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 : 무민

생 년 : 1984

지 역 : 서울

종 교 : 없음

직 업 : 공무원

기록일 : 2018 5 18

기록자 : 완두


  

완두 : 그럼 인터뷰를 시작할게. 첫 번째 질문은...(경적소리)

 

무민 : -

 

완두 : 인터뷰를 알리는 빵빵!

 

무민 : 하하 경적이야?

 

완두 : 경적 울려주네. 무민은 자신의 성적지향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어?

 

무민 : ......

 

완두 :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해?

 

무민 : 그냥 뭐, 레즈비언이겠지?

 

완두 : 무민은 레즈비언이야?

 

무민 :

 

완두 : 언제부터 내가 같은 성을 좋아 하는구나 알았어?

 

무민 : ... 고등학생 때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가 대학교 2학년 때 쯤 , 그렇구나고 생각했어.

 

완두 : 대학교 2학년 때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거야?

 

무민 : 너무 오래된 일이네. 같은 과 친구를 좋아하면서... 학교 처음 들어갔을 때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좀 여유가 생기면서 만나자고 하는 남자애가 있었어. 그런데 걔를 만나러 나가는 건 너무 귀찮은 거야. 만나기로 했다가도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 뻥치고 안 나가고 그랬어. 그런데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같은 과 친구가 다른 친구랑 술 먹다가 나보고 나올래?’하는데 그 순간 내가 박차고 나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이 언니를 굉장히 좋아하는구나라고 느꼈어.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된 것 같아.

 

완두 : 인정하는 게 쉬웠어?

 

무민 : , 나 같은 경우에는 , 나 이사람 좋아하네! 오 정말 신기하다!’ 이런 느낌?

 

완두 : 그 상황과 감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편이었네?

 

무민 : 그리고 그때쯤 이미 엘워드(레즈비언 미국 드라마)를 접해서 그닥 괴롭거나 고민스럽거나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

 

완두 : 그럼 정체성 때문에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괴롭거나 했던 경험은 없는 거야?

 

무민 : , 없어.


완두 : 그런데 생각보다 좀 늦었네. 대학교 2학년이면.

 

무민 : 우리 부모님이 대학생 때 서로 첫사랑이었다가 졸업하고 결혼하셨어. 그래서 나는 당연히 대학교를 가면 나의 짝이 짠하고 나타난다고 생각했어.

 

완두 : 어머나, 귀여워라!

 

무민 : 그래서 10대 때는 그런 감정에 관심이 없었고.

 

완두 : 관심이 없었다고?

 

무민 : 누굴 좋아하고 사귀고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 근데 좀 유독 특별한 친구들은 있었어. 약간 집착하다시피 나를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도 있었고. 여러 친구들이랑 어울려도 특정 한 친구랑 유독 가깝게 지내는 건 있었는데 딱히 인식은 못했던 것 같아.

 

완두 : 그럼 그 당시 유독 가깝게 지냈던 친구한테 느꼈던 감정은 우정이었어?

 

무민 : 지금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감정이긴 했어.

 

완두 : 다른 친구랑 달랐던 것 같아?

 

무민 : , 둘이 방과 후 수업 빠지고 강당에 숨어서 놀고.

 

완두 : 어머, 왜 숨어서 놀아?

 

무민 : (웃음)들키면 수업 들어가라고 할까봐.

 

완두 : 숨어서 뭐했어?

 

무민 : 숨어서 꼭 붙어있고, 항상 다정하게 있고, 나는 그게 이미지로 남아있어서 이게 실화인가 싶은데 나중에 그 친구가 우리 그때 왜 그렇게 구석진데 가서 놀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거 보니까 실제로 있었던 일인 것 같긴 해.

 

완두 : 그 친구랑 지금도 연락하면서 지내?

 

무민 : .

 

완두 : 만나면 그런 옛날얘기도 하는구나?

