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도에 대한 환상

 

1881년 영국에 빨리성전협회(Pali Text Society, PTS)를 설립했던 리스 데이비즈(T.W. Rhys Davids, 1843-1922)는 인도에서 불교가 지배력을 갖고 있던 시기를 불교인도(Buddhist India)’라고 명명했다. ‘불교인도란 불교가 인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던 시기의 불교를 의미한다. 인도에서 불교의 전성기는 붓다와 그 직제자들이 교화활동을 펼치고 있던 시대였다.


환상(幻想)이란 현실에 없는 것을 있는 것같이 느끼는 상념(想念)을 말한다. 신심 돈독한 불자들은 붓다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인도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그러나 현재의 인도에서는 붓다의 체취는 고사하고, 붓다시대의 생생한 불교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그야말로 불교인도에 대한 환상에 불과하다.


문화는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고대 인도의 인더스 강 유역, 지금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지역에 기원전 약 3000년경부터 1300년경까지 찬란한 인더스 문명을 꽃피웠다. 그 후 기원전 약 1500년경부터 인도로 침입해 온 아리안 족들이 이룩한 바라문의 문화는 인류의 차원 높은 종교철학이었다. 이러한 인도의 종교철학과 문화는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로 퍼져 나갔다. 당시는 인도의 정신문화가 중국보다 앞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인도에서 기원전 6세기경에 발생한 불교사상과 불교문화는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에 전해졌다. 중국인들은 이전에 접해 보지 못한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사상과 불교문화에 매료되고 말았다. 그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인도의 불교를 중국에 이식시켰다. 중국은 인도에서 가져온 불교사상과 불교문화를 더욱 다듬어 중국화 시켜나갔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을 통해 불교를 받아들였다. 한반도에 전래된 불교는 한국의 정신과 문화의 토대가 되었다.


이 때문에 한국인들은 부처님의 나라, 인도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있다. 불교도로서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인도의 불교성지를 순례하고자 한다. 그러나 지금의 인도는 불교가 성행하던 불교인도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불교의 사대성지(탄생지, 성도지, 설법지, 열반지)에 일부 불교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인도인들에 의한 자발적인 불교신행은 찾아볼 수 없다. 사대성지에 가사를 입고 있는 인도의 승려들은 우기에는 집에 가서 살다가 건기가 되면 외국에서 오는 성지순례자들에게 구걸하기 위해 가사를 입고 나온다. 한때는 불교가 인도인의 정신에 크게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의 인도인들은 붓다의 가르침을 전혀 알지 못한다.


Ananda Stupa, Vaishali, Bihar, India


모헨조다로와 하랍파의 유적에서 기원전 3000년경에 이미 수세식 변소를 사용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 도시 전체에 상하수도의 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이처럼 과거에는 뛰어난 문명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인도인들이 대소변을 길거리에서 해결하는 후진국에 불과하다. 지금도 화장실이 없는 집이 대부분이다. 길에는 동물들의 배설물과 인분으로 악취를 풍긴다. 무질서와 환경오염, 소음이 뒤섞여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것이 인도의 현주소다. 나라 전체가 혼돈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우리가 인도로부터 배울 문화는 거의 없다.


최근 어떤 노 보살님은 인도의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강의시간에 나에게 스님! 인도에 가서 붉은 벽돌만 보고 왔습니다.”고 말했다. 그 노 보살님은 부처님의 나라 인도에 가면 부처님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가 너무 크게 실망했던 것 같다. 붓다의 생애와 인도불교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폐허로 남아 있는 유적지에서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인도가 현대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도로교통법을 만들어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고, 소와 동물은 집에서만 기르도록 한다면 인도의 거리는 어느 정도 깨끗해질 것이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려 나라 전체가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다. 인간의 대소변과 동물들의 배설물이 땅속에 스며든 그 물을 먹고 산다. 부처님의 나라, 청정한 불국토는 차지하고라도, 우선 인간이 살 수 없는 나라로 만들는 것이 인도의 급선무일 것이다.


리스 데이비즈가 말한 불교인도는 이제 인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리는 불교인도는 불교문헌과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불교인도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2018. 2. 28.

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