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노래] 하나

 


세상살이 건넘이 얕으면 물들은 상태도 얕아
세상살이 겪음이 깊으면 허튼 속임수도 깊어

 

그러므로 군자여
노련한 숙련됨이 순박한 어리석음만 못해
억수루 공손함이 소탈한 거칠음만 못해

 

涉世가 淺이면 點染도 亦淺이오

섭세    천       점염    역천      

歷事가 深이면 機械도 亦深이라
력사    심       기계    역심

故로 君子여
고    군자     

與其練達론 不若朴魯요 與其曲謹으론 不若疎狂이라

여기련달    불약박로    여기곡근       불약소광

 

 

 


<감상>

 

옛날에 추구하고 있었던 그림자 따위는 이제 소용없다
나에게는 저 돛대가 가지고 있는 이중의 기쁨이 있는 것이다
숲의 유산에 대해서 해로海路의 바람에 대해서 아는 것과
그리고 어느날 나는 결의했던 것이다 이 세상의 빛 아래서

 

나는 감옥에 처넣어지기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백합꽃을 꿈 속에서 찾아 헤매는 젊은 승려를 위해서 쓰는 것도 아니다
나는 쓴다. 소박한 사람들을 위해
변함없이 이 세상의 바탕을 이루는 것들-물이며 달을
학교와 빵과 포도주를
기타나 연장 따위를 갖고 싶어하는
소박한 사람들을 위해 쓴다.

 

나는 민중을 위해 쓴다. 설사
그들이 나의 시를 읽을 수 없다 해도
내 삶을 새롭게 해주는 대기여
 
언젠가 내 시의 한 구절이
그들의 귀에 다다를 때가 올 것이기에
그 때 소박한 노동자들은 눈을 뜰 것이다.
광부는 웃음 띤 얼굴로 바위를 깨고
삽을 손에 쥔 노동자는 이마를 닦고
어부는 손안에 든 고기가
한결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갓 씻은 산뜻한 몸에
비누향기를 풍기는 기관사는
내 시를 찬찬히 들여다 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틀림없이 말할 것이다.
"이것은 동지의 시다"라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꽃다발이고 명예다.

 

바라건대 공장이나 탄광 밖에서도
나의 시가 대지에 뿌리를 내려 대기와 일체가 되고
학대받은 사람들의 승리와 결합되기를
바라건대 내가 천천히
금속으로 만들어낸 견고한 시 속에서
상자를 차츰차츰 열 수 있기를
젊은이가 생활을 발견하고
그곳에 마음을 다져넣어
돌풍과 부딪쳐 주기를
 
그 돌풍이야 말로 바람 센 고지에서
나의 기쁨이었던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의 <커다란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