 

무민 : 가끔? 어쩌다가.

 

완두 : 그 친구가 본인을 어떻게 정체화 하고 있는지 알아?

 

무민 : 그 친구는 이쪽에 대해서 전혀 정보가 없는 친구야.

 

완두 : 그럼 무민은 그 친구에게 커밍아웃을 했어?

 

무민 : 아니, 안 했어.

 

완두 : 앞으로 할 생각 없고?

 

무민 : . , 아니 모르겠어.... 혹시... 사람일은 모르니까?

 

 

 

완두 : 커밍아웃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고. 그럼 다시 돌아가서, 언니가 스스로 ,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구나라고 알게 한 사람과는 어떻게 됐어?

 

무민 : 서로 좋아하는 것 같은 기분이 있기는 했는데... 이 언니가 완전 이쪽에 무지한 게 아니었어서...

 

완두 : 그걸 어떻게 알았어?

 

무민 : 엘워드를 같이 봤는데, 자기가 어떤 여자를 좋아해서 재수를 했다는 식으로 지나가듯 말했었거든. ‘나도 걔를 굉장히 좋아했던 것 같다면서. 근데 내가 이 언니를 좋아한다는 걸 안 다음에 이제 어떡하지 생각이 들 때 쯤 우연히 학교에서 선배가 이쪽이라는 걸 알게 된 거야. 둘이 우연히 술을 먹었는데 선배가 나한테 커밍아웃을 한 거지. 나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선배가 다음날 벽을 치며 후회했다고 그러더라. 내가 며칠 후에 선배를 만나서 사실 나는 그 언니를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선배가 그 언니도 이쪽 아니냐고 하더라고, 왠지 느낌이 그렇다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막 고백해야지라고 말해서 사귀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말을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어! 내가 이 언니를 많이 좋아 하는구나 느낀 사건이 또 있는데, 지금 생각났어. 나랑 이 언니 포함 셋이 여행을 갔는데, 자다가 내가 눈을 딱 떴는데 이 언니가 나를 보고 있는 거야.

 

완두 : (웃음)뭐야, 현빈이야 길라임이야?

 

무민 : (웃음)새벽녘이었는데 나한테 벌써 깼냐고 더 자라고 그래서 좀 더 자다가 깨서 내가 그 언니를 보고 있었는데, 그 언니도 갑자기 나를 보고... 그렇게 몇 번 눈이 마주쳤는데 너무 두근거리고... 맞아, 그랬어. 그냥 그전에도 이 언니를 친구로서 아끼고 좋아 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그 순간 아 내가 이 언니를 진짜 좋아 하는구나했던 것 같아. 그렇게 알고 나서 며칠 후에 이 언니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거야. 그 무렵 우리가 말장난처럼 했던 게, 이 언니가 나는 너랑 사귀어야겠어라는 말을 많이 했단 말이야. 약간 텔레파시 같은? 이 언니가 뭐가 먹고 싶다 생각하면 내가 그걸 사가지고 강의실에 간다던가, 당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많이 뽑아 먹었는데 언니가 안 마신다고 했지만 내가 뽑아 가면 언니가 속으로 괜히 안 마신다고 했나 생각했다면서 그럴 때 마다 이 언니가 농담처럼 역시 너랑 사귀어야 돼이런 식으로 말을 해서 나는 좋았어. 그런데 남자친구가 생긴 거야.

 

완두 : 들었다 놨다 했네.

 

무민 : 그러니까! 원래 알던 사람을 남자친구로 사귀었는데 짧은 시간동안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더라고. 그래서 나에게 기회가 있겠구나 했는데, 갑자기 결혼을 한다는 거야. 내가 정식으로 고백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고 나한테 얘기를 해주고 싶었대. 그래서 좌절하고 , 이제 어떡하지하면서 나한테 커밍아웃한 선배와 술을 엄청 마시고 그랬어. 그 선배는 고백을 하라고 부추겼어. 그러다가 어느 날 그 선배 집에서 술을 먹다가 그 선배가 나대신 문자를 써서 그 언니한테 보낸거야. ‘언니 결혼하지 마요’.

