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무문관 영화를 봤다. 영화는 3 년 동안 문에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하루 일식하며 외부와의 출입을 금한 체 수행하는 스님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내가 기대했던 대로였다. 간화선만이 오직 불교의 수행법이라는 일반적 개념이 이젠 많이 사라졌고 또 나름대로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불교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어서인지 영화 무문관을 보다 객관적인 측면에서 바라 볼 수 있었다. 만약 예전처럼 한국불교라는 테두리에 갇힌 상태에서 보았다면 매우 고무적이고 신심을 북돋는 영화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남방불교의 사상을 익히고 위빠사나 수행을 한다고 꼭 부정적으로 이 영화를 불수도 없다. 그저 불교 내에 한 전통의 구도과정을 그린 이야기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싶다. 어느 수행 전통이던 모두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따르는 노력과 희생이다.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식사와 수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 외 하루 나머지 모든 시간을 수행에 할애하는 데에는 어느 집중수행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치 교도소처럼 문에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주변에 철조망을 치는 것은 좀 억지스러우면서도 가식적인 면이 있지만 그 전통의 수행방식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처음에는 10 여명의 수행자들이 무문관에 들었는데 도중 3 명은 포기하고 나머지는 3 년 수행을 끝까지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긴 수행을 마쳤는데 누구 하나 당당하게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어느 수행전통에서나 수행자는 자신이 달성한 목표를 함부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무문관 수행을 마친 사람들 중에는 화두를 타파하고 견성을 체험한 이도 어쩌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 흐름을 보면 수행자들이 3 년이란 세월을 무문관에서 보내면서도 별 다른 진척 없이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인상을 받는다. 적어도 3 년이란 세월을 독방에서 혹독하게 수행을 했으면서도 견성성불을 못했더라면 적어도 수행한 만큼 번뇌가 가라앉고 지혜가 자라야 할 것인데 오히려 더 미궁에 빠져있는 듯 했다. 뼈를 깎는 수행을 했음에도 그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것 같아 다소 안타까웠다. 이것은 오직 나의 개인적 소감이다. 나는 간화선 수행에 대해 잘 모르기에 알지 못하며 함부로 떠드는 것일 수도 있지만 영화에서 보이는 무문관 수행자들의 구도과정은 다소 침울해 보였다. 이제는 더 이상 치열하고 혹독하게 몸까지 해쳐가며 하는 수행법이 고무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수행을 한만큼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몇 십 년 동안 혹독하게 수행해도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없다면 과연 그런 수행법에 내 일생을 걸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영화 한편만 보고 그 수행법이 좋다 나쁘다 판단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적어도 영화 무문관은 불교수행이란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 어려우며 평생을 그렇게 수행해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극히 어렵다는 인상을 준다. 만약 불교수행이 그렇게 어렵고 수행을 위해 평생을 바쳐도 진보가 더디다면 그 누가 모든 것을 버리고 불가에 뛰어들까? 불자라면 혹독하고 치열하게 수행하는 수행자들의 겉모습만 보고 감동적이니 아름답다니 할 것이 아니라 그런 노력을 통해 과연 무엇을 얻었는지, 그 수행방법이 수행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얼마나 효율적인지그리고 나 또한 그런 수행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는지 한번 쯤 깊이 숙고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