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H

관계 : 달로의 남동생

출생연도 : 1993

출생 지역 : 서울

기록자 : 달로


  

달로: 첫 질문은 이거야, 내가 너한테 커밍아웃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

 

H: 처음에 들었을 때? 근데 난 솔직히 특별한 감정 같은 게 없었는데. 왜냐면 그 전에 약간 눈치 챘었고. 엄마가 누나가 레즈비언이냐고 나한테 물었었거든. 그때 나는 엄마한테 아니라고는 했는데, 곰곰이 생각할수록 누나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그때부터 계속 생각했던 거 같아, 누나가 정말 레즈비언일까? 하고. 누나가 나한테 커밍아웃할 때 되게 힘들게 얘기를 꺼낸다는 느낌을 받았어. 누나가 사실은 레즈비언이야, 하고 말했을 때 뭔가 목소리도 평소보다 낮아지고 자존감도 낮아 보이고 그러더라고. 근데 나는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어. 사실 어느 정도 예상도 했고,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게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

 

달로: 그럼 원래 네가 성소수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은 어땠어?

 

H: 나는 성소수자가 아니지만, 그 사람들에 대해서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정말 그렇잖아. 그 사람이 내가 게이로 변하길 원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차별하지 말라고 말하는 거고. 서로 좋은 사람들끼리 사랑하겠다고 말하는데. , 속으로 별론데 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해. 근데 반대하는 행동을 할 권리는 없지. 그래서 나는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

 

달로: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H: , 지금도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아.

 

달로: 근데 내 기억이 맞으면, 나도 그랬지만 사실 중·고등학교 때 그런 혐오를 배우기가 굉장히 쉽잖아.

 

H: 그렇지.

 

달로: 그리고 하리수가 굉장히 이슈였던 때가 있었지.

 

H: , 맞아.

 

달로: 나는 그때 네가 약간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거든.

 

H: , 그치. 근데 일단 그때는 뭔가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잖아. 하리수라는 사람이 트랜스젠더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 사람한테 욕을 하니까. 나도 아 저 사람이 나쁜가보다 생각했지. 왜냐면 그때는 우리도 다 어렸잖아.

 

달로: 그게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모르면서 그냥 그랬지.

 

H: 모르지, 그 나이엔.

 

달로: 모르는 데 일단 거부감부터 먼저 느꼈다는 거지?

 

H: 그렇지. 아예 트랜스젠더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그냥 싫다고 느낀 거지. 사회에서 다 싫다고 하니까, 나도 싫어해야 하나보다 하고. 사실은 어떻게 보면 무관심이지. 대놓고 막 싫어 싫어하는 것보다 나는 사회가 뭐라고 하니까 그냥 같이 지나가는 거지.

 

달로: 하긴 기본적으로 너는 누군가를 막 열렬히 싫어하질 안잖아.

 

H: 그렇지. 내가 싫으면 안 보면 되는 거고.

 

달로: 근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잖아? 아무래도 너는 내가 레즈비언이라는 걸 알고 있고. 그럼 만약에 어떤 활동이 필요하게 될 때, 서명이 필요하다든지 그런 때에 함께해줄 의향은 있는 거야?

 

H: 그럼 누나가 활동하는 거라면 당연히 동의할 수 있지.

 

달로: 근데 내가 그렇기 때문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이 그런 권리를 기본적으로 가지는 게 옳다고 생각하면 그 이유만으로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H: 그럼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행동할 수 있지.

 

달로: 하긴 내가 지난번에 너한테 군형법 관련된 거 서명을 해달라고 했었잖아.

 

H: .

 

달로: 그때도 느꼈지만 너는 네가 옳다고 생각을 하면 행동을 할 거 같긴 하거든.

 

H: 그럼.

 

달로: 근데 기본적으로 나는 내가 레즈비언이니까 더 그런 활동에 더 나서고 싶어 하는 게 있지만 너는 약간 거리감이 있잖아.

 

H: , 그렇지. 확실히 그 사람들의 생각이나 그런 것들을 다 공감할 수는 없지. 나는 당사자는 아니니까. 근데 누나가 나한테 커밍아웃한 뒤로 나도 관심을 더 가진 건 맞아. 현재 상황 어떤지도 보고. 누나한테 얻는 정보가 많기도 하고. 예전에 어떤 강의를 듣는데 입양에 대해서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거든. 거기서 내가 동성 부부의 입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 주제로 내본 적이 있었어. 근데 보니까 여자애들은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편인데 남자애들은 아직도 좀 보수적이더라.

 

달로: 근데 사실 그런 표현들, 관대하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시혜적인 표현이기는 한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여자애들이 훨씬 생각이 트여 있다는 거지?

 

H: 맞아.

 

달로: 내 생각에도 남자애들은 좀 경직되어 있는 것 같아. 어떤 집단 내에서 누군가를 혐오하는 세력이 생기면 거기에 쉽고 빠르게 동조가 되고.

 

H: 근데 뭔가 동성애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서 약간 깔보는 느낌? 우습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더라. 그래서 좀 한심해 보였지.

 

달로: 근데 그런 것들을 실상 접할 수밖에 없잖아. 어떤 이슈들이 나올 때마다 페이스북 같은 곳에 진짜 지저분한 댓글들 진짜 많이 달린단 말이야. 그런 것들을 너도 가끔은 보잖아? 그런 것을 볼 때 느낌은 어때?

 

H: 사실 전에는 내가 페이스북이 없었잖아? 누나가 커밍아웃을 하기 전에는. 그 후에 본 거기 때문에 나는 좀 실망스러웠지. 그래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SNS에서 아직도 타인을 깎아내리고 비난하고 하는 게. 단지 소수라는 이유로나는 그걸 되게 싫어해. 소수라고 무시하는 그런 거. 사실 따지고 보면 성소수자도 소수이기 때문에 억압받는 거잖아.

 

달로: 그렇지.

 

H: 다수가 어떻게 정답이 될 수 있어, 그건 정말 무서운 생각이잖아? 난 그거 정말 싫어하거든 소수를 무시하는 거. 근데 딱 보면 그런 게 보여. 성소수자를 깔볼 수 있다고 생각하잖아.

 

달로: 그러니까 그건 더 다수이고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인 거잖아?

 

H: 맞아, 그런 게 있다니까?

 

달로: 변태집단 취급을 하는 경우도 많고.

 

H: 맞아. 게이들은 이상한 옷 입고 다니는 것처럼 표현하고. 레즈비언은 솔직히 좀 존재감이 없는 거 같아.

 

달로: 아예 레즈비언 자체가 가시화가 잘 안 되어 있지. 게이에 비해서. 게이는 뭔가 되게 양극화된 이미지화가 되어 있는 게 굉장히 감각적이고 세심한 걸 잘하는 이미지로도 되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변태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트랜스 젠더하고 게이를 구분을 잘 못 해.

 

H: .

 

달로: 미묘한 경계에 있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H: 근데 내가 봐서는 그렇게 차별하는 사람들은 그냥 관심이 없는 거야.

 

달로: 그렇지 사실 무지에서 혐오가 나오는 거고. 에이즈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도

 

H: 진짜 웃기지.

 

달로: 그게 게이라서 걸리는 게 아니거든.

 

H: 그러니까.

 

달로: 주변에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어때? 생각이?

