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추돌 사고시 차량간 과실비율의 분배 (3)
-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 포함) 연쇄추돌사고시 과실책임의 존부여부 -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자동차 연쇄추돌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에 있어, 각 차량 사이의 과실책임의 존부 여부와 그 비율을 판정함에 있어 어떻게 판단해야 할 지에 대한 대법원 판례(2012.8.17. 선고 2010다28390 판결)은 다음과 같다.
"선행차량이 사고 등의 사유로 고속도로에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주행차로에 정지해 있는 사이에, 뒤따라온 자동차에 의하여 추돌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정차로 인하여 후행차량이 선행차량을 충돌하고, 나아가 그 주변의 다른 차량이나 사람들을 충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선행차량 운전자가 정지 후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과실로 이를 게을리하였거나, 또는 정지 후 시간적 여유 부족이나 부상 등의 사유로 안전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지가 선행차량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된 선행사고로 인한 경우 등과 같이 그의 과실에 의하여 비롯된 것이라면,
그 안전조치 미이행 또는 선행사고의 발생 등으로 인한 정지와 후행 추돌사고 및 그로 인하여 연쇄적으로 발생된 사고들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며,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에,
선행차량 운전자의 과실은 후행사고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분담범위를 정할 때에 참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9.12.10. 선고 2009다64925 판결; 대법원 2012.3.29. 선고 2011다110692 판결 등 참조). "
즉, 당해 연쇄추돌 사고의 발생에 있어 최초 선행사고를 일으킨 과실이 있는 차량과 최후 후행사고를 일으킨 차량이 공동불법행위를 구상하는 경우, 최초 선행사고 차량과 최후 후행사고 차량의 과실책임은 그 사이에 있는 차량들의 과실책임은 별도로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며, 그 책임은 피해자의 손해에 대해 연대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례 : 대법원 2009.12.10. 선고 2009다64925 판결
- 야간에 고속도로에서 제1차 사고를 야기한 운전자가 사고 직후 차량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등의 안전조치의무를 게을리 한 채 고속도로 1, 2차로에 걸쳐 정차해 둠으로써 후행차량과 재차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사안에서,
설사 제1차 사고를 야기한 운전자가 실제로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취할 여유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 불법 정차와 제2차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한 사례
【이 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제1차 사고와 제2차 사고 사이의 시간적 간격과 제1차 사고를 야기한 소외 1이 부상을 입은 사정 등에 비추어 소외 1에게 사고방지 조치를 요구할 수 없고,
또한, 1, 2차로에는 제1차 사고 차량들이 정차해 있었지만, 3차로에는 정차 차량이 없었기 때문에 2차로를 진행해 오던 후행차량 운전자인 소외 2가 전방주시를 철저히 하였다면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하여 사고지점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었을 것이므로,
이 사건 제2차 사고는 전방주시를 게을리한 소외 2의 전적인 과실에 기인한 것이고, 소외 1의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제2차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구 도로교통법(2005.5.31. 법률 제7545호로 전부 개정되어 2006.6.1.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1조,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2006.5.30. 부령 제32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3조에 의하면,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그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고장 등 경우의 표지’를 그 자동차로부터 100m 이상의 뒤쪽 도로상에 하여야 하고, 특히 야간에는 위 표지와 함께 사방 500m 지점에서 식별할 수 있는 적색의 섬광신호·전기제등 또는 불꽃신호를 그 자동차로부터 200m 이상의 뒤쪽 도로상에 추가로 설치하여야 하며, 그 자동차를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전용도로 외의 곳으로 이동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위 규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대리운전기사인 소외 1은 야간에 차량 운행 중 조향장치를 놓쳐 위 차량이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후 2차로를 역주행하여, 소외 3 운전의 화물차량과 소외 4 운전의 쏘나타 택시를 차례로 충돌한 뒤 1, 2차로에 걸쳐 정차하였는 바,
소외 1은 위 사고 직후 위 차량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구 도로교통법 제61조 및 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23조에 규정된 ‘고장 등 경우의 표시’를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의무를 해태하였으므로, 소외 1의 이러한 형태의 정차는 불법 정차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소외 1로서는 경부고속도로를 운행하는 후행차량들이 1, 2차로에 정차한 위 차량들을 충돌하고, 나아가 그 주변의 다른 차량이나 사람들을 충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소외 1의 불법 정차와 이 사건 제2차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설사 소외 1이 실제로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취할 여유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소외 1이 야기한 제1차 사고로 인하여 위 차량이 야간에 고속도로 1, 2차로를 막고 정차하고 있었던 이상 달리 볼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소외 1의 불법 정차와 이 사건 제2차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고,
제2차 사고의 발생은 오로지 후행차량 운전자인 소외 2의 전적인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한 데에는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