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귤 懷橘
품속의 귤이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일컬는다.
후한(後漢) 말엽 손권(孫權)의 참모를 지낸 육적(陸績)이 어릴 적 일화이다. 육적이 6살 때 당대의 명문가인 원술(袁術)의 집에 심부름을 갔었다. 원가(袁家)는 대단히 부유하여 심부름 온 육적에게 귤을 내어 대접하였다.
육적은 홀어머니 슬하에서 살고 있어서 귤과 같은 귀한 과실을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여섯 살 아이가 말로만 듣던 달콤한 과실을 보았으니 얼마나 목고 싶었을까. 그러나, 육적은 먹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슬그머니 귤을 소매 속에 감추었다. 집에 돌아가 어머니께 드리기 위함이었다.
회귤고사(懷橘古事)
일이 끝나고 돌아갈 때가 되어 절을 하려는데, 품속에 숨겼던 귤이 굴러 나왔다. 어린 육적은 당황하여 어찌할 줄 몰라했다.
원술은 육적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귤을 먹지고 않고 소매에 넣었는냐?”
육적은 얼굴이 빨개져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머뭇머뭇 대답하였다.
“집에 계신 어머니께 드리려고 … 그리하였습니다.”
원술은 어린 소년의 효심이 기특하여 크게 칭찬하고 상 위의 귤을 모두 주어 보냈다.
이후에 ‘귤을 품는다(회귤懷橘)’는 말은 지극한 효성을 뜻하게 되었으며, 중국 효자들의 일화를 모은 이십사효(二十四孝)에 실리며 더욱 유명해졌다. 조선의 문인 박인로는 친구인 이덕형의 집에서 홍시를 대접받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육적의 고사를 인용하여 조홍시가(早紅詩歌)를 지었다.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음직 하다마난
품어가 반길 이 없을세 글로 설워하나이다
- 출전 : 이십사효(二十四孝)
- 한자풀이
● 회(懷) : 품다, 품, 마음, 생각
● 귤 (橘) : 귤, 귤나무
- 원말 : 회귤고사(懷橘古事)
- 유의어 : 육적회귤(陸績懷橘)
● 육적(陸績, 188년 ~ 219년)
중국 후한(後漢) 말의 관료이자 학자로 오나라(吳)나라 사람이다. 손권 휘하에 있었으나 그다지 신임을 받지 못했다. 군무 중에도 학문과 저술 활동을 계속하였다. 32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하였다.
● 손권(孫權, 182년 ~ 252년)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吳)의 초대 황제로 손견의 차남이자 손책의 동생이다. 강동의 맹주인 형 손책이 급사하자 어린 나이에 오후(吳侯)가 되어 강동을 다스렸다. 조조와 유비의 침공을 방어하여 삼국정립에 기여하였으며, 수성(守成)의 명수로 널리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말년의 거듭된 실책으로 오나라 패망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 박인로(朴仁老, 1561년~1642년)
조선의 무인이자 시인이다. 호는 노계(盧溪)이며 영천(永川) 출생으로 어려서부터 뒤어난 시재를 보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으로 참전하였다가 수군 절도가 성윤문에게 발탁되어 종군하였다. 1599년 무과에 급제하여 무관(武官)으로 활동하다가 사직한 뒤 낙향하여 독서와 시작(時作)에 전념하였다.
<태평사(太平司)>, <누항사(陋巷詞)>, <선상탄(船上嘆)> 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십사효(二十四孝)
원나라(元) 곽거경(郭居敬)이 편찬한 책으로 중국의 효자 24명의 전기(傳記)와 시를 적은 교훈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