 

H: 친구들?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애들은아직 걔네들 하고 동성애에 대한 얘기는 안 해본 거 같아. 근데 아마 내 친구들은 막 혐오나 그런 것도 없고, 그냥 나랑 비슷하다 보니까 관심이 없었으면 없었지 뭔가 남을 깔보는 애들은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친구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깔보는 성격이었다면 절대 친구로 안 두지.

 

달로: 그건 그렇지.

 

H: 근데 대학교 애들이 좀 그래. 내가 그래서 대학교 애들이랑은 잘 안 어울리고 대화도 잘 안 하는데. 동성애에 대한 생각은 잘 모르겠어, 얘기를 안 해봐서. 근데 여성 비하 같은 걸 많이 해. 그게 너무 저질스러워서 같이 얘기를 안 하게 되는 것 같아.

 

달로: 너도 이제 여성 혐오에 대한 생각이 생기잖아, 나한테 영향을 받는 것도 있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도 있고 듣는 것도 있을 거고. 근데 사실 그런 여성 비하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애들이 많잖아?

 

H: 그렇지. 진짜 많더라.

 

달로: 그래서 그런 애들하고 얘기를 하는 게 피곤하고 별로 어울리고 싶지 않다는 거지?

 

H: .

 

달로: 근데 어느 한 편으로는 그런 생각들 때문에 인간관계가 좁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안 들어?

 

H: 아니, 전혀 안 드는데? 나는 걔네들이 나를 멀리하는 게 아니라 내가 걔네들을 멀리하는 거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어울리기 싫어. 근데 그런 얘기 하는 거 보면.

 

달로: 어떤 식의 얘기를 하는데?

 

H: 그냥 뭐 듣고 있으면, 이 형 또 여성 혐오하네 싶은뭐 이런 애들이 있다면서 사진도 막 올리고

 

달로: 여자애들 사진 같은 거를?

 

H: 뭐라 그래야 하지, 그 카톡 대화 같은 거 있잖아? 여자애들하고 얘기하고 하는

 

달로: 얘기했던 거를 올리는 거야?

 

H: 아니, 개인적으로 얘기한 걸 올리는 건 아니고 그냥 페북 같은 데 돌아다니는 막 그런 여자들 얘기 있잖아. 남자들 돈 노리고 만났다 뭐 그런 것들에만 포커스를 맞춰 가지고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어. 날마다 그러는 건 아닌데.

 

달로: 막 꽃뱀이네 어쩌네 하면서?

 

H: , 맞아 그런 식으로. 그런 식의 대화를 해. (한숨) 그래서 보기 싫은데.

 

달로: 그러면 네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애들은 고등학교 친구들이라는 거지?

 

H: 그렇지.

 

달로: 걔네는 그런 얘기(여성, 성소수자 혐오)는 안 하는 편이고?

 

H: 그런 얘기 자체를 잘 안 해봤지. 근데 사실 걔네들이 만약에 혐오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내가 바꿔줄 수 있다고 생각해.

 

달로: 바꿔줄 의향도 있고?

 

H: 그럼. 그건 솔직히 폭력이잖아.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자신이 타인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거나 나름 없고. 누군가의 위에 서고 싶어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난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근데 대학교 친구들은 바꿔줄 만큼 가깝지도 않고 그럴 가치를 못 느끼겠어. 생각을 바꿔주려면 욕먹을 각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왜냐면 그 친구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십 몇 년을 살았어, 근데 내가 갑자기 이건 아니라고 계속 말을 해. 그러면 그 친구도 분명 불쾌할 수도 있잖아.

 

달로: 그렇지.

 

H: 그렇기 때문에 나도 친구의 생각을 바꾸려면 멀어질 수도 있다는 각오를 가져야 하는데, 난 대학교 친구들을 바꿔주고 싶을 정도로 친하지도 않고, 애초에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필요도 못 느끼겠고. 그게 나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잖아.

 

달로: 그렇지, 당연히 그렇지.

 

H: 내가 그 말을 꺼내면 친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어느 정도는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해. 근데 나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라면 내가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거 같아. 친구들이 나를 믿어주기도 하고, 나도 내 친구들 믿기도 하고.

 

달로: 사실 그런 게 있지. 주변에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바꿔주고 싶고, 그런데 그 과정이 힘들단 말이야.

 

H: 그렇지.

 

달로: 이건 조금 다른 얘긴데, 너는 여자친구한테 내가 레즈비언이라는 얘기를 했잖아?

 

H: .

 

달로: 그걸 얘기할 때는 어땠어?

 

H: 얘기할 때? 솔직히 약간 걱정을 하긴 했지. 만약에 여자친구가 싫어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근데 그 전에 이미 충분히 얘기를 했었어. 여자친구가 자란 곳은 동성혼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었고. 누나가 전에 나한테 얘기를 해도 된다고 했잖아? 그때 또 내가 마침 기사를 봤어, 여자친구가 사는 나라에서 동성혼 합헌에 대해 논의가 되고 있다는. 그래서 내가 여자친구한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나랑 비슷한 생각이었어. 그 사람들이 좋다고 한다면 그것에 대해서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그래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그리고 사실은 우리 누나가 레즈비언이라고 말해줬어. 근데 내 여자친구도 나랑 생각이 비슷했기 때문에 별로 놀라지도 않았던 것 같아. , 한국인한테 레즈비언이라고 하면 신기해할 수도 있잖아? 근데 여자친구는 그런 것도 없었고. , 그리고 누나가 많이 힘들었겠다고 그랬지. 그리고 부모님은 아시냐고 먼저 물어보더라. 그래서 부모님은 아직 모른다고, 어른들은 생각이 딱딱하다고 그랬더니 거기도 어른들은 아직 생각이 딱딱하대.

 

달로: 그렇다고 하더라.

 

H: , 근데 젊은 층이 많이 바꿔나가고 있고.

 

달로: 확실히 속도가 빠르다는 느낌이 있어, 거기는. 젊은 층이 한국에 비해 훨씬 활기를 많이 띄고 있다는 느낌도 있고.

 

H: 정치인 자체가 젊은 거 알아? 최근에 바뀌었잖아? 우리보다 먼저 그걸 바꾼 거야.

 

달로: 여성 총통인가 그렇지 지금?

 

H: 아마 그럴 거야. 그리고 젊은 걸로 알고 있는데. 노선을 바꾼 거야 말하자면 전에 있던 사람은 강국이랑 계속 싸우려고 하고 사람들을 챙기기보다는 계속 그런 식으로 했는데, 그걸 바꾼 거지. 우리나라는 그 나라랑 교류를 많이 안 하니까 이슈화가 잘 안 된 것뿐이지. 우리보다 먼저 총통을 바꿨어.

 

달로: 여자친구랑 가끔 그런 얘기들을 해? 동성혼이나 그런

 

H: 누나 얘기 나올 때는 가끔씩 했었어. 누나가 우리 부모님이 모르는 거 내 여자친구한테 얘기했었다며? 그런 얘기 나오면서 좀 얘기를 했었지. 그 후로는 사실 우리가 당사자는 아니다보니까 그게 논의할 일은 많지 않았지.

 

달로: 그렇지, 사실 일상생활에서 얘기할 일은 많이 없긴 하지.

 

H: 그치 애인 사이에 뭐 토론을 하는 것도 아니니까. 많이는 안 하는 거 같아.

