료 공개를 연구자들이 요구할 때 관련 회사는 자료를 공개하도록 법을 수정해야 한다.


타미플루의 치료 효과에 대한 2014 코크런 리뷰 이후, WHO는 어떤 입장을 취했는가?


코크런 해당 리뷰 이후, 타미플루의 치료 효과, 부작용뿐만 아니라 독감 사망률을 다룬 많은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심지어 타미플루가 독감 사망률을 낮추는 데 유의미한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고, 그런 연구 결과들에 대한 반론이 뒤따랐다. 타미플루를 둘러싼 논란이 식지 않자, WHO는 작년에 타미플루의 안정성을 기존보다 낮추었다. 타미플루 처방을 권고한 지 18년이 지나서 발생한 사건이다.


Evidence of the Minimal Benefit of Oseltamivir (Tamiflu) is Now 18 Years Old

https://www.bmj.com/content/357/bmj.j2841/rr


코크런 리뷰가 타미플루의 치료 효과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지금까지 그 치료 효과가 과장된 반면 부작용은 과소 평가되어왔다는 것이다. WHO가 타미플루의 안정성을 낮춘 후,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타미플루 처방 시 부작용을 환자에게 알려주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의학계에서 공식적으로 거론되는 타미플루의 부작용은?


약품의 부작용을 따질 때 많은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부작용과 그렇지 않은 부작용이 있다. 전자의 부작용을 '흔한 부작용', 후자의 부작용을 '드문 부작용'이라고 하자. 흔한 부작용이 심각하다면, 해당 약품은 판매될 수 없다. 판매 가능한 부작용은 질병으로 인한 손해보다 낮아야 한다. 현재 타미플루 판매를 허용하는 이유도 독감 위험이 그 부작용보다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타미플루의 흔한 부작용과 드문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흔한 부작용: 메스꺼움, 구토, 설사, 위통, 두통, 어지러움

드문 부작용: 발작, 갑작스러운 혼란, 정신착란, 환각, 비정상적 행위, 여러 피부 알레르기


드문 부작용이 흔한 부작용보다 심각하지 않다면, 해당 약품 안정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잡을 수 있다. 타미플루의 경우, 드문 부작용이 자칫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타미플루가 환각에 직접적 원인이라는 충분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약물은 체내에서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복잡한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타미플루가 환각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고 해서, 타미플루와 환각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거나 또는 환각에서 타미플루의 인과적 기여도가 없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타미플루와 무관하게 독감의 고열로 환각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타미플루를 복용한 경우에 환각과 같은 부작용을 호소한 사람들의 빈도수가 높고, 또 그 환각 정도가 강하다는 통계적 연구 결과들이 많다. 그런 연구 결과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환각과 같은 것이 타미플루의 드문 부작용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흔한 부작용뿐만 아니라 드문 부작용도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나타날 가망성이 높다고 한다. 아이들이나 청소년이 독감에 걸렸을 때 다음 사항에 주의하자.


첫째, 감기에는 타미플루가 효과가 없다. 독감에 걸린 경우에만 타미플루는 일정 효과를 보인다. 아이나 청소년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경우, 그들을 최소 2일 정도 관찰해야 한다.

둘째, 면역체계가 정상으로 기능하는 건강한 아이나 청소년들은 타미플루 없이도 독감을 이겨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아이나 청소년들이 반드시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셋째, 타미플루 복용한 아이나 청소년이 피부 발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거나 환각, 발작 등 드문 부작용을 보이는 경우, 아이나 청소년을 관찰하면서 부작용 증세가 심해지면 약 복용을 중지하라. 항바이러스제 치료 중단은 내성을 불러일킬 수 있지만, 그런 경우에 복용을 중단시키는 것이 현재 WHO 권고안이다. 중단시키는 것이 만일의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위 사항들 중 특히 두 번째가 논쟁거리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타미플루의 실제 치료 효과는 호전 기간을 1일 정도 앞당겨 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타미플루 처방을 꺼리는 의사들도 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집에서 푹 쉬는 것만으로도 독감은 치료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물론 아이들의 건강이나 면역체계가 약하다면, 독감이 심각한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의사와 환자 및 가족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특정 나이 이상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타미블루 복용 선택권을 주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실례로 AD/HD의 경우, 관련 증후군 억제제 처방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6세 이상 아이들에게 주는 나라들도 있다. AD/HD의 복합적 원인은 독감에 비해 구체적으로 밝혀지 않은 상태이고, 시중에 도는 치료제도 알고 보면 치료가 아니라 증상을 억제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에 독감 백신이 최고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 효과는 천연두, 소아마비 백신 등의 97%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독감 바이러스들은 변이가 심해, 60% 이상 효과를 낸 것이 1년 후에는 10%로 떨어지기도 한다. 독감 바이러스 변이가 심하기 때문에, 독감 바이러스도 매년마다 개선된다. 독감 바이러스 예방 효과도 무조건 신뢰할 수 없다. 결국, 평소 아이들 건강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 음식의 환영에서 벗어나 부모들은 아이들의 육체적 지적 성장을 위한 '건강 식단'이 무엇인지를 놓고 더 신경써야 하며, 손 자주 씻기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아이들이 습득하도록 해 주어야 할 것이다.



*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키우자면서 백신 거부 운동도 벌어졌다. 도대체 자연스럽다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황당한 백신 거부 운동이 벌어진 배후에는 '아이들의 메디칼리제이션(mdedicalization)'도 한몫을 한다. 제약 및 의료의 상업화와 함께 아이들을 약물 치료 대상으로 전략시키는 '메디칼리제이션'은 큰 사회적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체내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는 마찬가지인 전통 약물이나 한약제를 마치 '자연적인 것'으로 치장하여 더 나은 대안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메디칼리제이션은 현대 제약 및 의료 체계가 사회에서 기능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사용 가능한 것이지, 그것이 백신 거부 운동을 정당화해 주는 근거는 아니다. 그럼에도 제약 회사의 주장들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대 생물학과 의학의 실제 모습은 만병통치가 아니라 만병통치의 불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에 가깝다는 사실을 모두 인식할 필요는 있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고 하지만, 타미플루는 상당히 주의해 복용해야 하는 약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