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비슷했다. 그러나 결과는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4일 잠실에서 펼쳐진 2018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SK가 7-3으로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객관적으로 SK는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면서 마운드 쪽에 소모가 많아서 어려운 시리즈가 될 것으로 생각을 했다. 반면 실전 감각을 떨어지지만 두산이 여러 가지 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물론 한국시리즈 1차전에 승부를 가른 요소는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7회 공방전이 승부를 가르는데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피칭, 팀을 어렵게 만든 장원준
7회초 SK는 선두타자 안타 이후 번트로 1사 2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두산은 선발 린드블럼을 강판시키고 박치국을 올렸다. 박치국은 김강민을 3루 땅볼로 처리. 아웃카운트를 늘리고 한동민 타석에서 장원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어쩌면 풀타임 시즌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경험 많은 장원준이 중요할 때 한, 두 타자 상대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장원준은 한동민을 상대로 9구째 가는 긴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로맥 역시 볼카운트 0-2로 절대적인 유리한 상태에서 연속 4개의 볼로 다시 출루…2사 만루가 됐다. 물론 다음 박정권이 좌타자이기 때문에 로맥을 거른다는 생각에서 적극적인 승부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3루에 주자를 보내준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장면이었다.
장원준은 박정권과 승부에서 2구째 볼을 바운드로 던지면서 돌이 뒤로 빠져 버렸다. 그 틈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1점차 박빙의 상황은 2점차로 바뀌게 됐다. 이후 장원준은 박정권을 자동 고의4구로 보낸 후, 김승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좌타자를 막아달라는 벤치의 의도…장원준은 결과적으로 좌타자를 막는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팀을 어렵게 만드는 장본인이 되고 말았다.
어쨌거나 팀을 웃게 만든 김태훈
7회말 수비에서 SK는 산체스 대신에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태훈은 선두타자 김재환을 땅볼로 유도했으나 타구가 느렸던 탓에 내야 안타가 됐다. 이어 양의지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SK는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주환과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 이제는 동점이 아닌 역전을 생각해야 할 상황이었다.
만약 SK가 이 상황에서 추격을 허용했거나 동점을 허용했다면 1차전은 두산으로…그리고 시리즈 승부가 두산으로 완전히 기울 수 있었다.
무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그러나 김태훈은 7번 타자 오재일을 볼카운트 2-2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차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계속된 상황에서도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8번 타자 김재호를 상대로 볼카운트 2-1로 끌려가고 있었던 것…하지만! 4구째 김재호가 타격한 타구는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이 됐다. 순간 김태훈과 SK는 세상을 다 가진 상황이 됐고, 두산에게는 허무한 만루찬스가 되고 말았다. 과정은 너무나 험난했던 7회말 수비였으나 결과적으로는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장원준, 김태훈은 똑같이 만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그 결과는 너무나 달랐다. 한 때 팀 마운드를 지켰던 베테랑 장원준은 고개를 숙인 반면 김태훈은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사진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117&aid=0003130672
https://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144&aid=0000580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