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정 겸손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못하는 것 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하나보다.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자기폄하하는 것 만큼 불손한 삶의 태도도 없을거다.


그럼에도, 자기폄하는 꾸준히 일어난다.

사람은 흔히 자기 안으로 흔쾌히 어울려 들어 오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2.

수없이 많은 자기 계발서가 출판되고 베스트셀러 순위를 휩쓸어도 정작 그 책을 읽고 자기 계발을 해 내는 사람이 드문 것은, 애초에 계발 자체가 무의미한 판에서 놀고 있기 때문이다.


바꿔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판이다.


3.

나는 가끔 아내의 학업에 관련된 일이라면, 모든 업무를 뒤로하고 그 일에 매달린다.1년 내내 공부해서 알아내야 하는 전문지식을 단 이틀만에 정리해 내야하는 피를 말리는 정신전이다. 일단, 내가 그동안 공부하면서 쌓아 놓은 머릿속 지식구조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또 인터넷이 있어야 하며, 영어로 된 문서를 빨리 이해해 내야 한다. 놀랍게도 나는 중요한 절기때 마다 그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 냈다. 


4.

짧게는 며칠 후에, 길게는 몇 년이 지나 세상은, 아내를 향해 외도한 것에 대해 하나도 빠뜨림 없이 그리고 정직하게 책임을 묻는다.그럴 때 마다 나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한다.


5.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 공감해 준 부분을 삶의 교집합이라 하자.

그러면 그 여집합 만큼이 고독일 것이다.


6.

고독을 일반적인 잣대로 획일화한 후 정량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

오늘 나는 중년을 그렇게 정의하고 말았다.


7.

한국 아줌마들이나 일본아줌마들이 그토록 젊은 엔터테이너들에게 어처구니 없이 매달리는 것은 정서적 고갈에 대한 대리만족이라 설명한다. 마약의 원리다. 성스의 유천은 대한민국의 한 연예회사와 계약이 깨지면서 해체된 동방신기에서 파생된 JY어쩌구의 맴버이지,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이 아니다.


8.

어두침침하고, 음악도 뻐근하고, 그냥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맛이 별 다를 것 같지 않은 온쟈락이나 들이키면서 빠에 앉았는 중년, 좀 더 극단적인 예로, 알 것 다 알고 배울 것 다 배워 교양과 중후함이 넘치면서도, 피하지 못할 운명이라도 되는 양 스무살 넘게 차이나는 아가씨에게 마음을 빼앗겨 되돌리지 못하는 중년.


9.

이/럴/수/가/이/해/된/다.

10.

지아야. 어젠가 그젠가 너 승원이랑 벽에 기대 서서 막 키스하고 그러데?

옆으로 소리는 다 듣고 있었으면서도, 이메일 체크하느라 정작 그 장면을 보지는 못했다.

그냥 둘이 침대로 들어가면 그 때부터 보지 싶었었던 거야.

근데 뽀뽀만 하고 바로 아침이데?


미안하다 지아야. 오빠가 그러면 안되는데 자꾸 널 쳐다 보는 것을 잊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