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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화) -지진은 무섭다- (30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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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지변이 다 무섭습니다. 태풍도 홍수도 해일도 모두 공포로 가득합니다. 생각만 해도 겁이 나는 자연의 참극입니다. 화산이 터져서 생기는 참상은 말로 다하기 어렵습니다. ‘Pompeii최후의 날’은 기원 79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버티고 서 있는 Vesvius가 터져서 분출한 막대한 화산재 때문에 Pompeii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발굴이 시작된 것이 1748년, 오늘 그 사라진 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그 날 화산재가 덮쳤을 때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다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외사촌 한 사람이 평남 양덕 근처에서 국민학교 선생 노릇을 하고 있었는데, 해방이 되기 전 어느 몹시 추운 날 밤 그 지역에 어지간한 진도의 지진이 지나간 사실을 그는 잘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외사촌이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독실한 신자였는데 순안에서 와서 그 국민학교에 같이 근무하던 예쁘지도 않은 어느 여선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하숙집에서 청춘을 노래하며 금지된 불장난을 하였답니다. 바로 그 순간 그 지진이 그 두 사람의 육체와 영혼을 몹시 흔들었답니다. 그래서 내 사촌은 해방이 되고 나서 나에게 고백하였습니다. 땅이 흔들릴 때 “이것이 하나님의 심판 아닐까?” 겁이 나서 덜덜 떨었답니다. 내 외사촌은 매우 순박한 총각이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은 결혼을 했고 지진과 함께 생긴 애는 딸이었고, 그 딸의 이름은 미자, 최미자는 미국에 이민 가서 산다던데, 그 아이도 이제는 나이가 일흔 둘은 되었을 것입니다. 내왕이 없어서 소식을 모릅니다. 내 평생에는 외사촌이 겪은 그 지진 밖에는 기억되는 지진이 없습니다. 일본 열도에 자주 일어나는 지진이 우리와는 무관한 불상사로만 알고 살다가 며칠 전에 경주를 때린 진도 5.8도의 지진을 겪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다행히도 아직 인명 피해는 없지만 앞으로는 그것도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세계 도처에서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면, 내 외사촌이 그날 그 밤에 체험한 뉘우침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는 절대자의 사랑과 훈계를 외면하고 멋대로 살아왔으니, ‘Pompeii 최후의 날’을 기억하고 생각과 행동을 조심스럽게 해야 하겠다는 다짐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책임도 인간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환경론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습니다. 이번에 경주 지진을 경험하고 나서, 울산 같은 산업도시의 건축법은 전면 개정되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마땅한 일입니다. 옛글에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난 뒤에야 하늘의 명령을 기다릴 자격이 생깁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우리도 지진에 대비합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속담을 믿고 우리도 살 길을 찾아봅시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