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 농구 선수권대회가 막을 내렸다. 우리 여자 선수들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8강진출이라는 성적을 내고 우리 농구인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특히 8위라는 성적은 남자농구가 작년에 치욕의 아시아 7위성적, 그리고 세계선수권 본선에도 오르지 못한 것에 비하면 비교가 된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정말 값진 수확이 아닐 수 없다. 대표팀을 소집하면서 최윤아 하은주 이경은 전주원 등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으로 차질을 빚더니, 대회기간 중에는 박정은 이미선이 부상을 당하여 임달식 감독으로서는 스타팅을 꾸리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선민 박정은 김지윤 노장들의 투혼과 정신력으로 뭉친 선수들, 임달식 이호근 코칭스탭의 용병술은 기적을 만들어 냈다.
또 한가지 선수단의 지원이다. 특히 WKBL은 협회와의 유기적인 협조로 경기를 생방송으로 우리국민들에게 중계하여, 오랜만에 프로농구가 아닌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활약을 시청하게 하였다. 모험이었지만 대단한 결정이었다. 자칫 결과가 좋지 않으면 국내리그의 흥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자 이제 세계대회는 끝이 났다. 기쁨은 잠시, 다음은 무엇인가?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가? 앞으로 남은 숙제가 더 많은 대회였다.
먼저 후진의 양성이다. 더 이상 노장의 투혼을 기대할 수 없다. 정선민은 금년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를 한다. 박정은 이미선 김지윤 변연하의 뒤를 이을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다행히 이번 대회를 통해 김단비라는 가능성을 찾아냈지만, 더 많은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두꺼운 선수 층이 필요하다.
WKBL의 팀 수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 이미 무너진 중고등학교의 여자 팀 창단이 시급하다. 협회나 WKBL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사안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WKBL의 유소년 클럽 농구선수들이 엘리트 선수로 흡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이 농구선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본 세계농구의 흐름에 발 맞추어 심판판정에 유연성을 가졌으면 한다. 남자 세계대회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경기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면 웬만한 파울과 바이얼레이션은 심판들이 지적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몸싸움은 치열해지고 경기의 템포는 빠르며 경기흐름이 중단되는 사안이 줄어든다.
골밑에서는 국내리그보다 몸싸움이 더욱 많이 허용된다. 이런 심판들의 판정기준은 선수들의 기술개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몸싸움에 예민하게 심판의 휘슬이 울리면 선수들은 아예 수비를 하지 않는다. 하물며 파울을 불어 달라고 미리 파울성 수비를 한다. 이번 대회에서 본 심판들의 판정기준은 이와는 차이가 있었다. 단신인 우리나라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장신을 상대로 수비를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런 국제대회를 많은 선수들이 경험 할 수 있도록 국제대회의 유치 해야 한다. 경험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본다. 최근 국내에선 농구의 국제대회가 없었다. 국내농구의 새 바람이나 한국농구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서라도 국제대회를 유치해야 한다.
여자농구의 선전은 세계 농구계에서 유일하게 아시아권 8강이라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한 야구나 축구에 비해 침체일로에 있는 농구계의 위안거리가 되었다. 11월에 있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 여세를 몰아 다시 한번 농구의 부흥기를 맞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