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스위트와인의 대명사는 파시토(passito)와인입니다. 잘익은 포도를 건조시켜 건포도를 만든 후 일반와인과 같은 양조과정을 거쳐 만듭니다.


파시토 와인의 핵심은 아파시멘토(Appassimento)라 불리는 포도를 건조시키는 작업입니다. 포도를 건조하면 수분은 증발되고 글루코스,글리세롤이 농축되며

특유한 아로마가 생깁니다. 이런 포도로 주스를 만들어 발효시키면 어릴땐 황금빛이나다가 좀 더 숙성되면 조청빛으로 변하고 손가락에 비비면 꿀처럼 끈적거리는

점도를 갖게됩니다.


아카시아꿀,황도,호도,땅콩,설탕에 졸인 사과의 향기를 풍기는 파시토 와인은 치즈케익,바삭한 칸투치니 아몬드과자와 꿈결같은 조화를 이루며 고르곤졸라 치즈와

마시면 치즈특유의 톡쏘는 맛이 중화되어 식감이 부드러워집니다.




아파시멘토는 건조기간에 따라 '단기 아파시멘토'와 '장기 아파시멘토'로 나뉘는데 단기 아파시멘토는 '벤뎀미아 타르디바(Vendemmia Tardiva,늦수확)'라 부르며 몇 주

정도 소요됩니다. 디저트와인을 만들기 보다는 농축된 맛과 향의 드라이 와인을 얻기위한 양조기술 입니다.


서늘한 북이탈리아에서 흔하게 이루어지는데 또렷하고 집중된 구조감을 가진 발텔리나의 스프루삿, 프리울리주의 소비뇽블랑과 피노그리죠, 베네토주의 라보소와인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장기 아파시멘토는 빠르게는 9월 초부터 늦게는 수확다음해 3~4월까지 연장되는데 이탈리아 와인산지 전역에서 행해집니다. 건조기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발효만 몇 개월 씩 걸리는게 보통인데 이를두고 이탈리아 양조가들이 "제2의 수확"이라 합니다. 장기 아파시멘토 와인의 최고봉은 역시 빈산토,레초노,판텔레리아 모스카토를 들 수 있습니다.


장기 아파시멘토를 거쳤지만 드라이와인으로 분류되는 예외적인 와인이 있습니다.아마로네 와인의 실크같은 타닌과 팽팽한 활시위에 걸려있는 화살과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는 구조를 기억하시죠? 바로 3종류 이상의 적포도를 5개월 이상 건조시켜 수확시의 포도송이 원래크기보다 30~50% 줄어든 아파시멘토의 정상입니다.


아파시멘토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따라 전통방식과 인공방식으로 나눕니다. 전통방식은 바람이 잘 통해 건조하면서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은 자연건조실을 이용하는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납작한 판자에 펴서 말리거나 포도를 줄에 매달아 처마에 걸어 말립니다.


인공건조는 아파시멘토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되는 환경에서 진행되며 일정한 크기의 플라스틱 용기에 포도를 겹치지않게 담아 말립니다. 인공건조를 하면 해로운 곰팡이가 포도에 감염되는걸 막을 수 있고 빠른 시간내에 원하는 크기와 관능기준에 맞는 건포도를 얻을 수 있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전통방식대로 아파시멘토를 하는 와이너리는 베네토주에서는 주제페 퀸타렐리, 피에로판 와이너리,토스카나주에서는 프레스코발디와 아비뇨네시 와이너리 입니다.

주제페 퀸타리렐리는 코르비나,코르비노나,론디넬라 적포도를 푸룻타이오(fruttaio)라 불리는 전통건조실에서 말리는데 건조중인 포도에 행여 곰팡이가 필까봐 온가족이 번갈아 가며 손으로 자주 뒤집어준다고 하내요. 아파시멘토 기간은 포도의 상태에 따라 해마다 다르며 정성스레 말린 포도로 아마로네와 레초토가 만들어 집니다.




아마로네 생산지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소아베에서는 가르가네가 청포도를 말려 스위트 와인의 여황"레초토 디 소아베"를 만듭니다. 레초토(recioto)는 소아베지역 방언으로 "귀"라는 뜻인데요 포도에 빌려쓴 연유는 포도알이 더 많이 달린 윗부분의 모양이 사람의 귀처럼 불쑥 튀어나왔기 때문이라는 군요. 레초토 부분이 밑의 포도알 보다 햇빛에 더 노출되다보니 건강하고 고급스런 아로마가 자연스럽게 농축됩니다. 소아베 레초토는 가르가네가의 윗부분만 따서 장기 아파시멘토한 귀한 스위트와인 입니다.




끼안티 와인의 역사는 프레스코발디 역사란 혹자의 평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이 많지 않을 정도로 토스카나 와인에 지대한 역활을 한 프레스코발디는 토스카나 전통방식에 따라 엄결하게 빈산토를 만드는것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빈산토는 아파시멘토한 트레비아노와 말바시아 청포도를 압착한 다음 밤나무로 만든 카라텔리 통에서 발효,숙성시킨 후 카톨릭 축제(부활적,성탄절)전날 열어 마시는 축제의 와인입니다.


포미노(피렌체의 북동쪽에 있는 소도시)에 위치한 프레스코발디 와이너리의 빈산토 전용 발효,숙성실인 빈산타이아(Vinsantaia)를 가봤습니다. 낮은 목재 천장과 그 아래 활짝 열린 창문들이 마치 다락방처럼 보입니다. 목재천장은 쉽게 덥혀지고 식혀지기 때문에 카라텔리통 안의 빈산토의 산화와 숙성을 촉진시킵니다.




아래사진은 작년 11월에 찍은 아비뇨네시(Avignonesi)와이너리의 아파시멘토실 입니다. 사진의 왼쪽과 오른쪽 서랍에 놓여있는 포도의 색깔이 다르죠? 왼쪽의 것은 트레비아노와 말바시아 청포도이고 일반 빈산토로 사용될 것이며 오른쪽 포도는 산조베제 품종입니다. 산조베제로 만든 빈산토는 매우 희귀하며 완성된 와인의 색깔이 자고새의 눈동자처럼 짙어서 "빈산토 오끼오 디 페르니체{(Vin Santo Occhio(눈동자) di Pernioce(자고새)}"라 합니다.



아비뇨네시의 10년 숙성된 "빈산토 오끼오 디 페르니체"의 알콜농도는 매우 짙은데 꼬냑 잔에 따라서 보면 제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잔을 눕힌 다음 손으로 굴리면 빈산토 액이 잔 벽에 붙어 흘러내리지않을 정도로 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