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올스타전 = ‘믿고 보는 올스타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 올스타전은 최고의 인기와 기량을 자랑한 선수들이 모여 이벤트 경기를 하는 축제의 장이다. 그러나 올스타전은 사실 싱거운 경기가 펼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끼를 갖춘 선수들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여전히 올스타전은 ‘재미없는 이벤트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프로배구 만큼은 다르다.
분명 연맹에서 많은 노력을 하는 것도 있지만 또한 배구만의 특수성을 잘 살린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당분간 프로배구 올스타전을 능가할 프로 스포츠의 올스타전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배구의 축제를 200% 즐긴, 진정한 올스타 이다영
올 해도 여자 선수들이 많은 것을 준비했다. 그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바로 현대건설의 2년차 세터 이다영이었다. 루키로 출전했던 지난 시즌에도 화려한 세리모니로 축제를 빛냈던 이다영은 올 시즌 무대에서 화끈한 세리모니로 자칫 경직될 수도 있는 경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다영은 세터로 공격수들에 비해 득점을 낼 확률이 적다. 또한 서브 득점과 블로킹을 매번 올릴 수도 없는 상황. 그럼에도 이다영은 분위기를 살렸다. 자신이 아닌 다른 선수가 득점을 올리자 대신해 코트를 장악하며 볼거리를 제공했다. 혹자들은 춤 세리모니가 지겹다고 할 수 있지만, 이다영 만큼 올스타전을 완벽하게 즐긴 선수는 없었다.
어쩌면 앞으로 올스타전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인물이 될 수도…
30년 지기 감독들도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세진 감독은 상대팀 감독이 김상우 감독에 대해 “올 해가 가기 전에 죽여버리겠다.”는 강한 발언을 했다. 이에 김상우 감독은 “우주로 보내야 한다.”고 받아쳤다. 경기 중에는 김세진 감독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를 하자 부심 송인석이 김세진 감독에게 휘슬을 내줬다. 순간 심판이 된 김세진 감독.
그러자 김상우 감독은 김세진 감독에게 옐로카드를 선언하며 진압에 나섰다. 이후 이다영의 과도한(?) 세리모니 속에서 주심이 김세진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선언하면서 퇴장을 시켰다. 최근 배구 감독들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지만 두 젊은 감독은 레전드 출신답게 올스타전에서도 감독의 권위보다 축제를 즐기며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야속했던 곰발바닥…여오현의 득점을 날렸다
1세트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팀브라운 이소영의 서브 포지션이었다.
이때 코트에 난입한 브라운은 공을 들고 서브를 날렸으나 역시나 실패. 결국 여자 선수들의 의해 브라운의 탈이 벗겨졌다. 그리고 브라운의 주인공은 여오현이었다. 이후 여오현은 코트에 남아 플레이를 했다. 탈을 벗겨졌으나 여전히 불편한 인형 복장이었다. 그럼에도 여오현은 상대 공격을 디그로 받아냈고, 멋진 백어택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후위 공격 범실로 득점에 실패했다. 여오현이 신고 있던 곰 발바닥이 너무도 컸던 것. 곰 발바닥의 사이즈와 불편한 차림새를 감안해 참작(?)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김건태 심판 위원장을 단호(?)했다.
여오현은 올스타전에서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감초다. 과거 이호와 함께 백어택 대결을 선보이기도 했고,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해 코트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올드 스타전의 주심으로 변신해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던, 올스타전의 강자답게 또 한 번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포청천을 포기한 김건태 심판 위원장
현역 심판에서 은퇴해 심판 위원장으로 활약 중인 김건태 위원장. 이날 김건태 위원장은 경기 감독관을 맡았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냉철함이 사라졌다.
여오현의 공격에 대해서는 정확한 비디오 판독을 했으나 최부식의 공격의 판독은 본인이 아닌 최부식에게 맡겼다. 이후 거듭된 비디오 판독 요청에 판정을 배구 팬들의 함성에 맡기는 과감성(?)을 보이기도 했다.
2015-2016 V리그 올스타전은 코트 안에 선수들뿐만 아니라 경기에 나선 감독과 경기 감독관까지 팬들을 위한 노력을 한 진정한 축제였다.
사진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311&aid=0000558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