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아버님의 장례식을 다녀왔다.


발인까지는 생각안했는데


친구가 운구하는 것 좀 해달라고 부탁하더라.




그래서 


뭐 사실 요즘 회사에 일이 없으니 


연차를 질렀다.


(덕분에 스케일링도 다녀오고, 은행도 다녀오고....)




그런데 


참 묘하게도


친구 아버님 장지가


우리 아버지가 계신 안성추모공원이더라.

예식이 다 끝나면


아버지 산소에 다녀올까 했는데


시간은 없었다.



마음속으로 좀 요새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꾸 미루지 말아야겠다.


아버지 묘에 한번 다녀와야겠다는 나의 다짐 그것을


오늘 아버지가 날 보고싶은건지 우연인지...


오늘 기억나는 것 하나.


친구의 사촌동생이 영정사진을 모시고 있고


나는 명패를 모셨다.


그래서 같이 이야기를 좀 했는데


그 사촌동생분 아버님 몸이 많이 불편하시더라.




사촌동생분은 작년에 장교로 제대하고


지금 취업준비하는 중이라던데...


귀찮은 내색없이


아버지를 부축하고 거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효도란...




지팡이를 짚으시고 혼자서는 거동을 할 수 없으신 분이었다.


그런데도 이 추운날에 장지까지 오신 건


자기가 아끼던 동생이 요절했기 때문에.


친구의 외삼촌되시는 분의 승용차로 


장의차를 에스코트하며 우린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처음보는 친구의 친척들과 그리고 친구인 내가...)


외삼촌 분은 


"어제 누가 그러더라고. 너무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어떻게든 살아야돼.


돈 못 버는 아버지라도 도둑질해서라도 가족들 먹여살리고 감방가는거야.


아무리 패악한 아버지라도 없으면 안돼."


(그 분은 현직 한의사로 부유한 삶을 누리시는 분이었는데


겉보기와는 다른 마인드를 갖고 계셨다.) 






아침에 친구녀석의 또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좀 많이 했다.


친구 아버님은 향년 55세로 상당히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셨다.


우리는 너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한 이야기를 들었나보다...


그리고 외삼촌분은 


친구 아버님이 너무 유(柔)하게 사셨다고


너무 재미없는 인생을 사셨다고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대의 치의대에서 


장학금만으로 대학을 다닌 수석인데


너무 조용하게만 사셔서 재미없게 사셔서


만약 다른 가족과 살았다면 그 사람들 우울증걸렸을 것이라고.....



그러면서 본인은 본인 자식들에게


자신이 언제 세상을 하직할 지 모르니


그런 불안을 느끼면서 살라고 암시를 준다고 하시더라. 자식들에게..





세상은 뭐가 답인지 모르지만


운이 또 어떻게 올는지도 모르고...


판단은 주관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장을 할때는


나도 막 울었다.


친구 어머님이 자꾸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침을 함께한 친구들은 


내 우는 모습에 놀란 모먕...


우리 가족이야


이미 20년이 다 되가는 이야기인데


그리고 사실 그땐 난 초등학교 3학년때라


현실로 와닿지 않았다.




병원 장례식장에서도 태연히 책을 보던 바보 어린이였으니.


 

그런데 유가족인


내 친구와 친구동생은 이미 성인이다.


직장인과 대학생.




사랑하는 누군가를 영원히 볼 수 없단 것에 대해


그 아픔에 대해 어떤건지 설명없이도 


자기 스스로 체득할 수 있는 나이아닌가.




어머님도 스스로 뭔가를 시작하시겠지.


우리엄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보험업을 시작하셨다.


그 동기를 알고 나니 눈물이 핑 돈다.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


남은 우리 가족을 보호하고 지키려면


잘 알아야 남에게 안 당하고 잘 지키면서 살 수 있으니.


그리고 우리 엄마가 걸어온 길은


절대 평탄한 길은 없었다.


친구네 어머님을 보니


나도 왠지 모르게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계속 났다.


지금도 눈물에 고인다.




한 가정을 이끄는 책임감에 대해


가족에 대한 사랑과 헌신.




그런게 없었다면


난 지금쯤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친구 어머님은 


너무 순종적이고 착하고 세상위험 모를 것 같이 너무 순하신 분이다.


내 친구야 멋진 녀석이니 잘 하겠지만


어머님이 걱정된다.




그리고 성당 연령회에서 연도를 드리러왔는데


친구 어머님의 호칭은 '미망인'이 되어 있었다.




미망인...


친구 어머님은 어제 밤에 온 나와 내 친구를 웃으면서 반겨주었다.




아마 슬픈 모습으로 일관하는 모습


약한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기 싫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친구 아버님 사인은 급성 백혈병인데


백혈병 기운이 좀 있는데


집에 말을 안했다고 한다.


본인이 의사인지라 


그 투병이 얼마나 사람을 찌들게 하는지 알기 때문에 


그 뒷바라지와 가족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위해 그랬을 것이다.




평소에도 자신으로 인해 주변사람들이 걱정하는 모습을 좋아하진 않으셨다고....


내가 친구 아버님을 마지막 뵈었을때는 군대 제대 갓 했을때인데


너무 멀쩡해보이셨는데...


또 인상도 온화하셔서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는데....





친구 사촌동생의 착한 마음씨와


친구 어머님


친구 외삼촌


그리고 문득 연관되어 떠오른 우리 엄마 아빠 그리고 형


모든 것들이 


나를 반성시키는 날이었다.





가족이라는 말은


기대고 싶고 따뜻한 편안함. 이런 것들이 없더라도


분명히 나중에 되돌아보게 되는


수구초심 = 가족


이런 것 아닐까.


나처럼 자꾸 가족을 미워하고 


가족이라는 말이 어색해 잘 안하려고 하는데


반드시 내가 되돌아 볼 대상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