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전 처음 가는 여행지의 숙소나 식당을 정할 때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 이후 TA로 생략함) 사이트를 참고한다. 이 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숙소와 식당 수가 엄청나며 그 안에 접속하면 내 예산 내에서 먹고 잘 수 있는 곳을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숙소 근처에 있는 맛집을 찾지 못했을 때는 내 취향에 맞는 맛집을 기억하는 검색 로봇이 숙소 반경 수 미터 거리 내에 있는 맛집 리스트를 빛의 속도로 보여준다.


TA가 대령한 리스트에서 적당한 장소를 정하는 건 순전히 내 몫이다. 먼저 TA가 자체적으로 내린 평가나 아니면 여행자들의 리뷰를 검토하면서 선택의 범위를 줄여나간다. 나는 아주 좋음, 좋음, 보통, 별로, 최악으로 구분돼 있는 리뷰 중 상위 세 등급은 대충 훑어보고 하위 두 등급에 올라온 리뷰를 꼼꼼히 읽는다.


리뷰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숙소나 식당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충 비슷비슷 하다. 소음, 조식의 빈곤함, 침대 청결 등이 숙소에 대한 불만이며, 식당의 경우는 가격보다 맛이 없다거나 식재료의 신선함의 의문제기, 웨이터가 불친절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혹평들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지만 검색하고 있는 장소의 전반적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사실 어떤 리뷰내용들은 매우 혹독해서 경쟁사의 직원이 한 짓이거나 돈을 받고 고용된 허위 고객이 일부러 작성한 게 아닌가 하는 인상도 받는다.


몇 년 전 부터는 리뷰작성자의 등급, 리뷰작성 횟수, 리뷰가 도움이 된 횟수를 표시해 놓아 리뷰를 읽는 독자가 리뷰내용의 진위를 확인 할 수 있게 했다.


그 외에도 혹평 리뷰 아래에 숙박 및 식당 소유자가 올린 답글도 주의 깊게 읽는다. 혹평이 한 쪽의 오해로 인한 일방적 언어 폭탄일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음식이 맛없다는 리뷰에 설거지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음식을 깨끗이 비웠다는 주인의 답글, 호텔의 소음이 심해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는 리뷰에는 작성자가 숙박한 룸 가격이 대폭 할인된 가격이었다거나 고객이 소음이 덜한 방으로 옮겨달라고 요청을 했으면 적절한 조처를 했을 텐데 아무 말 없다가 나중에 뒤통수를 치는 건 몰상식하다고 맞받아친다.


몇 일 전 내가 사는 도시에 있는 생선요리 전문 식당에 갔었다. 식당사장은 20년째 똑같은 장소에서 영업을 해오고 있는데 우리는 특별한 날에 이곳에서 식사한다. 이백 년 이상 된 낡은 건물의 1층을 생선 전문 식당의 분위기가 스며나오는 인테리어로 개조했으며 고풍스러움과 청결함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 주 별로 바뀌는 메뉴의 다양함, 메뉴와 잘 어울리는 와인들로 꽉 채워져 있는 와인리스트는 이곳에서 먹는 행위가 미식 세계로 업그레이드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날 먹은 다섯 종류의 해물 전채요리 세트, 생선 파스타는 정말 감칠맛이 돌았고 여기에 곁들인 그레꼬디 투포 화이트 와인은 생선의 풍미를 훨씬 돋보이게 했다. 앙증스러운 시칠리안 디저트는 먹기 아까울 정도로 고소했고, 한 모금 곁들인 지빕보 스위트 와인은 함께 마시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조화의 듀엣을 부르고 있었다.


이날 저녁 식사가 맘에 들어 좀처럼 하지 않는 짓을 하기로 했다. TA에 음식의 신선함과 웨이터의 박식한 와인지식에 좋은 리뷰를 남기려고 이 식당의 리뷰에 접속했다. 총1,240개의 리뷰는 상위 2등급 내에 몰려있을 정도로 대체로 좋은 편이었다. 3% 내외가 별로 또는 최악이라고 했는데 과연 내가 자주 가는 이 식당에 대한 불만은 무얼까 싶어 궁금했다.한편으로는 내가 식당 선택할 때 기준으로 삼는 리뷰의 혹평이 정말 올바른 기준인지 중간 점검하고 싶기도 했다.


주로 생선이 신선하지 않다거나 웨이터가 불친절하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리뷰는 해물튀김은 안 된다고 해놓고 10분 뒤에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해물 튀김을 먹고 있었고, 품질과 맛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이었다. 이 식당의 생선은 세시간 거리 내에 있는 리구리아 바다에서 매일 아침 배달되며 주인은 시칠리아가 고향으로 친절한 편은 아니지만 강직하고 자신의 레스토랑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사장은 정말 심한 혹평에는 다음과 같이 맞대응하면서 정황을 알려주었다. 이 식당은 원래 월요일에는 해물 튀김을 하지 않고(이건, 입구에 걸린 메뉴에도 명시해 놨다) 해물 튀김이 나온 건 이 손님들이 1주일 전부터 특별히 주문해 놓은 것이었다. 또 가격보다 음식이 비싸다는 리뷰에는 네 사람이 일 인분의 전체요리를 시켰는데 나눠 먹겠다고 해서 4개의 접시와 포크, 나이프까지 갖다 주었다고 볼멘소리했다.


다행히 이 식당은 내가 잘 아는 식당이고 대부분의 리뷰가 좋아서 몇 개의 혹평 리뷰가 매상에 지장을 주지 않을 거다. 하지만 일부 식당은 리뷰처럼 정말 맛과 서비스가 형편없고 돈을 내면서 바가지 썼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리뷰가 대체로 좋아서 그것만 믿고 갔는데 식당에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나한테 벌어질 수도 있다.


한 번은 출장가서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숙소 부근의 조그만 식당에 가서 저녁을 해결했다. 운전하기 귀찮아서 무턱대고 가까운 곳에 들어갔는데 깔끔했고 음식도 맛있었다. 다음날 호텔 체크 아웃하면서 직원한테 어젯밤 식당 얘기를 했더니 거기 맛없고 불친절한 곳이라고 했다. TA 에 가서 리뷰를 찾아보니 상위 보다는 하위 등급 리뷰가 많았는데 내가 미리 검색을 했다면 절대로 가지 않았을 곳이 분명했다. 내가 간 그날은 셰프 컨디션이 좋았거나 아니면 내가 특별히 운이 좋았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