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의 분위기라면 KB7연패 탈출은 결코 꿈이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현대의 경기력도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실패(?)KB의 경기력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며 8연패로 연패 숫자를 늘렸다. 반면 현대는 어려운 경기를 했으나 2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리뷰

 

17일 천안에서 펼쳐진 현대와 KB의 시즌 두 번째 만남에서 현대가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며 승점 19점을 기록해 2위 대한항공에 승점차이 없이 추격에 나섰다. KB19패로 승점 2점에 그치며 8연패 수렁과 함께 리그 최하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경기 초반은 KB의 완벽한 분위기였다.

 

1세트부터 거세게 몰아친 KB는 연패 탈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5-3으로 앞선 초반. 이수황의 속공 득점을 시작으로 김요한의 연속 블로킹과 마틴의 블로킹에 이어 오픈 득점까지 연속 5득점에 성공하며 10-3으로 달아났다. 이후 5점 이상의 리드를 하던 KB16-11에서 현대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마틴의 서브 범실과 오레올의 블로킹 득점에 이은 C속공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한 현대는 오레올이 또 다시 마틴을 잡아내면서 16-15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KB는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1~2점의 리드로 시소게임을 하며 1세트를 25-23으로 승리했다.

 

흐름을 탄 KB2세트 초반 역시 현대를 압도했다. 4-2에서 김요한의 C속공과 손현종의 서브 에이스에 이은 권영민의 블로킹까지 연속 3득점에 성공하며 7-2까지 달아났다. 이후 KB4~5점의 리드를 하며 경기를 이어나갔고 한 때 7점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현대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5-12에서 추격을 시작한 현대는 연속 5득점에 성공했다. 오레올이 C속공으로 득점을 올린데 이어 랠리 가운데 오픈 득점을 올렸다. 이어 손현종의 범실과 임동규의 서브 득점으로 9-12까지 추격했다. 이어 김요한의 공격 범실로 10-12로 바짝 추격에 나섰다. 이후 KB가 다시 달아나면서 3~4점의 리드 혹은 2~3점의 리드로 주도권을 현대에 내주지 않았다.

 

KB20점 고지에 먼저 올라섰지만 현대의 무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18-22에서 진성태의 속공득점과 문성민의 C속공으로 2점차로 좁히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 현대는 21-23에서 마틴의 범실과 최민호가 마틴의 공격을 차단하는 블로킹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부진했던 문성민이 중요한 순간에 한건을 해줬다. 24-24에서 강한 서브를 구사해 에이스를 만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최민호가 김요한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2세트는 현대가 26-24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따냈다.

세트 스코어 1-1에서 시작된 3세트는 초반부터 현대가 무섭게 KB를 몰아세웠다. 3-2로 앞서던 현대는 무려 연속 7득점에 성공했다. 이과정에서 문성민의 블로킹 2득점, 박주형의 블로킹 1득점과 상대 범실 2개와 공격 2득점을 기록했다. 10-2로 달아난 현대는 4~5점의 리드로 경기를 이끌었고 세트 중반 6~7점차로 달아나기도 했다. 결국 3세트는 현대가 25-19로 승리하며 한 발 앞서기 시작했다.

 

두 번째 세트의 승리로 분위기를 바꾼 현대는 4세트에서도 초반 리드를 확실히 지켜냈다. 세트 중반 17-11까지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KB도 반격에 나섰다. 이강원의 백어택과 화두연의 서브 에이스등이 나오면서 어느 덧 19-17로 바짝 추격에 나섰다. KB22-20에서 이수황의 속공과 김요한의 백어택으로 22-22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오레올의 오픈 득점과 이승원의 득점으로 현대가 연속 득점을 하면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24-23에서 오레올의 C속공으로 게임 셋. 25-23으로 현대가 4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문성민, 시즌 1호 토종 트리플 크라운 달성

 

현대의 토종 거포 문성민은 이날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이는 올 시즌 토종 공격수로는 첫 기록 달성이다. 문성민은 백어택 4, 서브 3, 블로킹 3개를 기록했다. 분명 대기록을 달성했으나 경기력 자체는 좋지 않았다.

 

문성민은 17득점을 올렸으나 공격성공률이 34.38%에 불과했다. 분명 이승원과 호흡 문제도 있었지만 앞선 경기들과 다른 모습이었다. 문성민은1세트 36.36%의 성공률과 4득점을 올렸다. 2세트에는 단 2득점에 그쳤고 공격 1득점 서브 1개를 기록해 14.29%로 매우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그나마 24-24에서 강한 서브를 구사해 분위기를 바꾼 것 하나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세트에는 7득점 성공률 75%를 기록했다. 이날 세트 중 가장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공격 3득점 블로킹 3개 서브1개로 공격 외적인 부분으로 활약을 했다. 마지막 4세트에서는 공격으로만 3득점을 올렸으나 성공률은 33.33%에 그쳤다. 하지만 토종으로 시즌 1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은 매우 반가운 기록이었다.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KB, 돌파구는 있을까?

 

1세트 그리고 2세트 초중반만 하더라도 KB는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미안하지만 1-2세트 경기력은 현대가 KB의 모습을 재연했다. 그러나 2세트 역전패를 당한 이후 KB는 무너지고 말았다. 더욱 문제는 마틴이 계속적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요한이나 손현종 등 토종 선수들이 나름의 활약을 해줌에도 불구하고 마틴 효과가 없다. 외국인 선수뿐만 아니라 KB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지만 방법이 보이질 않는다. 첫 번째는 용병 교체가 하나의 대안이고 방법이 될 것이고 강성형 감독도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방법이지만 모두 쉽지 않은 부분인 듯하다.

 

자원이 널린 것도 아니고 KB는 점점 답이 없는 팀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승원에게 스피드 배구는 사치다?

 

그럴 수도 있다. 노재욱이 빠진 후 현대는 참으로 힘겨운 경기를 하고 있다. 게다가 세터가 이승원 밖에 없기 때문에 팀이 흔들릴 때는 답이 없다. 결국 이날 2세트 임동규가 세터 역할을 했다. 사실 2세트도 버려지는 경기가 될 뻔했으나 임동규가 나와서 살렸다고 할 수 있었다. 분명 정확한 토스가 되지는 않았지만 임동규는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냈던 것.

 

문제는 임동규가 아니라 당분간 혼자 뛰어야 하는 이승원이다. 단순히 부상이 원인이 아니라 이승원의 능력과 최태웅 감독의 철학과는 스타일 자체가 맞지 않는 것 같다. 공격수들도 여전히 이승원의 토스를 힘겨워 한다는 것.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변화가 아닌 기존 배구를 하면서 노재욱이 올 때가지 기다리는 것과 승패를 떠나 뚝심 있게 자신이 추구하는 배구를 밀어붙이면서 이승원을 다시 육성하는 방법이 있다. 선택은 감독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이승원에게 스피드 배구나 토탈 배구는 사치가 될 수도 있다. 그냥 이대로 머물러 있을지 아니면 조금씩 변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굳혀나갈지 앞으로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