 

달로: 아까 네가 말한 강의에서 동성 부부 입양에 대해서 얘기한 건 뭐야?

 

H: 그건 내가 강의 들을 때 동성 부부의 입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냈는데, 그걸 교수님이 동성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애들한테 투표를 해보라고 한 거야.

 

달로: , 근데 동성애에 대해서 투표를 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H: 사실 투표라기보다 동성애에 대해서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입장을 얘기해보라는 거였어.

 

달로: 그러니까 동성애에 대해서 찬반을 따지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H: 근데 나는 뭔가 논의는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 교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었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달로: 근데 이게 찬반이 가능한 문제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항상 얘기를 한단 말이야. 사실 어떤 존재를 찬반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까 말한 것처럼 굉장히 위압적인 거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잖아. 사실 내가 동성애를 하겠다는데 누구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는 거잖아. 근데 이게 무슨 허락이 필요한 문제고 찬반이 필요한 문제처럼 군단 말이야.

 

H: .

 

달로: 물론 동성 결혼이라든지 동성 부부의 입양이라든지 하는 부분에서는 논의가 필요할 수 있지. 근데 너는 이미 더 나아간 방향의 논의를 제시한 건데 교수가 아예 한 단계 뒤로 퇴보하게 만든 거잖아.

 

H: 그렇지.

 

달로: 근데 나는 아직까지 그 정도 수준의 논의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 한국 사회가.

 

H: 그렇지, 사실상 토론 자체도 거의 안 하는 편이지. 쉬쉬하는 게 더 많잖아 어떻게 보면.

 

달로: 사실 얼마나 저급하고 무지한 얘기야 누군가의 존재에 대해서 찬반을 붙인다는 게.

 

H: 근데 이거는 정말 한국 교회의 문제도 크다고 봐.

 

달로: .

 

H: 난 교회가 너무 싫어. 신도들한테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아. 교회 가는 게 사실 잘 생각해보면 반 협박이다? 너 나 안 믿으면 지옥 간다고 협박하면서 데려가는 거야. 특히 어린 애들은 지옥이 뭔지도 잘 모르잖아. 그냥 지옥이라는 단어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지도 없는 지도 모르지만 이 사람이 내가 안 믿으면 지옥 간다니까 그렇게 해서 따라가는 거지. 그건 종교가 아니라 협박이야. 항상 어린 아이들부터 노리잖아. 이미 나이를 먹고 나면 지옥이 있는지 없는지 관심이 없어져. 이제 컸기 때문에 협박이나 그런 게 안 통한단 말이야. 그래서 안 믿는 사람은 끝까지 안 믿어. 근데 어린애들한테는 잘 먹힌단 말이야. 나는 한국 교회가 점점 사이비처럼 변하고 있다고 생각해. 예전에 어떤 사람이 그랬다며 예수 보고 서양에서 온 깡패 새끼라고. 예수 자체는 깡패가 아니었을 수도 있어. 그 사람 자체는 현자였을 수도 있지. 근데 한국에 들어온 교회는 정말 사이비라고 봐. 그리고 그 영향이 한국 사회가 가진 편견의 뿌리가 되고 있는 것 같고.

 

달로: 사실 기독교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가장 큰 세력이긴 한데, 항상 축제할 때마다 앞에 와가지고 반대 시위하는 무리 중에 기독교신자 비중이 크기도 하고. 기독교가 왜 유난히 동성애에 대해서 반대하고 비난하고 그걸 공공연하게 내보이는 걸까?

 

H: 내가 봤을 때는 성경 구절 때문인 거 같은데, 근데 사실 그걸 근거로 소수를 억압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 내용 구절 하나로 억압할 수 있는 손쉬운 상대한테 자기 분노를 표출하는 거지 그냥. 분노표출 대상이라고 생각해. 소수이고, 법적으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쉽게 누를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하잖아. 관심을 끌기도 좋은 상대고.

 

달로: 확실히 그런 게 있지. 근데 퀴어문화축제를 할 때마다 얘기가 나오는 게 항상 굉장히 선정적인 것처럼 얘기를 하고 변태 축제라고 얘기를 한단 말이야. 그런 것들을 접하면 어떤 생각이 들어?

 

H: 나는 퀴어문화축제를 본 적은 없어. 누나가 간다는 얘기만 들었지. 사실 반대 시위하는 것도 본 적 없고. 관련 뉴스를 본 적이 없어서. 그냥 누나가 간다 그래서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만 강했지. 그 축제가 정말 변태적인 면이 있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축제인지에 대해선 잘 몰라. 그냥 단지 누나가 간다고 하면 그 교회 세력들 때문에 위험해질까봐 걱정될 뿐이지.

 

달로: 매년 뉴스에 무슨 다 발가벗고 있는 것처럼 내보내잖아.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은 본 적이 없거든. 아니 그리고 사실 있다고 해도 그게 무슨 상관인가 싶긴 해. 근데 이제 그런 것들을 사진을 엄청나게 내보내면서 변태광란축제다 이렇게 얘길 한단 말이야.

 

H: 근데 락 페스티벌 같은 데서 옷 벗는 걸로는 아무도 뭐라고 안 하잖아?

 

달로: 그러니까. 항상 그런 식인 거야. 이번에 무슨 물총 축제인가? 사실 선정적이라고 하면 그쪽이 훨씬 선정적이야.

 

H: 그치 사실 따지고 보면, 뉴스 보니까 아주 망나니들이더라. 사실 한국 사회는 성에 대한 교육이 다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달로: , 성에 대한 교육이 어떤 식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H: 일단 기본적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리 어린 나이라고 해도 애들이 성에 대한 호기심이 있잖아. 그리고 어린 나이라고 쉬쉬할 문제가 아닌 게, 솔직히 관계를 맺는 애들은 맺어. 근데 그거를 올바른 지식이 없는 애들이 그냥 호기심에서 잘 모른 채로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단 말이야.

 

달로: 그렇지.

 

H: 그러다보니까 임신하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내가 봤을 땐 그냥 잠깐씩 수업 시간을 대체해서 할 게 아니라 정규 과정으로 애들한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남자애들한테 콘돔 쓰는 법을 확실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이상하게 남자애들한테 콘돔 쓰는 법을 안 알려주고 여자애들한테 알려줘.

 

달로: 그니까 여자애들은 그걸 직접 쓰는 것도 아닌데.

 

H: 여자애들한테 그걸 알려줘서 뭐 해. 아니 남자애들은 어떻게 쓰는 지도 모르고. 나도 콘돔은 내 돈 주고 사서 처음으로 봤어. 그 전에 학교에서 본 적도 없고. 폐쇄적인 성교육이야. 정말. 아니 이게 남자 성기고 이건 전립선이고 이런 거 알려줘서 뭐하냐고.

 

달로: 그러니까. 근데 더 웃긴 건 뭔 줄 알아? 여자 성기는 알려주지도 않아.

 

H: 맞아 남자애들한테도 안 가르쳐줘.

 

달로: 여자애들한테도 안 알려줘. 여자애들한테는 성기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자궁을 보여줘.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가 너무 잘 보인다는 거지. 여자는 성적인 쾌락을 얻는 곳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아기가 생길 집을 보여준다고.

 

H: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성교육을 할 거면, 물론 각 부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필요하긴 하겠지만, 그걸 왜 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똑같은 내용만 반복하는지 모르겠어.

