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칭궤테레 마나로라 마을(아침 8시 경)


도보를 제외하고 칭궤테레(Cinque Terre) 포도밭을 탐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트레니노(trenino=단궤도 열차)를 타고 가는것이다. 가파른 포도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외 철길 위를  달리는 트레니노를 타고 느릿느릿

 테라쩨(terrazze)를 스쳐가는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위↑: 트레니노는 바닥만 있기 때문에 움직이기 시작하면 손잡이를 꼭 잡아야 균형이 잡혀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방문한 곳은  첫번째와 두번째 테라(terra=마을)로  리오마조레~ 마나로라  구간이며

절벽을 따라  조성된 계단식 포도밭  ‘코스타 드 포사(Coste de Posa)’ 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칭궤테레같이 절벽에 만들어진 포도밭을 이탈리아 말로는 테라쩨(terrazze)라 부르며

한국어는 계단식 밭으로 해석될 수 있다.





칭궤테레에서는 옛날부터 페르골라(Pergola Bassa)라는 방식으로 포도가 재배되는데

어른 허리츰 높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땅에 꽂혀있는 나무 말뚝을 따라 포도나무가 자란다.

여름이 되면 말뚝의 윗 부분은 포도잎으로 무성해지며 이 나뭇잎들이 드리우는 그늘

아래로 포도송이가 자란다.


                                         위↑: 포도나무는 허리 키 만한 높이로 재배되고 있다.


페르골라 재배방법은 포도송이를  최대한 노출시켜 햇빛을 충분히 받게하는 일반 재배법과는

                                          상충되지만 리구리아의 작열하는 햇볕으로 부터 포도가 타는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칭궤테레는 여름에 비가 적게내려 지층에 수분 함율이 낮은데

이 나뭇잎 그늘로 인해 땅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준다.


그늘아래 자라는 잡초는 햇빛을 받고 자란것보다 덜 억세기 때문에

손으로 솎아내기 쉬워 농부들의 일손을 덜어주는 고맙기 짝이 없는 그늘이다.


             위↑: 포도가 낮게 자라기 때문에 땅에 쪼그리고 앉아 포도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내가 방문한 '코스타 드 포사' 포도밭에서는 알바로라, 베르멘티노, 보스코 청포도가 자라며

이를 블랜딩해서 만든 드라이한 맛의 화이트 와인 "칭궤테레(Cinque Terre Doc ‘Costa de Posa)"로 알려져 있다.


여름의 햇볓에 잘 익은 과실, 허브와  레몬, 오렌지잎 향기가
올라오며 시원한 레모네이드의 상큼, 시큼함을 선사하는 칭궤테레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

지중해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잘익은 청포도만 따로 골라서 파시타이오(passitaio,포도 건조실)에서 2~3주 잘 말려  쪼글쪼글해진 건포도를

압착해서 발효시킨 와인은 칭궤테레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진미다. 샤케트라(sciachetra')라 불리는 짙은 황금색의

                                          이 스위트 와인에서는 꿀, 살구쨈,복숭아 쨈, 망고, 호두의 달콤한 향기가 나며 비단결같은 맛에 살포시

                                          산미가 묻어나온다.



                위↑:보스카,베르멘티노,알바로라 청포도를 블랜딩해서 만든 화이트 와인


포도밭구경을 마치고 트레니노에서 내리는 순간 뭔가를  머리에  한 짐 짊어지고 가는 할머니가 보였다. 

      할머니가 이고 있는 짐 안에는 지네스트라(ginestra=금작화)라고 불리는 나무가지가 들어있다고

트레니노 운전사가 알려줬다.이 가지를 말리면 밧줄처럼 강하고 유연해지는데

말뚝에 포도가지를 묶는데 사용한다 했다.


칭궤테레는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기때문에 지네스트라 가지로 말뚝과 포도가지를 서로 묶어두면

이것이 땅에 쓰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했다. 그렇다고 아무때, 아무나 꺾은 지네스트라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7월,8월 중 보름달이 뜰 때

칭궤테레 여인내들이 직접 캔 것 만이 효염이 있다고 한다 .


시중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전용 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부터 내려오는 방식을

지키려하는 고집스러움이  남다른 와인의 비결임을 알게되었다.

할머니가 지고가는 지네스트라가 잘 건조되어 내년에는

이것으로 묶어진 새 포도송이가  어떠한 바람에도 굳건히 잘 견디어 내어 포동포동 잘 익을거란

믿음을 갖게된 여행이였다.

        

칭궤테레 와인과 테라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 포스팅을 보시면 얻을 수 있습니다.

http://blog.daum.net/baeknanyoung/119http://blog.daum.net/baeknanyoung/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