 

완두 : 내용이 그거야?

 

무민 : 나중에 보니까 내용이 그거인거야. 너무 뜬금없잖아.

 

완두 : 그게 다야?

 

무민 : 자세히는 기억 안 나지만 그랬어. 그래서 그냥 그렇게...

 

완두 : 답장은?

 

무민 : 답장은 없었고 다음날 만날 일이 있어서 만났는데 굉장히 어색하고... 그냥 어색어색. 내가 많이 좋아했다고 말을 했던 것 같아. 과거형으로 말해서 가볍게 넘기고 싶었던 것 같아. 근데 나에게 시간이 좀 더 있거나 좋아하니까 사귀어야지 하면서 관계를 확실히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좀 더 진전이 있었을 것 같긴 해. 지금도 가끔 만나는데 정말 좋은 친구이기는 해 나를 인정해주고 나의 좋은 면들을 좋아해주고 항상 지지해주고.

 

완두 : 결혼은 했고?

 

무민 : . 그렇게 결혼을 했는데, 결혼 준비하면서 힘들었을 때 같이 술 마시면서 나 결혼하지 말까? 나 어떡할까?’ 물어보고 그랬어. 내가 어떻게 말리겠어. 지금 같으면 노련하게? 가지 말라고 했겠지만 그때는 차마 그런 말도 하지 못하고...(웃음)

 

완두 : 딱 결혼식장에 가서 데려오고 그래야지!

 

무민 : 그러니까! 그때는 내가 너무 처음이어서 아무것도 몰랐어.

 

완두 : 결혼식장에는 갔어?

 

무민 : , 그런데 그때는 이미 다른 사람이 생겼었어.

 

완두 : 무민이?

 

무민 : .

 

완두 : 첫 연애네?

 

무민 : .

 

완두 : 그 연애는 언제 어떻게 시작된거야?

 

무민 : 이 언니가 결혼한다고 한 후로 싱숭생숭해 있으면서 나한테 커밍아웃한 선배랑 술을 많이 마셨다고 했잖아. 그 선배가 너는 이제 모임에 나가야 한다면서 이쪽에 발을 들이는 경로는 알려주기 시작한거야. 사이트도 알려주고 이쪽 바도 알려주고 카페에 가입해서 정모를 나가게 했고. 처음나간 자리에서 만난 사람이었지.

 

완두 : 첫 모임이었는데 처음 만난 사람과 첫 연애를 한거군요!

 

무민 : 네 그렇게 됐네요.

 

완두 : 그녀의 어떤 것이 좋았기에 그렇게 단번에

 

무민 : 처음에는 썩 눈에 들어오진 않았고, 나보다 나이가 11살 많았고 그냥 좀 무서운 느낌.

 

완두 : (웃음)무서운 느낌.

 

무민 : 나 무서운 거 좋아해(웃음). 내가 고백하는데, 나 무서운 사람 좋아해(웃음).

 

완두, 무민 : (웃음)

 

완두 : 무민이 말하는 무서운 게 약간 센 느낌인건가?

 

무민 : 응 센언니 느낌을 좋아했어. 처음 만나고 그 다음에 조금 더 가까워진 사람들끼리 다시 만났는데... 왜 그랬을까 기억이 안나. 뭐에 끌렸을까. 그 사람이 나한테 자꾸 같이 나가자는거야. 처음에는 그게 별로였어. 이상해 보이고.

 

완두 : 노골적으로 그러니까?

 

무민 :

 

완두 : 그런데 나갔어?

 

무민 : (웃음).

 

완두 : (웃음)결론은 따라나갔어.

 

무민 : 부끄러운데.

 

완두 : 따라나가서 어디갔는데?

