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선언서


"나 박보경의 사명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며

맡겨주신 mk들을

다음 세대에 준비된 하나님의 사람으로

양육하는 것입니다."




10년 후 보경이의 어느 날

- 박보경 -

10년 뒤 2027년 내 나이 56세, 갱년기가 와서 힘들어 하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이 재미나서 이것 저것 배우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을테고

신랑은 57세 한국에서의 사역을 시작한지 4년차, 가끔 병원 신세를 지지만 여전히 mk들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역을 신나게 잘 감당하고 있다.

윤재 26세, 군대를 무사히 다녀오고 복학해서 4학년에 접어든 아직은 군인 냄새가 살짝 묻어있고 앞으로의 진로가 고민인 상태.

윤서 23세, 언제 태국에 살았었나 싶을 정도로 세련되고 이쁜 대학 4년생, 대학원은 미국으로 간다며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있다.

참 믿겨지지 않은 나이들이다.

정말 이런 날이 올까? 싶을만큼 아주 아주 먼 이야기 같다.


5시에 일어나 대충 눈꼽만 떼고 신랑이랑 걸어서 새벽예배에 간다. 3월이라 아직은 씰쌀한 아침이다.

문득 20년전 태국에서의 첫 아침이 기억이 난다. 더우면서도 신선한 공기와 희귀한 새소리들...

오늘은 왠지 태국을 위한 태국에 있는 사랑하는 동역자들을 위한 기도를 많이 해야 할 것같다.


예배를 다녀와서 아침밥을 차려 신랑이랑 둘이 오늘 스케쥴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밥을 먹고

신랑은 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찬양을 크게 틀어놓고 설겆이를 하며 윤재 윤서를 깨운다.

윤재는 밥을 윤서는 빵을 먹겠단다. 언제나 둘은 달랐었지...

애들 밥을 차려주고는

혼자 방에 들어가 오늘 사역을 위해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엄마에게 아버님께 아침 안부 전화를 드리고 나도 나갈 채비를 한다,

윤재 윤서 둘이서 정답게 밥을 먹으며 "뒷정리 하고 갈테니 걱정 마세요."한다. 키워놓으니 참 좋네~

오늘은 특별히 예비 선교사님들에게 선교지에서 mk들의 초기적응에 관해 설명해 드리는 날이라 다른 날보다 옷도 화장도 머리도 더 신경쓰고 선교훈련소로 향한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면서 내가 지금 한국에 산다는 것이 새삼 기쁘고 신이난다.


자주는 아니지만 신랑과 함께 사역하는 날에는 선교사가 된 것이 더 자랑스럽다.

남편은 남자 선교사님들과 나는 여자 선교사님들 20여명과 3시간동안 여러 mk들의 사례를 나누며 사랑하는 아이들이 초기적응의 위험을 줄이고자 마음을 모으고 기도하며 은혜로운 시간을 보내고 다 함께 모여 점심을 먹는데 남자들은 역시 열정적인 일중심임이, 몇몇 여자 선교사님들은 자녀 문제로 고민하는 마음들도 느껴졌다. 이 젊은 사역자들과 mk들이 앞으로 선교지에 가서 겪을 많을 일들이 느껴지면서 대견하기도 안쓰럽기도 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부탁드려본다. 이들의 삶을 인도하시고 그 귀한 마음들을 받아주세요.


혼자 집으로 돌아와 밑반찬 몇가지를 만들면서 20여년전 태국에 도착한 윤재가 되어보고 윤서가 되어본다.

나름 엄마의 자리를 지키느라고 애썼지만 떠오르는 몇 장면... 미안한 맘이 있다.

이미 여러차례 엄마의 미숙함과 환경을 탓해보며 사과를 했었지만 내맘에는 아직 그대로 그대로 머물러있다.


아이들과 학부때 까지라도 같이 살고싶다는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윤재가 혼자 한국으로 대학을 가고 1, 2학년 홀로서기를 해야했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이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오게 되었고 2년만에 모두 합치게 되어 너무너무 기쁘고 감사한 삶이다.

반면에 내내 엄마 아빠랑 함께 산 윤서는 대학원은 미국으로 가겠다며 독립을 선언한다. 박수치며 응원하고 보내고 싶다.


저녁때가 되자 신랑과 윤재가 역에서 만났다며 함께 들어오면서 또 냉이를 한 바구니 사왔다.

길에 앉으신 할머니들이 안쓰러워 사 온 모양이다.

냉잇국 끓여도 나 혼자 먹는데 왜 자꾸 사오는 건지... 화도 나지만 참는다. 남을 헤아리는 이쁜 마음을 알기에...


준비해 둔 반찬으로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윤서가 들어왔다. 오빠랑 티격태격해도 내심 오빠가 집에 있으니 좋은가 보다.

밥을 먹으며 예전 푸초 형아들 누나들 이야기를 꺼내며 그때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운다.

그때는 힘들었어도 아이들과 함께 할 추억이 있다는게 참 감사하다.


이젠 푸초가 아닌데도 우리는 자연스레 밥상을 치우고 예배를 드린다.

예배드리며 우리가족의 주인이 하나님이라서

내 생각을 뛰어넘어 넘치는 축복으로 인도하심이 느껴져 눈물이 앞을 가린다.

우리 가족을 인도하신

앞으로 인도하실

그분으로 인해 맘 가득 행복한 밤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