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happiness index) 라는 말이 있다. 


아침엔 행복했다가 오후에 우울해지는 사람들도 많고, 같은 경제적 능력과 환경을 가지고 있어도 어느 사회에서 사느냐에 따라 행복의 정도는 다르게 "느껴"질 수가 있는데...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는 행복을 수치로 잴 수 있느냐 없느냐는 다른 문제로 접어둬야 할 것 같다. 측정하는 방법이 객관적이라면 그 수치가 뭔가 말해주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 않을까. 


암튼, 매년 이런 저런 곳에서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어디인지 발표를 하는데, 꼭 빠지지 않고 상위권에 등장하는 나라가 바로 덴마크이다. 


북유럽에 위치해서 캐나다만큼 겨울이 길고 햇살을 받는 날도 많지 않은데 왜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것일까.


위도상으로 보면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약 55.7, 밴쿠버는 49.3, 서울은 37.6도이니 코펜하겐이 훨씬 더 추울게다.

인구수는 코펜하겐은 58만, 밴쿠버는 65만, 인구수 천만을 육박하는 서울의 반정도다. 코펜하겐의 평균온도는 연중 17도, 가장 추운 1월의 평균은 0도. 밴쿠버가 연중형균 18도,1월 평균 4도이고, 서울이 연중 평균 24도이고 1월 평균 -4도인것과 비교를 하면, 밴쿠버보다 약간 추운 정도. 그리 나쁘진 않다. 

또 연중 햇살을 받는 시간을 비교해보면 밴쿠버가 1,940시간, 덴마크가 1,540시간이라니,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고 항상 불평하는 밴쿠버사람들도 이젠 할 말이 없을 듯.

우연히 발견한 이 책 <The little book of Hygge - The Danish way to live well>을 훑어보다가 검색을 해보니 한국에도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라는 제목으로 이미 출간이 된 상태다. 행복 연구소 Happiness Research Institute에서 몸담고 있는 저자 마이크 비킹 Meik Wiking은 덴마크인들의 행복의 비결을 "hygge"라는 덴마크 단어 (노르웨이어에도 같은 말이 있단다) 를 핵심으로 풀어놓았다.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hygge"를 "휘게"라고 했는데, 이건 이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쓴 것인지 아니면 한국어에 이미 "휘게"라는 외래어가 정착한 것인지 좀 의아스럽다. 왜냐면 이 단어의 발음은 영어의 "hug"와 비슷하고 "후가 hooga"라고 읽는다고 책 앞머리에 설명되어있기 때문이다. 사실 "후"를 강하게 발음하지 않고 거의 "흐"에 가깝게 하는 게 더 가까울 듯.

(한글의 우후죽순 외래어 표기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정말 별도의 기나긴 논의가 필요하다.)

암튼, 이 책은 심도있게 행복을 다루었다기 보다는, 자신이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발견한 조사결과와 자신의 덴마크문화에 대한 이해를 적당히 섞어서, 한 눈으로 보기 좋게 모아서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듯 하다. 가끔 덴마크 관광청에서 출판했나 싶을 만큼 덴마크 문화를 소개하는 비중도 꽤 크다. ㅎㅎ

물론 복지제도가 잘 되어있는 덴마크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우리네 (심지어 캐나다보다!) 보다 덜 한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 단순한 것에 진실이 담겨있다고, 저자가 소개하는 조사 결과나 설명을 읽어보면 우리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복잡하게 살고 있나를 깨닫게 된다. 

얽히고 섥힌 복잡한 인간관계에 허덕이기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아끼는 소수의 사람들끼리 마음이 편한 시간을 한두시간만 나누어도 그것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거다. 매일 그렇게 할 필요도 없고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도 좋단다.

꼭 해야하는 의무를 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작은 행복을 느끼란다. 그 일을 짧은 시간만 했더라도 긴 행복을 느낄 수 있단다. 

돈이 많이 드는 곳으로 휴가를 간다거나 화려한 물건을 소유하는 데서 오는 행복감보다는, 작고 소박한 것이라도 그것을 누군가와 나누고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짓는 순간, 스스로의 행복에 대해 스스로 무언인가를 했다는 느낌, 또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서 내가 무엇인가를 해주었다는 느낌, 이런 "순간"들이 하루의 행복을 결정짓는다는 얘기가 아닐까.

사실 이런 것들은 덴마크에서 살고 있지 않아도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리라. 다른 이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이 느끼는 행복에 만족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조금씩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