 

무민 : 따라나가서 어디갔을까? 그러니까 따라나갔어... 어딜갔지... 근데 막 그 사람이 많이 취하기도 했고 나한테 계속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하고 그래서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 사람이 굉장히 힘든 일이 있고 얘기하고 싶구나 이런 생각으로...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결국에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따라 나간건데. 근데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겉으로 보였던 이미지보다는 진중한 느낌이 있었고 그 이후로 연락을 하면서 서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첫 연애네요.

 

완두 : 그때가 대학교 2학년때?

 

무민 :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이었어.

 

완두 : 그 언니는 결혼준비하고?

 

무민 : . 그렇게 되면서 이 사람한테 훅 빠져들어가지고... 물론 언니 결혼하는 건 안타깝고 씁쓸한 일이었지만...

 

완두 : 그분이랑은 얼마나 사겼어?

 

무민 : 처음 몇 개월은 잘 만났는데, 이 사람이 나보다 11살이 많았다고 했잖아. 처음부터 이상한 면도 있기는 했어. 처음 만난 자리에서 만난 다른 사람이랑 사귀었었는데, 그 얘길 나한테 안 했어. 이미 나랑 썸이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도 알 정도였고, 그 사람이랑 헤어지고 나랑 진지하게 만나려고 나를 자기 친구들한테 소개해줬는데 친구들이 막 뭐라고 했던 것 같아. ‘너 나이가 몇인데 저렇게 어린애 만나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내 나이보다 어리구만(웃음). 친구들이 안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오래된 커플들이 많아서 더 그랬던 것 같아. 그래서 마음이 흔들려서 나랑 헤어지려고 했던 것 같아.

 

완두 : 그 사람이? 주변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말하니까?

 

무민 : .

 

완두 : 무민 본인은 나이 문제에 어떻게 반응했어?

 

무민 :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데 그게 왜 문제냐고 계속 말했지만 그 사람이 그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 같아. 근데 그렇게 끝이 깔끔하지 않았어. 이상하게 그 무렵 내가 인기가 되게 많아진거야. 처음 나간 모임에 이상한 사람들도 많았어. 오래사귄 애인이 있는데 굳이 차 끌고 찾아와서 나한테 선물주고...

 

완두 : 애인이 있는데?

 

무민 : . 주로 나이 많은 사람들이...

 

완두 : 주로 10살 이상 나이 많은 사람들?

 

무민 : 잘 기억은 안 난다.

 

완두 : 그런데 애인이 있는데 무민한테 와서 선물주고 그랬다고?

 

무민 : . 금반지도 있었어. 안마봉에 매달아서 줬는데 나중에 보니까 금반지더라고. 지금도 있다? 나중에

팔려고(웃음) 보여줄까?

 

완두 : (웃음) 그거 사진으로 첨부하면 안될까?

 

무민 : (웃음) 그럴까? 그 모임에 이상한 사람도 많고 괜찮은 사람도 많고 아무튼 이상한 집단이었어.

 

완두 : 그렇게 여러명이 무민에게 한꺼번에 대쉬하고 그랬던거야?

 

무민 : . 그런 사람이 몇 명 있었지만 나는 이 사람만 좋았어. 그런데 이 사람이 나랑 잘 지내다가 갑자기 연락이 안 되면서 자기 바쁘다고 그러고, 그러다가 헤어지자고 하고...

 

완두 : 헤어지자고 말했어?

 

무민 : 헤어져이건 아니었고 우린 안 된다그런 식으로 말을 많이 해서...

 

완두 : 속상했겠네..

 

무민 : 속상했지. 이 사람을 다시는 안본다고 생각하고 나에게 접근하는 사람들 중에 누군가와 사귀기 시작했는데, 이 사람은 안 된다고 해놓고 계속 연락을 하는 거야. 휴대폰도 사주고.

 

완두 : 뭐야!

