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8년만에 제주도를 찾았다. 그전에 두번이나 다녀왔지만 너무 오래되어 기억에 남는 것은 폭포가 있었다는 것 정도... 이번에 가서는 모든 걸 똑똑히 기억에 새겨야지.
하와이의 마우이섬과 비슷한 크기이고, 자주 하와이와 비교가 된다는 제주도. 관광객수로만 보면 마우이는 연간 240만명정도이고 하와이 전체를 봐도 천만명 미만인데, 제주도는 1,500만명이 넘는다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관광시장이다.
우선 5박6일 묵는 동안 어떤 일정으로 제주도 구경을 하느냐가 큰 고민이었다. 거의 한번도 가본 적없는 곳을 계획하듯이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고민한 결과 결국 지역별로 나눠서 다니기로 했다. 한화콘도에 머물면서 렌터카로 움직이니까. 제주시가 있는 북쪽을 동서로 나누어 돌고 서귀포가 있는 남쪽을 두쪽으로 나눠서 돌기로. 하지만 서귀포의 동쪽은 별로 흥미로운 곳이 없어서 중앙부분과 서쪽으로 나누었다.
그런데 몇날 몇일을 인터넷을 뒤적여도 제대로 된 제주도 여행 가이드 정보 (한글이든, 영어든) 를 찾기 힘들었다. 물론 정보는 아주 많이 널려있는데, 여행을 계획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라기 보다는 그냥 이런 저런 정보를 체계없이 늘어놓은 싸이트가 많았다. 제주도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혼돈스러운 정보도 많고. 결국 스스로 정리하고 정보의 조각조각을 맞추어 계획을 짜는 데 수고를 해야했다.
어쨋든 제주도에 일단 도착! 도로도 넓직하고 거리 거리가 깨끗하게 단장되어있고 꽃들도 만발하고... 제주시의 도로는 퇴근길에 많이 막히는 경험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상쾌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널직한 유채꽃밭과 양귀비꽃밭도 보고
제주도의 돌담
시멘트없이 얼기설기 쌓아만든 돌담인데 수백년동안 그대로다.
섬 전체가 관광지 색깔로 일관이다.
일출봉 정상에 오르니 그 뒷편 풍광이 하와이의 그것과 비슷하다.
기억이 남아있던 폭포도 다시 보고.
천제연, 천지연 그리고 정방폭포. 모두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각각 미묘한 매력이 있다.
정방폭포를 지나면서 해녀들이 방금 캐어온 해삼과 멍게를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서양인들에게 여성들이 잠수를 해서 생활을 해나간다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게다가 우리가 만난 해녀들의 평균연령은 60세이상인 듯했으니..
암튼, 방금 바다에서 올라온 해산물, 그 맛이란!
그것만으로도 캐나다에서 제주도로 온 보람이 있었다는...
제주도의 해변중에는 북동쪽에 있는 해변들이 좋았다.
월정리, 금녕, 함덕 해변들...
하늘은 우중충한데 바닷빛은 여전히 옥빛인 건 무슨 조화일까.
아직 여름 바캉스하긴 이른 시기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진찍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너무 붐비지도 않고 너무 한적하지도 않아 딱 좋았다.
월정리 해변은 제주를 떠나기 전에 한번 더 들렀다.
바닷가를 따라 카페들이 좀 너무 많이 몰려있긴 하지만
아무곳이나 들어가면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안락의자들이 준비되어있어 특이했다.
아쉬운 점은 날씨가 협조를 해주지 않아서 한라산은 커녕 그 많고 많은 오름를 등반할 기회가 한번도 없었다는 것.
한라산의 정상을 본 것도 어느 날 운전하면서 살짝 스쳐지나간 순간뿐이었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을 일은 서울로 돌아올 때 공항에서의 대혼란이겠다.
기상문제로 비행기가 제때 착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침 수학여행을 온 전국의 고등학생들로 온 공항이 그야말로 시장바닥으로 변해버린 것.
약 두어시간의 지연 끝에 김포가 아닌 인천공항으로 랜딩,
다행히 항공사측이 제공한 버스편으로 강남역부근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 2시.
수학여행도 좋지만, 제주공항시설은 그것을 수용할 수 없었다는... ㅉㅉ
제주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특이했던 여행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