 

달로: 그러니까 진짜 쓸 데 없는 걸 하고 있는 거야. 낙태 영상을 보여줄 게 아니라 피임법을 알려줘야지.

 

H: 그러니까, 피임법을 알려줘야 하는데.

 

달로: 어차피 하지 말라 해봐야 하는 애들은 분명히 있잖아. 근데 그걸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애들이 야동과 같은 잘못된 경로로 배우는 거고 그러니까 범죄가 너무 많이 일어나는 거지.

 

H: 몰카에 대한 것도 사실상 그런 거라고 봐. 제대로 된 성교육을 못 받았으니까. 심지어 제대로 된 성교육을 못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못 배웠기 때문에 그렇게 제대로 되지 못한 사람들이 생기는 거지. 사실 나도 누나가 아니었다면 그 사람들과 지금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어.

 

달로: 그게 참, 뭔가 답답하지 그런 걸 생각하면.

 

H: 근데 솔직히 말하면 그건 학교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거든? 솔직히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 해. 요즘에는 워낙 성장이 빠르기도 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 맞는 건데 아직도 쉬쉬하잖아. 우리 어릴 때도 쉬쉬했고 부모님 세대가 어릴 때도 쉬쉬했고 그랬는데 지금도 여전히 쉬쉬해. 청소년 콘돔이라는 것도 있대. 있는데 애들한테 말을 안 해. 쓰지 말라 그러고 나쁜 거라고. 근데 콘돔이 나쁜 거야?

 

달로: 사실 콘돔은 나이 상관없이 구매할 수 있어. 오히려 계속 사고가 벌어지는 건 제대로 된 지식이 없어서겠지.

 

H: 이게 감춰놓으면 썩는다고. 그런 걸 애들이 탈선이라고 생각한다니까. 어른들이 하지 말라니까.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걸 했다는 일탈에서 오는 쾌감도 분명히 있는 거야. 그 나이에는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잖아. 위험하거나 금기된 것에 호기심이 많지.

 

달로: 맞아, 근데 계속 제대로 된 성교육을 시키지 않으니까 문제가 일어나는 거지. 어린애들뿐만 아니라, 중학생 남자애들이 여자 교사 앞에서 자위를 한 것도 그렇고. 하도 제대로 교육을 안 시키니까 성인이 돼서 몰카나 찍는 거야.

 

H: 그래. 그 애들이 그렇게 자란 거야.

 

달로: 그때 누군가 문제 제기를 하고 걔들을 방치하지 않았으면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았으면 걔들이 자라서 그렇게 됐겠냐고.

 

H: 그러니까. 최근에 정말 몰카 엄청 난리잖아.

 

달로: 그것도 이제 계속 공론화가 되니까 그만큼 나온 거지 사실 예전부터 계속 있어 왔던 거야.

 

H: 근데 이번에 군대 관련된 거 터지면서 싹 사라졌잖아 몰카에 대한 논의. 계속 이슈화되고 있었는데.

 

달로: 참 그게 항상 느끼는 건데, 여성 이슈든 성소수자 이슈든 다른 게 하나 터지면 너무 쉽게 묻혀. 나하고 크게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 더 큰 일이 터지면 항상 거기로 시선을 돌려버린다고.

 

H: 한국 사회가 좀, 약간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 냄비 근성이라고 하잖아. 끓었다가 사라지는 게 빠르다고. 그게 진짜 문제긴 해. 그러다보니까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심을 안 해. 정부 측에서도 안 하는 게 정말 큰 문제지만.

 

(이후 동생과 진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핸드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녹음이 끊겨서 파일이 사라졌습니다. 대략 30분 분량의 파일이 사라졌고, 추후에 기억나는 대로 다시 질문을 해서 재녹음을 하긴 했습니다만, 전부 보완되지는 않을 것 같아서 간추려보면 최근 동생의 진로 방향이 바뀌었지만 본래 목표하던 청소년 상담 쪽으로 나가게 된다면 분명 그중에 성소수자인 아이들이 있을 텐데 그런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달로: 그러니까 네가 상담사의 길로 나가서 청소년들을 많이 만날 거라고 가정을 했을 때, 내가 아까 질문을 했듯이 만약 성소수자인 아이들이 와서 커밍아웃을 했을 때 좀 더 고려를 해서 얘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를 했지?

 

H: 그리고 기왕이면 그런 걸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내가 상담사가 된 시기에는.

 

달로: 그러면 다른 애기를 좀 해보자. 내가 여성혐오에 대해 꽤 자주 얘기를 했잖아?

 

H: .

 

달로: 근데 그런 것들에 대해 내가 얘기할 때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H: 뭐랄까, 여성에 대해 얘기를 할 때 과하다고는 생각 안하는데. 남성에 대해서는 과하다고 느낄 때가 조금 있지. 굳이 그렇게까지 열 낼 주제가 아니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던 것 같아.

 

달로: .

 

H: 정확히 어떤 때였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가끔씩 그럴 때가 있었던 것 같아. 굳이 열을 낼 상황이 아닌데도, 약간 과할 때가 있다고 느끼기도 했었지. 근데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과하다고 느낀 적이 없는 게 워낙 문제가 많기도 하고 문제에 대한 대처도 없으니까. 그런 문제가 발생해도. 이번에 몰카 문제도 그렇고. 아동에 대한 것도 그렇고, 뭔가 사회가 여성에 대한 법이나 그런 게 많이 미비하지. 그래서 여성에 관해서 얘기할 땐 그게 과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 근데 가끔씩 남자, 특히 아저씨에 대해서 얘기할 때? 아저씨에 대해서는 좀 과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 여성 문제에 관련해서는 더 이슈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법도 약하고.

 

달로: 근데 네가 생각이 더 많이 바뀌게 된 게 내 영향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지금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더 그렇게 된 것도 있는 것 같단 말이야.

 

H: , 맞아.

 

달로: 특히 몰카나 그런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되었잖아?

 

H: .

 

달로: 그런 것들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H: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솔직히 스스로 최대한 보호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도 여자친구한테 호신용품 같은 걸 사주는 거고. 개인 차원에서는 그렇게 하고, 계속 이슈화를 시켜야지. 댓글을 달거나 기사를 스크랩해서 공유하거나 친구한테 알리는 것도 해야 하고, 그런 식으로 계속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정부 차원은 솔직히 지금은 실망스럽지. 나는 정말로 정부를 못 믿겠어. 지금은 정권이 바뀌어서 또 달라지는 게 있겠지만. 나는 우리나라 정부가 책임을 회피한다고 생각해. 국민들한테 세금을 걷어가는 만큼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거 같아. 무슨 정책을 하든 소외되는 사람이 없나 봐야 한단 말이야. 그럼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이런 걸 기본 전제로 가지고 있어야하는데, 그냥 이건 많은 사람들이 원하네? 오케이, 그럼 이건 해줄게. 그리고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에 대해 관심이 없잖아. 그렇게 되면 외면 받는 건 늘 소수자거든.

 

달로: 항상 소수자가 그런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거 같아.