 

무민 : 어쨌든 자기는 나랑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다고 했으니까

 

완두 : 그런데 핸드폰을 왜 사줘?

 

무민 : 뭐지? 막 이러면서 이사람 그만 만나야지 하면서 그때 나한테 다가오던 사람들 중에 이미지가 괜찮은 사람이 있었거든. 그래서 그 사람이랑 사귀기로 했지.

 

완두 : 그 사람과는 정리가 됐어?

 

무민 : 그 사람하고는 연락이 끊겼고, 나는 새로운 사람한테 호감도 생겼고... 적당히 데이트하고 자연스럽게 만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사람한테 다시 연락이 오니까 내가 막 흔들리는 거야. 그 사람도 어디선가 소식을 들었겠지. 내가 새로운 사람과 만난다는 걸. 같은 그룹 안에 있던 사람이니까. 그 얘기를 듣고 섭섭하고 화가 났던 것 같은데... 아니 왜? 자기가 먼저 안 만난다고 해놓고!

 

완두 : 그런 티를 막 냈구나. 섭섭해하고 화내고...

 

무민 : 술 먹고 전화해서 막 뭐라고 하고... 어릴 때는 내가 연애를 잘 못했어, 엉망으로 했어. 처음 만난 사람한테서 헤어나오질 못해서 거의 3~4년을 그런 식으로 지냈어. 새로운 사람이랑 헤어지고 다시 그 사람을 만났어. 내가 좋고 다시 만나자는 신호인가보다 해서 다시 만나면 아니야. 그럼 또 헤어져. 그럼 난 다른 사람을 만나.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아 이제 나는 이 사람한테서 벗어나고 새로운 사람과 잘 지낼거다라는 마음으로 지내는데 좀 지나면 또다시 이 사람한테 연락이 오고, 나는 흔들리고... 이 패턴으로 거의 3~4년을 지냈던 것 같아.

 

완두 : 실제로 사귄 기간은 몇 개월인데 만나고 헤어지는 기간이 꽤 길었구나.

 

무민 : 1000일이 넘었더라고. 그때는 좀 지겹더라, 도대체 나한테 왜그러나...

 

완두 : 그럼 그 사람이랑 어떤 식으로 완전히 끝났어?

 

무민 :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알게 됐어, 처음에 나랑 헤어졌을 때 누군가를 만났다는 걸. 그 사람이 나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 이걸로 내쳤는데, 그에 적당한 사람을 만나서 내쳤던 것 같아. 그 적당한 사람을 쭉 사귀는 와중에 나랑 만났다 헤어졌다 했던 걸 나는 몰랐는데, 한참 지나서 알게 된 거야. 아 사실은 누가 있었구나.

 

완두 : 세상에...


무민 : 완전 빡치지.

 

완두 : 그렇지 빡치지.

 

무민 : 차라리 그렇게 할거 면 까놓고 양다리 하고 싶다고 말을 하든가.

 

완두 : 못됐네...

 

무민 : 그래서 안 그래도 반복되는 게 지겨웠는데, 거기다가 만나는 사람이 있고! 그럼 그 사람이랑 헤어지든가 나랑 안 만나던가 해라 그러니까 두 개 다 할 수 없다는 대답에 상처를 입은 거지. 내가 그렇게 좋다면서 왜 그 사람이랑 못 헤어지냐 그렇게 돼서 또 연락이 끊겼어. 아마 이 사람은 또 같은 패턴으로 나를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때 나의 질풍노도의 시기가 끝나고 길게 연애를 한 첫 번째 사람을 만나게 돼서 그 사람한테 연락 오면 다 안 받고 하면서 끊어졌어.

 

완두 : 그럼 지금도 연락이 전혀 없는 교류가 없는 옛사랑이 되어버린 상태?

 

무민 : .

 

완두 : 그럼 처음으로 길게 연애를 하게 된 사람은 몇 번째 사람이야?

