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V뉴스를 들으니 흥미있는 보도를 한다. MoveHub이라는 웹싸이트가 선정한 "힙스터 인덱스"에서 밴쿠버가 형편없이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뉴스를 보도하는 뉘앙스가 "우리가 힙스터가 아니면 도대체 어느 도시가??? 어떻게 우리의 순위가 이렇게 낮을 수가???" 즉 약간 섭섭하다는 느낌이였다 (전적으로 주관적인 분석 ㅎㅎ).


우선 "힙스터 hipster"의 의미부터 알아야 겠다.


옥스포드 영영사전에는 "a person who follows what is fashionable in clothing or music"이라고 되어있다. 즉 "의상이나 음악에 있어서 유행패션을 따라하는 사람"이라고 되어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패션이란? 여기저기 찾아보니 한마디로 정의한 곳은 많지 않고 모든 것을 종합하여 나름대로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일단 "흔한 주류나 대세 (mainstream) 유행보다는 독특한 개성에 맞는 스타일에 더 관심이 있고, 채식주의나 유기농에, 자동차보단 자전거를, 인디 (independent를 줄여서 하는 말) 영화나 음악을, 명품보단 스타일리시한 중고품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일컫는단다. 위키피디아에서는 힙스터 콘템포러리 하위문화 (contemporary subculture)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눈도 나쁘지 않은데 렌즈도 없이 안경테를 쓰고 다닌다든지, 그런지 (grunge) 스타일을 즐긴다든지 (즉, 일부러 멋을 낸 척은 하지 않으면서 은근히 멋내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흔히 마시는 하이네켄 맥주보다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소규모 맥주회사 (mini brewery) 에서 만든 맥주만 찾는다는지, 스타벅스보다는 소규모로 직접 로스트한 유기농 공정거래 커피콩을 사용하는 커피숍을 단골로 다닌다든지, 가끔(혹은 자주?) 대마초를 피우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든지... 뭐 이런 식이다. 거기다가 거주지역은 "gentrified area" 즉 원래는 슬럼가 같던 동네를 업그레이드하여 스타일있고 살기 괜찮은 동네로 만든 지역 (예컨대 뉴욕의 할램가)에서 사는 경향도 있단다. 흠,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보니, 밴쿠버엔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타입이긴 하다.


솔직히 "힙스터"란 말이 딱히 칭찬은 아닐 수도 있다. 경제 능력도 별로 없으면서 겉 멋만 든 젊은 친구들이란 느낌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깔보는 말도 아니다. 그냥 요즘 젊은 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인데, 환경문제, 인종문제등에 상당히 민감한 "티"를 내고, 반 물질주의를 주창하면서도 정작 물질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류를 피한다는 이유로 오히려 소비를 더 많이 하는 결과로 이어짐), 갈등하는 요즘 젊은이의 모습을 그리면 된다. 청년시절에 갈등하는 건 당연한데, 요즘은 그런 식으로 표현을 한다고 보면 어떨까 싶다. 


이번 세계도시의 힙스터 순위는 20개국의 446개 도시를 대상으로 그 도시에 있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먹거리 (그냥 채식이 아닌 계란도 안 먹는 완전 채식 -vegan eateries), 문신 스튜디오, 빈티지 (오래된 중고품파는) 상점, 커피숍 그리고 구식 음반 판매점의 수를 반영하여 만든 거란다. 


세계에서 가장 힙스터스러운 도시는 영국 남부의 브라이튼 (Brighton)과 호브(Hove)가 선정되었다. 하지만 순위에 오른 유럽의 도시는 그리 많지 않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포르투갈의 리스본 (Lisbon, 5위)과 폴토(Porto, 44위), 이렇게 두개의 도시가 상위권에 올랐다는 거다. 미국의 도시중에는 포틀랜드 (Portland), 솔트 레이크 시티 (Salt Lake City), 시애틀 (Seattle), 마이애미 (Miami)등이 10위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다른 도시 못지 않게 힙스터하다고 생각했던 밴쿠버는 무려 199위, 겨우 200위에 들었다. 포틀랜드, 시애틀, 마이애미등을 여행해봤고 그래서 그 도시들이 상당히 힙스터스럽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밴쿠버와 그렇게나 차이가 나는 지에는 솔직히 동의하기 힘들다. 


이 조사가 얼마나 신빙성있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밴쿠버 미디어에서 다루는 걸 보면, 밴쿠버인들은 힙스터라는 개념에 친숙함을 느꼈던 것 같다. 힙스터가 쿨~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좀 더 분발해서 다음엔 더 높은 힙스터 순위에 올라야 할텐데...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라나. ㅋㅋㅋ


덧붙여 영어공부 한 꼭지 - 한동안 "핫 (hot)"하다는 말이 영어권에서 한참 유행했던 때가 있는데, 요즘은 "힙 (hip)"하단 말을 쓰는 것이 자주 들린다. 그러니까 쿨하고 패셔너블해서 멋진 것을 요즘은 "hip"하다고 부르는 거다. "핫"은 "대세"처럼 인기가 대단하다는 느낌이 강하고, "힙"은 대세는 아니지만 독특한 개성을 가져서 멋지다는 느낌이 더 강하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