 

H: 소수는 관심을 가지고 찾아내야한단 말이야. 소수자들은 계속 목소리 내고 있어, 안 내는 게 아니야. 근데 그 목소리를 들으려면 정부가 찾아내야 돼. 근데 그런 노력이 없잖아. 관련된 얘기를 더 해보자면, 우리나라는 선택 복지야. 본인이 알아서 신청을 해야만 해. 근데 정말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 그걸 다 찾아가지고 할 수가 있냐는 거지. 그리고 여러 혜택을 만들어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홍보를 안 해. 공고 같은 것도 어느 한 군데서 관할하는 게 아니라 보건복지부나 청와대 뭐 그런 사이트에 마구잡이로 올려놨어. 그럼 자기가 어디에 속하는지부터 해서 다 찾아봐야해. 누가 그걸 앉아서 다 찾아보고 있어 당장 나 먹고살기도 바쁜데. 애초에 선택적 복지를 하면 안 되는 나라였는데, 선택적 복지를 시행했다면 최대한 복지를 많은 사람이 받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하는데. 어느 정부도 노력하지 않았단 말이야. 김대중 정부도, 복지를 많이 늘렸지만 선택적 복지를 그대로 유지 했잖아. 내 생각엔 일본처럼 보편적 복지로 갔다가 줄여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 보편적 복지를 했다가 줄이게 되면, 내가 혜택을 받았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거든. 근데 처음부터 선택적 복지를 하면 누가 그걸 홍보도 안하는데 알 수 있겠어. 문재인 정부는 노인 쪽부터 해서 보편적 복지를 하려고 하고는 있어. 그래서 그런 걸 좀 지켜보긴 하는데.

 

달로: 복지 쪽은 잘 모르지만, 일단 나는 성소수자고 관련 이슈가 나오면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잖아? 근데 항상 차별금지법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 그냥 넘어간단 말이야. 그래서 네 말에 공감을 하는 게,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

 

H: 맞아. 이건 정말 정부차원의 문제거든. 개인이 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문제고.

 

달로: 정말로 너무 이상하리만치 기독교 눈치를 너무 많이 보고.

 

H: 기독교인이 정부 쪽에 많이 있으니까.

 

달로: 많이 있지. 아예 조직적으로 뭉쳐 있기도 하고.

 

H: 그게 나라 수준인거야 사실 말하자면. 정부가 편향적으로 그 사람들 편에 서있는데. 대통령이 나라의 얼굴이라는 말이 맞아. 다수를 대표해서 서 있는 그 사람의 행동이 그 나라의 수준인 거야.

 

달로: 그치.

 

H: 그래서 나는 정말 전에는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어.

 

달로: 지금도 하고 있기는 하잖아?

 

H: 지금도 떠나려고 해, 근데 예전에는 나가려고 해도 막연히 두렵거나 했었는데, 이제는 여자친구도 해외에 있고 하니까 장기적인 목표가 생겼다고 해야 할까.

 

달로: 그런 게 있는 거 같아. 네가 이민을 생각하는 나라가 한국보다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지고 있잖아? 성소수자나 여성 이슈에 있어서도 조금 더 선진적이고. 그래서 그런 걸 접할 기회도 지금보다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해.

 

H: 그렇지. 사실 지금은 누나를 통해서 접하는 게 다니까.

 

달로: 조금 다른 얘기이긴 한데, 네가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이잖아? 특히 여자친구한테도 그렇고, 나한테도 전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사준 적이 있었고.

 

H: .

 

달로: 그러니까 기본적으로는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들어보니까 몸을 못 지키게 된 게 그 사람 책임은 아니라는 생각은 있는 것 같아.

 

H: 그럼. 사실 나는 이렇게 여자들이 벌벌 떨게 되는 건 정부 탓이라고 봐. 국민이 두려움에 떨면서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게 말이 돼? 내 몸을 내가 지킨다는 것도, 국가가 기본적인 시스템 자체가 없어서 그런 거지.

 

달로: 사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무차별적이고 무분별한 범죄라고 볼 수가 없는 게 처음부터 약자인 여성을 타겟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H: 데이트 폭력도 그렇잖아.

 

달로: 여자한테 조심하라고 말하는 경우가 훨씬 많고. 솔직히 밤늦게 집에 들어가면서 남자들끼리 야, 집에 조심해서 들어가라 이렇게는 잘 안 하잖아? 근데 여자애들끼리는 항상 집에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한단 말이야.

 

H: 나는 얘기하긴 하는데. (웃음)

 

달로: 그런 사람들도 있긴 하지. 너처럼 안전에 많이 신경 쓰는 사람들은 더 그렇지. (웃음) 근데 보통은 남자들끼리는 새벽 늦게까지 술 마시고 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자유로운 면이 있잖아. 그리고 사람들이 보통 여자가 밤늦게 들어가면 그래서 범죄에 당한 거다, 라고 생각하는 면이 아직도 꽤 크단 말이야.

 

H: 근데 정말, 그런 생각이 어느 한 개인 차원에서 끝나면 모르겠는데 법을 정하는 인간들까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누가 늦게까지 마시래? 이게 진짜 말도 안 되는 게, 내가 내 돈 주고 마시겠다는데. 날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건 국가의 몫인 거지. 누군가 스프레이를 들고 다닌다면 그거에 대해서 정부는 반성을 해야 하는데, 알아서 잘 하고 있네? 이런 다니까? 아니 세상에 성범죄자를 사이트에 올려놨으니까 니들이 알아서 보고 조심하라는 게 말이 돼? 공익광고도 아주 기가 막혀. 그 성범죄자 공익광고 보면 나 여기 사이트 올려놨으니까 니들이 알아서 봐, 니네 주변에 이런 애들 있는 거 내가 올려놨다~ 그러니까 우리는 할 일 다 했어. 이런 식인 거 같아.

 

달로: 그게 진짜 무서운 것 같아. 우리는 경고했다. 다 얘기해줬고 올려놨어.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든 네가 조심하지 않은 탓이야. 이런 식이니까.

 

H: 얼마나 뻔뻔해. 이러면서 애국을 원해?

 

달로: 그렇게 되니까 약자일수록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너무 높아지는 거야.

 

H: 그렇지. 근데 아니 진짜 미국 같은 데는 법이 워낙 강하잖아. 총기 사고에 대한 것도 그렇고, 아동 범죄에 대한 것도 그렇고. 특히나 그쪽은 성범죄자들이 최하급 범죄자들이고 범죄자들 사이에 가면 두들겨 맞는다고.

 

달로: 한국은 선진국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시민의식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거야. 모든 범죄 비중 중에 성범죄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잖아.

 

H: 아니 진짜 시민의식이 후졌어.

 

달로: 그리고 그게 네가 말한 대로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거고 사실은.

 

H: 정부가 진짜 손을 놓은 거라고 볼 수밖에 없어. 내가 봤을 때 한국 정부는 정말 반성을 해야 돼. 정말 반성할 줄 몰라.

 

달로: 좀 더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해. 이게 우선시돼야 사회가 따라오잖아?

 

H: 맞아. 법이 강력해야 돼.

 

달로: 아무리 시민 의식이 먼저고 그런 얘기 해봐야 법제화되어 있지 않다면 무의미한 말들이 될 뿐이야.

 

H: 맞아.

 

달로: 내가 이게 진짜 빛 좋은 개살구고 번지르르한 말이라고 생각을 한 게, 예전에는 나도 그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시민 의식이 먼저 형성되어야 한다고. 예전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소수자와 관련된 법안에 대해 시민 의식이 먼저 성숙해진 다음에 법제화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을 때, 어느 정도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 했거든. 근데 요즘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까 법제화가 먼저 되어야 사회도 따라가는 거 같아.