 

무민 : 여섯 번째.

 

완두 : 현재는 몇 번째야?

 

무민 : 기다려봐..... ... 열 한 번째인 것 같네요.

 

완두 : 역시...

 

무민 : 아니, 열 번째!

 

완두 : 왜요? 한 명 왜요?

 

무민 : 애매해요.

 

완두 : 그럼 그 길게 연애를 처음하게 된 그 사람하고는 얼마나 연애를 한 거야?

 

무민 : 2년 정도.

 

완두 : 헤어진 이유가 뭐였어?

 

무민 : 이 사람이 좀 우울증도 있고 자존감이 굉장히 낮고 그랬던 것 같은데 항상 헤어지자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었어. 그리고 가끔 나의 어떤 행동에 대해서 불같이 화를 냈는데 이유를 말을 안 해줘서 나는 왜 화가 났는지 잘 모르겠고. 제일 큰 거는 계속 헤어지자고 하다가 어느 순간 또 헤어지자고 해서 그래 그럼 진짜 헤어지자 해서 헤어졌어.

 

완두 : 이 사람은 안 잡았어?

 

무민 : 잡았는데 내가 지쳤던 것 같아, 하도 그만하자 그래서.

 

완두 : 그럼 이 사람과 길게 관계가 유지가 된 건 뭐 때문이었을까? 다섯 명의 사람과는 그러지 못했는데.

 

무민 : 일단 그 처음 만났던 분과 완전히 끝내기로 마음을 먹기도 했고 이 사람과는 오래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 , 이 사람과 오래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그 사람과 연락을 끊었을 수도 있겠다.

 

완두 : 무민은 이 사람 포함해서 연애를 해오면서 어떤 변화들이 있었어? 마음가짐이라든가 연애에 대한 상이라든가 기대라든가. 지금 열 번째 사람을 만나는 무민에게 연애란 어떤 것 같아?

 

무민 : 지금은 여러 사람들이 도와준 결과 좀 더 성숙한 연애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서로를 진심으로 그리고 솔직하게 아껴주고 있는 것 같아.

 

완두 : 솔직하게 서로를 아껴준다는 게 뭐야?

 

무민 : 밀당 안하고 그냥 내가 상대방을 생각하는 만큼 표현해도 불안하거나 손해 보거나 하는 것 같지 않고 상대방도 그걸 소중히 여겨주고 나를 그렇게 소중하게 대해주고 좀 마음 놓고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완두 : 이전 관계에서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

 

무민 : 지금처럼 이렇게는 한 번도 안 해봤던 것 같아. 지나간 인연들께 감사합니다.

 

완두 : (웃음)그런 만남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무민 : . 나도 그만큼 레벨업한 느낌? 발전한 느낌? 뭘 얻은 것 같냐고 했잖아. 정말 매관계가 끝날 때 마다 내가 무언가를 하나씩 배웠던 것 같아. 예를 들면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외향이 부치스러웠는데 그때 깨달은 건 나는 부치는 아니다, 그냥 좋은 사람인건 분명한데 확 끌리지가 않는거야.

 

완두 : 취향을 파악했군.

 

무민 : 나의 취향을 알게 됐지(웃음).

 

완두 : 그리고 또?

 

무민 : 몇몇 사람들과는 좋은 감정으로 만나긴 했는데, 그 깊이가 깊지 않았던 것 같아. 호감 수준에서 성급하게 사귀었던 것 같은데, 내가 좀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싶은 상대인지 알아볼 수 있게 되었어.

 

완두 : 지금 무민의 연애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어때?

 

무민 : 매우 높음?

 

완두 : ! 매우 만족이라니 기쁘네요. 만난지 얼마나 됐지?

 

무민 : 처음 만난 지는 310일 정도 됐고, 사귄 거는 250일쯤 된 것 같아.

 

완두 : 만족도가 높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애에 고민거리가 있어?

