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흙이 반쯤 채워진 빈 화분에 

자그마한 떡잎이 올라 왔다.


작년 누군가가 

여기에 수박씨를 버렸는지

 싹이 나고 잎이 나고 줄기가 뻗어 나가더니 

급기야 주먹만한 수박이 달렸다.




이른봄부터 싹을 틔웠다면 

아마도 지금쯤 먹음직스런 수박으로 영글었을텐데

늦게서야 싹을 틔운 이 수박은 

가을이 다되었는데도 아직 주먹만하다.




그러나 수박나무에 꽃이 피고 

어린열매가 달렸을때부터 

수박열매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무더웠던 여름날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