 

H: 맞아, 법제화가 먼저야. 그냥 말로만 두잖아? 백 날 천 날 걸려도 안 돼. 아니 정부가 대기업 눈치보고 교회 눈치보고 하여간 돈 눈치를 엄청 봐. 사실 국가가 물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건 맞지. 하지만 어떤 단체의 눈치를 봐야하는 건 아니잖아.

 

달로: 맞아. 이건 다른 얘기이긴 한데, 네가 전에 페미니즘에 대해서 그건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라고, 거기에 반대하는 건 도태되는 거라고 얘기한 적이 있잖아?

 

H: .

 

달로: 여전히 그렇게 생각해?

 

H: 당연하지. 나는 여성이 주도권을 갖는 사회가 올바르다고 생각해. 동등하기에는 사실 남자가 너무 오랜 시간 권력을 쥐고 있었잖아. 이 상황에서 동등해지려면 여성에게 좀 더 우위를 줘야 동등해지는 거지, 정말 똑같이 동등해야 한다? 이건 좀 말이 안 되는 거 같아.

 

달로: 사실 그건 우리가 늘 말하는, 평등이라고 말만 하고 출발선만 다 똑같이 그려준 거랑 마찬가지잖아.

 

H: 맞아. 근데 이런 주제가 나오면 늘 역차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기잖아. 근데 사실 그건 역차별이 아니거든. 다른 사람의 인권이 보장받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상대적으로 인권이 낮아지는 게 아니니까. 여성 인권이나 소수자 인권이나 너무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니까 끌어올리자는 건데, 그게 어떻게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어. 여성의 월급을 올린다고 해서 남성 월급이 낮아지는 게 아니잖아. 근데 같은 일을 하는데 왜 여성들은 임금을 덜 받고, 임신을 하면 당연히 나가야 하는 것처럼 사회문화가 만들어진 건지. 이건 누가 봐도 잘못된 일이잖아.

 

달로: 근데 그걸 늘 역차별이라고 하잖아. 그게 사실 무서운 거야.

 

H: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화내는 대상도 너무 잘못됐어. 국가가 사람들한테 그렇게 교육을 한 거야. 개인적인 차원의 잘못이고 성별의 잘못인 거지 국가는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국가를 원망하지 말라고 하잖아. 나이가 있을수록 생각이 대부분 그렇잖아. 내가 손해 봐도 국가만 잘되면 된다고.

 

달로: 그러니까 포커스가 너무 잘못 맞춰져 있지. 군대를 나온 애들이 여가부를 공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여가부가 군대 사병들 월급 올려주자고 했거든. 원망하는 방향도 잘못되었어.

 

H: 페이스북이 약간 선동하는 것도 있어. 그리고 군대랑 임신을 자꾸 엮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사실 완전히 별개의 문제인데. 여자가 임신하기 때문에 남자가 군대를 가는 게 아니란 말이야 그거랑은 완전 다른 거야. 그럼 여자들은 무조건 임신해야 된다는 얘기잖아?

 

달로: 그러니까 그것도 되게 무서운 말이지.

 

H: 말이 안 되는 거야. 여성은 임신을 안 할 수도 있어. 그거랑은 완전 별개의 문제인데. 나라가 분단이 되어 있으니까 나라를 수호하는 차원에서 젊은이들이 가자, 이런 취지였던 건데. 여자가 임신을 하니까 남자는 군대 가. 이런 식으로 완전히 주제를 다른 걸로 바꾼 거지. 여자가 군대에 안 가는 건 다른 문제지. 근데 누나가 전에 말했듯이, 거기서도 성차별이 있는 것 같아. 여성들이 선택해서 군대에 안 가는 게 아니잖아. 애초에 국가에서 남자만 받기로 한 거였단 말이야. 여성들이 우린 임신하니까 보내지 말라는 활동을 한 것도 아니야.

 

달로: 실제로 남녀 둘 다 군복무를 하는 나라도 있고.

 

H: 맞아. 아니 국가에서 정한 거를 우리들이 소리 내서 바꾸자고 한 것도 아니고, 남자들이 그럼 여자들도 가자 그렇게 활동한 것도 아니라 그냥 여자들은 안 가서 좋겠네, 뭐 그런 식으로 끝나고 말잖아. 아님 진짜 활동이라도 하든가. 여자들도 가는 게 좋지 않겠냐는 식으로 사회적인 활동을 하든가.

 

달로: 너무 불건강한 방향으로 가는 게 있지.

 

H: 근데 약간 국가가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봐. 이게 남녀 싸움이 되도록. 지난 정권들이 좀 특히 심했지. 워낙 싸움 붙이는 걸 좋아했으니까. 지역감정에 남녀 분쟁에 남북까지 자기들 비리 숨기는 데 좋거든. 근데 제일 문제는 페이스북 같은 SNS가 잘 되어 있다는 거야. 이걸 젊은 애들 사이에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토대로 만드는 거야. 가볍게 볼 수 있는 걸 이용해서 부추기는 거지. 짧은 뉴스들. 남녀 차별, 여가부 활동 이런 것들 내가 누르지 않아도 헤드라인만 봐도 그런 게 생각이 되는 거란 말이야. 그래서 젊은 애들의 생각도 점점 도태되는 거 같아.

 

달로: 조금만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되는 일인데 말이야.

 

H: 지하철 여성 전용 칸에 대한 것도 그래. 다른 칸에서 여성들이 빠져나가면 그만큼 다른 칸에 자리가 생기는 건데. 그걸 왜 남녀차별이라고 하는 건지.

 

달로: 애초에 왜 여성 전용 칸이 생겼는지 생각을 해보면 말도 안 되는데.

 

H: 그러니까. 자꾸 카메라로 찍고 만지고. 어쩔 수가 없잖아. 근데 사실 선진국은 여성 전용 칸이 있잖아. 일본도 그랬고. 근데 사실 나는 일본 갔을 때 놀랐잖아. 내가 모르고 여성 전용 칸에 타가지고, 여기 타도 괜찮은 건가 해서.

 

달로: 거기는 출퇴근 시간에만 그런 거니까. 붐비고 바쁜 시간에 워낙 범죄가 많이 일어나니까.

 

H: 그니까 그 시간을 이용해서 그렇게 하는 거잖아. 한국도 그렇잖아.

 

달로: 너무 많아. 어딜 가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당장 할 수 있는 게 여성 전용 칸을 만들어서 방지하자는 건데 그것마저도 역차별이라고 싫다고 하는 거잖아.

 

H: 근데 사실 잠재적으로 항상 경계해야 하는 거잖아. 남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본다는 발상은 정말 찌질한 거야. 사실 애초에 만지면 안 된다는 교육을 해야지. 그리고 그게 컨트롤이 안 되는 새끼들 때문에라도 해야 하는 건데. 사실 역차별이라고 말하는 것부터가 나는 범죄자라고 인정하는 거야. 난 이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나 잡혀가기 싫으니까 만들지 마, 라고 사실 스스로 자기가 범죄자임을 말하고 있는 거지. 나를 예비 범죄자 취급하지 마! 라고 말하면서 난 예비 범죄자야 라고 떠들고 있는 거야. 사실 모든 면에서 경계를 해야 하는 게 맞는 거잖아. 그렇기 때문에 법을 만들어서 방지하자고 하는 건데. 근데 만들지 말자는 건, 그냥 자기가 법을 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달로: 얘기를 하다 보니 느낀 건데, 내가 생각한 거보다 네가 훨씬 더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H: 경계해야지 항상, 도태되지 않도록.