 

무민 : 걱정되거나 고민되는 건 일단 나의 욕심인 것 같아.

 

완두 : 어떤 욕심?

 

무민 : 지금 너무 만족스럽고 굉장히 좋은데 여기서 더 얻고 싶고 깊어지고 싶은 나의 욕심.

 

완두 : 불자스러운 답변이군요

 

무민 : 아멘(웃음)

 

완두 : 할렐루야(웃음)

 

무민 : 좀 더 같이 있는 시간이 길었으면 좋겠고 상대가 이미 나를 만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걸 알지만 좀 더 가까이서...그러고 싶지. 욕심이지요.

 

완두 : 상대의 어떤 점이 가장 좋아?

 

무민 : 다 좋은데

 

완두 : 어머머! , 넘어가...

 

무민 : 다 좋은데~~~ 말 할 수가 없다야~

 

 

완두 : 열 번의 연애를 해오는 과정에서 언니의 주변인들은 얼마나 알고 있어? 친구나 가족에게 언니의 연애문제나 정체성 문제가 오픈돼 있는 편이야?

 

무민 : 10년 가까이 된 친구들이 알고 있고 가족 중에서는 동생들이 알고 있어. 고등학교 친구들은 제외하고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 대학 친구는 내가 좋아했던 그 언니 한 명 있고, 10년 가까이 된 친구들은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친구야.

 

완두 : 동생들은 어떻게 알게 된거야?

 

무민 : 동생이 두 명 있는데, 첫째 동생이랑 같이 지내게 됐는데 그 무렵 내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시작했어. 동생이 알아챘지. 그래서 동생이 어느날 언니 나 이번 주말에 친구네 집에 가서 잘 테니까 그때 그 사람 집에 데려와서 같이 놀아.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 맞지?’

 

완두 : , 그렇게 대놓고? 그래서 어떻게 말했어?

 

무민 : ‘... 그래 고마워.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물었더니 언니가 그런 것 같다고 막내랑 전부터 얘기 했었어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 이후로는 이쪽 친구들이나 애인도 동생이랑 만나고 그랬어. 막내 동생도 우리집에 와있을 때 같이 만나고 그랬어.

 

완두 : 그럼 동생들은 언니의 정체성에 대해 조금의 거부감이나 걱정이 없는 거야?

 

무민 : 거부감은 없는 것 같고. 친구들 중에서도 그런 친구가 있고, 자기도 어떤 동성친구를 좋아한 적이 있다고 말했거든. 근데 막내는 아예 상관없다는 식이고, 둘째도 언니가 좋게 잘 사는 건 좋은데 자기 주변사람들한테 우리 언니가 이렇다는 건 지금은 말 못하겠다고 말했었어.

 

완두 : 동생들과 대화가 많은 편이야?

 

무민 : 응 그런 것 같아.

 

완두 : 부모님이랑은?

 

무민 : 부모님과 관계는 좋은데 이런 얘기까지는 말 못할 것 같아.

 

완두 : 할 계획은 없어?

 

무민 : 시간이 지나면 기회가 생긴다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내가 먼저 뜬금없이 말을 꺼내지는 못할 것 같은데, 엄마는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을 것 같아. 엄마가 예전에 지나가는 말로 물은 적 있거든. ‘너 여자 좋아하고 그런 모임 하는 거 아니냐그래서 아니라고 대답하긴 했는데 그런 걸 물어보신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촉이 있으셨던 거니까 알지 않을까.

 

완두 : 촉이 있으셔도 물어보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무민 : , 그때 그냥 맞다고 할걸 그랬나 편하게 살게(웃음)

 

완두 : 불편한 게 있어?

 

무민 : 불편한 게... 없네.

 

완두 : 한 편으로는 알아줬으면 좋겠는 마음도 있어?

 

무민 : 장기적으로 보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부모님한테 소개시켜준다거나... 너무 먼 일이다.