 

달로: 내가 걱정을 했던 건, 네가 염려나 걱정이 많은 만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안전을 지키지 못한 사람을 어느 정도 탓하지 않을까 했던 건데, 그런 생각은 전혀 아니라니까 다행이고.

 

H: 아니지. 모든 건 국가책임이라니까.

 

달로: 사실 그렇긴 해. 특정성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너무 비율이 높잖아.

 

H: 법만 강화해도 이렇게 되진 않아. 무기징역 같이 애매하게 깎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막 200년씩 불러버리면 다르지. 당장 자기가 그렇게 되는데. 근데 지금 봐 꼴랑 1~2년이잖아. 그것도 술 마시면 심신미약으로 참작해주고. 여자가 짧은 옷 입어서 그렇다 하면 다 들어주고. 이건 범죄를 하라고 국가에서 밀어주는 거야. 그냥 벌금 조금 내는 정도도 많잖아.

 

달로: 형도 많이 안 살고 나오는 경우도 많으니까. 자기 친딸을 성폭행했는데도 중형이라고 10년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고.

 

H: 그나마 지금은 형량이 늘어난 거지. 옛날에는 니가 짧은 거 입었잖아 하고 경찰에서 잘랐잖아. 법정까지 가지도 안 가고.

 

달로: 미성년자한테도 그러잖아. 딸 같아서 그랬다는 걸 가지고 그럴 수 있다고 하잖아.

 

H: 진짜 그게 말이 돼? 딸 같아서 그랬다는데. 예전에 우리 과 신입생을 어떤 술 취한 아저씨가 따라가서 딸 같아서 그랬네 어쩌네 했었대. 운 좋게도 그 버스 정류장에 어떤 남성이 그 애가 불편해하는 걸 보고 이러면 안 된다고 해가지고 아저씨를 보냈다고 하더라.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거야. 딸 같다고 계속 따라오면서 어디 사냐, 몇 살이냐 하면서.

 

달로: 얼마나 무섭겠어. 그 상황에서 네가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으면 되지 않냐고 할 수 없는 거야.

 

H: 어떻게 말해. 그리고 우리나라 성폭행을 당할 때 대처도 정말 잘못된 게, 남성 고환을 때리라고? 그거 몇 분 후면 회복해. 그리고 정확히 때릴 수 있는 순간이 몇 번이나 오는데?

 

달로: 그리고 그런 모든 대처 방안들이 말하는 건 결국 피해자인 네가 조심하지 않았다는 말이야.

 

H: 근데 이건 진짜 인식이 개선돼야 해. 성폭행 피해자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힘으로 저항하는 건 사실 말이 안 돼. 이미 벌어졌으면 그 후를 생각해야지. 나는 섬마을에서 일어났던 일의 생존자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불쾌하고 죽고 싶단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는데 씻지 않고 참고 배 타고 밖에 나가서 경찰에 알렸잖아.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 사회의 인식이 바뀌면 사실 그 사람의 행동은 정말 당연한 거였을 거야.

 

달로: 그렇지. 기본적인 매뉴얼도 한국은 저항을 하라고 하잖아.

 

H: 죽는다니까.

 

달로: 근데 선진국일수록 일단 당신이 살아남는 게 먼저니까, 되도록 저항하지 말고 일이 일어난 후에 씻지 말고 증거를 모아서 가져와야 한다고 말하잖아.

 

H; 아니 정말 저항 잘못하다간 죽어.

 

달로: 사실 진짜로 죽임을 많이 당하잖아. 근데 아직도 한국에서는 정절을 강요하잖아.

 

H: 맞아,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된다는 거야. 만약에 자기가 당했다면 어땠겠냐고.

 

달로: 근데 자기가 당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남자들은. 항상 여자들은 그게 나였으면 어땠을까 하고 두려움에 떨지만 남자들은 내 가족을 이입해서 생각하지. 자기랑 한 단계 떨어져 있으니까 가깝게 못 느끼는 거라고. 그리고 복수의 상대도 범죄자가 아니라 범죄자의 딸인 경우가 많잖아. 네 딸이 당해봐라 그런 식으로. 정말 교육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H: 학교와 정부의 콜라보지. 정말 잘못됐지. 입시 위주에 대한 교육이 다 망쳐놓은 거야. 국가가 학교의 역할을 바꿔놓고 학교는 그거에 순응한 거야. 근데 정말 위험한 거는 그 아이들은 공부만을 위한 시간을 보냈잖아. 그걸 손해 봤다고 생각하면 보상받고 싶잖아. 거기서부터 발생하는 거 같아. 보상심리. 학교에서 기본적인 소양을 가르치지 않잖아. 인권이나 타인 존중 같은 걸 가르쳐야 하는데, 모든 가정이 그걸 가르치긴 힘들잖아.

 

달로: 아이를 낳으라고 할 거면,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데 말이지.

 

H: 지금 현존하는 어떤 출산장려운동도 소용없어. 누가 낳으려고 하겠어? 나도 나중에 결혼해서 한국에서 계속 살 거라면 아이를 낳을지 말지에 대해서는 아내와 계속 얘기하고 고민할 거 같아. 아내가 원한다고 해도 내가 아니라고 할 거 같아 지금은. 아이들이 너무 불행하잖아. 내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첫째로 안전하지가 않잖아 국가가. 세월호도 그렇고. 아동범죄에 대해서도 그렇고. 한국은 출산만 장려하지 어떻게 아이를 보호해야 할지 몰라. 애를 낳으면 돈을 준다고 말하지만, 정말 부모와 아이에게 뭐가 필요한지 고심을 안 한단 말이야. 계속 수치 가지고 나라 망한다고 이슈만 만들고.

 

달로: 애를 낳게 할 거면 여성 인권을 올려주란 말이야. 동일임금을 주고, 여자들이 살기에 안전하고 아이들이 살기 안전한 나라를 만들면 낳지 말라 그래도 낳아.

 

H: 사회가 강요할 게 아니라 환경을 만들어 줘야지. 출산이랑 애국은 연관시키면 안 되긴 하는데, 사실 비슷하게 따라가는 거 같아. 애국을 안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자기가 태어난 나라니까 사랑하고 싶지. 문화가 익숙하니까 계속 사는 게 솔직히 편하잖아. 그러니까 애국을 할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그럼 애국을 강요하지 않아도 하니까. 출산도 마찬가지야. 결혼한 부부 중엔 자신들을 닮은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이 많잖아. 국가에서 강요하지 말고 그럴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면 따라가는데.

 

달로: 내 아이가 멀쩡히 태어나서 살아가도 어느 날 범죄의 대상이 되거나 세월호같은 일로 죽을 수도 있는데. 더군다나 내 아이가 퀴어이거나 장애인이거나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이, 딸이야. 그럼 차별받는다고.

 

H: 그래서 나는 솔직히 말해서 한국 사회에선 애 낳기 힘들다고 생각해.

 

달로: 그런 회의감을 계속 갖게 되는 거지. 당장에 변화되는 게 별 게 없으니까.

 

H: 정말 정부가 출산 정책 하나만 해도 5년 간 고심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고령화 사회, 결혼, 임금, 직업, 학교, 사회 모든 문제가 출산과 연관이 되어 있잖아. 근데 이거에 대한 정책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이지.

 

달로: 출산 문제에 관련해서 얘기해보면 낙태 문제가 있잖아? 지금 한국은 성폭행을 당했을 때 정도만 허용이 될 거야.

 

H: 근데 사실 미혼모가 생기는 것도 정부 책임이라고 생각해. 관계를 맺을 때 피임기구를 써라, 이런 걸 교육해야 하는데 청소년한테 콘돔을 팔지도 않잖아. 어린 나이에 애가 애를 낳는 거야 정말. 정부 산하 베이비 하우스가 한국엔 딱 2군데 있어. 거기에 애가 넘쳐난대.

 

달로: 근데 거기에 애를 두고 간 사람만을 비난할 수 있을까?

 

H: 그 사람만 비난할 수 없지. 이건 국가 시스템이 만들어낸 비극이야. 국가는 반성을 해야 하는데. 당장 하고 있는 건 그 아이들을 쉬쉬하는 것뿐이잖아.

 

달로: 진짜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거야. 낙태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 나이나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자들은 불법시술을 받아야 해. 근데 불법시술을 받다가 죽거나 감염이 될 수 있어.

 

H: 아니 나라에 애가 없다며, 낙태는 불법이라며. 그럼 낳은 아이들에 대한 책임이라도 져야 할 거 아니야. 근데 낙태도 안 된다하고 교육도 제대로 안 해. 애가 애를 낳는 경우에 국가는 책임을 안 져. 애가 필요하다며. 근데 이런 미혼모가 낳은 아이들은 신고도 안 돼. 법이 바뀌어서 당장 입양도 안 되고. 일단 호적으로 신고를 해놓은 아이들만 입양이 가능하고, 절차도 복잡하고 최소 6개월은 걸린다는데. 중학생 정도 나이에 자식이 있었다는 걸 호적에 남긴다고 생각해 봐. 사회에서 차별을 안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거잖아 사실은. 근데 지금은 학교 다니고 회사 다니는데 당장 문제가 생기잖아.

 

달로: 낙태에 대한 네 입장은 어때?

 

H: 낙태? 옛날엔 나도 반대였지. 뱃속에 있는 아이도 생명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누나 생각을 듣고 많이 생각이 바뀐 게. 그럼 당장 임신한 사람은?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사람은? 그 사람들은 살인자가 되고 싶었겠냐고. 정말 낙태를 하려고 결심한 그 사람의 고심은 생각 안 하고 뱃속에 있는 아이만 생각하는 건 잘못됐다고 봐.

 

달로: 아이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이 사람은 이미 태어났는데.

 

H: 누굴 우선시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아. 그럼 이 사람은 국민이 아니야?

 

달로: 통제만 하고 싶어 하는 거지.

 

H: 아니면 양측 다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지. 문제라고 얘기하지 말고,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지.

 

달로: 온전히 선택의 문제가 된다면, 그래도 낙태를 할 사람들은 하겠지. 그렇지만 안 할 사람들도 생긴다고.

 

H: 솔직히 한국에서는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봐. 정말 시골 같은 데 가서 그 더러운 의료기기로 낙태를 한다고 해봐 그게 정말 안전하냐고.

 

달로: 그리고 사실 국가가 너무 많은 개입을 하는 거야 개인의 몸에 대해서.

 

H: 진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과하게 개입한다고 생각해.

 

달로: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여성 본인에게 주지 않는 거야. 진짜 웃긴 건, 그 아이를 낳게 되면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임산한 여성이거든.

 

H: 국가가 데려갈 것도 아니고. 키워줄 것도 아니고. 사회 인식을 바꾸려고도 안 하고 낙태가 잘못됐다고만 말하잖아. 근데 그 바탕에는 기독교적인 것도 있어. 고지식하잖아. 예전엔 유교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금지했다면, 지금은 교회지.

 

달로: 그렇지. ,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가벼운 질문 두 개만 할게. 먼저, 누나가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얻는 장점이 있어?

 

H: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이 넓어졌지. 근데 그게 누나가 레즈비언이기 때문만은 아니야. 누나가 그만큼 나한테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누나가 만약에 나한테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누나가 레즈비언이었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거야. 소수자에게 더 공감하고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

 

달로: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 네가 잘 받아주는 게. 사실 안 그런 경우도 많거든.

 

H: 그렇지만 생각을 넓혀주잖아. 나는 정말 도태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

 

달로: , 그럼 반면에 단점인 건 있어?

 

H: 단점은 사실 없어. 난 그게 딱히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

 

달로: 사실 맞지. 그렇게 특별한 건 아니거든.

 

H: 응 그래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건 없어.

 

달로: 다만 이제 걱정을 조금 하는 것들이 있는 거지?

 

H: 아무래도 한국 사회라는 특수성이 있다 보니까. 사실 제일 걱정하는 건 아무래도 누나의 안전이지.

 

달로: 지난번에 퀴어퍼레이드 갈 때도 혐오 세력들하고 만날까봐 걱정했잖아.

 

H: 걔들은 막 사이코 같은 애들도 있잖아. 따라가서 해코지하고. 나는 누나가 당당하게 레즈비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 왜 소수라고 차별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어. 누구나 다 소수적인 부분이 있잖아.

 

달로: 맞아. 나는 네가 기회가 된다면, 너한테 하라고 강요를 할 순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더 관심이 생기면 네가 여성학이라든지 더 공부를 해봤으면 좋겠어. 나는 그게 분명 네 삶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 특히 네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그 후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분명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H: 그런 부분에 있어서 두려운 마음은 좀 있지. 알게 모르게 우리가 가진 남성중심적인 생각이 있잖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자라온.

 

달로: 그렇지. 네가 그런 것들이 두렵다고 했었잖아.

 

H: 여자친구가 생기니까 더 두려운 거 같아. 난 정말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무심코 말하게 되어 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잖아. 그런 게 정말 두려워.

 

달로: 그런 것들을 늘 경계하고, 시간이 나면 배우려고 하고 그러면 된다고 생각해.

 

H: 그래야지.

 

달로: 너는 그래도 기본적으로 경계심이 있잖아. 그리고 네가 애인하고 동거하게 되면 습관처럼 남자이기 때문에 집안일에 소홀해 진다던지 할까봐 걱정하는 부분이 있었잖아. 근데 나는 기본적으로 네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변하려고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난 네가 끈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H: 고마워.

 

달로: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마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혹시 있어?

 

H: , 아니 딱히 없어.

 

달로: 그래 그럼 이걸로 인터뷰는 끝마칠게.

 

 

<달로의 짧은 후기>

인터뷰를 한 시점으로부터 어느덧 1년 넘게 시간이 지나버렸네요. 세상에. 다 풀고 나니까 그새 또 바뀐 부분들이 있구나 싶어 신기하기도 합니다. 지금 보니 제가 동생에게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나 싶은 부분들이 눈에 보여 뭔가 어렸구나 싶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겨우 이만큼의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말이죠. 동생은 지금 애인과 함께 다른 나라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걱정했던 집안일에 대한 부분은 훌륭하게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 기특합니다. 동생과의 인터뷰를 10년 후, 20년 후에도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동생도 저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이렇게 길게 인터뷰를 하지도, 이렇게 긴 시간동안 녹취를 질질 풀지도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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