 

완두 : 그럼 애인의 가족을 만나본 적 있어?

 

무민 : 오빠가 있는데 만나 본 적은 없어.

 

완두 : 애인은 무민이 몇 번째 연애 상대야?

 

무민 : 여자로는 처음일걸.

 

완두 : 그러면 그것에 대해 애인은 어떤 것 같아?

 

무민 : 처음에는 고민되고 혼란스럽고 그랬었던 것 같은데... 그러게...

 

완두 : 고민하고 혼란스러워 보였어?

 

무민 : 처음에는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 좋아하지 않나가 내 관심사였다면, 어느 순간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서로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서는 나를 만날 생각이 있는 건가, 어떤 마음인가 물어 봤을 때 잘 대답을 못하거나 멀리 내다보고 어려운 점들, 예를 들면 내가 만나는 사람을 친구들한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대답을 들었어. 그러다가 서로 많이 좋아하니까 만나자!’해서 만났고, 지금도 일단은 그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 서로 좋으니까 만난다. 이것저것 걱정이 많다가 막상 사귀니까 좋고 이런 게 커서 그다지 고민이 없는 것 같긴 해.

 

완두 : 무민한테는 무민의 정체성이나 연애상태를 알고 있는 주변인들이 많지만 애인에게는 그런 관계가 없잖아. 이런 상태에서 둘이 만나는 것에 대해서 무민이 걱정하고 있는 게 있을까?

 

무민 : 나도 만나기 전엔 나름 고민이 있었지만 막상 사귀니까 둘이 좋아하고 아끼는 게 안정적으로 가고 있어서 지금으로서는 별로 고민이 없고, 내 친구들하고 같이 어울리는 기회를 늘리고 싶은데 바쁘니까 잘 안되더라고.

 

완두 : 무민의 친구를 같이 만나면서 친구를 만들어 가는 게 좋아 보여. 애인에게도 좋을 것 같고.

 

무민 : .

 

 

완두 : 무민이 지금 맺고 있는 관계가 커뮤니티 사람이거나, 가족도 동생들이 알아챈거니까. 그렇다면 무민의 첫 커밍아웃은 언제야?

 

무민 : 오 신선한데?! 언제일까?! 거의 주변사람들이 잘 알아챘어.

 

완두 : (웃음)

 

무민 : 나랑 같이 살았던 친구가 있는데 걔도 내가 주문한 책보고 알아채서 먼저 말하고. 어쨌든 처음은 내가 좋아한다고 고백한 언니겠네.

 

완두 : , 커밍아웃과 고백을 동시에 한거네.

 

무민 : 하지만... 그때도 내가 레즈비언이오 그러진 않았는데...

 

완두 : 없는 거 아니야? 걸커야 (웃음)

 

무민 : 어머! 나 걸커였나봐!

 

완두 : 커밍아웃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이었어!

 

무민 : 그래, 다들 알아채고!

 

완두 : 심지어 지금 애인까지!

 

무민 :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내가 얘기하려고 하면 이미 상대방이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완두 : 무르익어서 어떻게 얘기해?

 

무민 : 잘 기억이 안 나. 일단, 내 인생이 30을 기점으로 대운이 바뀌었는지. 그 전까지는 일반을 만난다는 건 정말 상상도 안 되고 왜 굳이? 정체성 확실한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무렵 해외에서 일할 기회가 생기면서 갑자기 일반 사람들이 대쉬를(웃음) 나에게 진한 대쉬를.

 

완두 : 갑자기 일반들이 나에게 다가와(웃음).

 

무민 : 당황스럽게.

 

완두 : 진한 대쉬의 예를 들어보시죠.

 

무민 : 마치 고등학교 선배 좋아하듯이 매일 나보고 좋다고 하고 사랑한다고 하고 쪽지주고, 숙소 내 방에 놀러 와서 내 침대에 같이 있고 책보고 있으면 책 뺐으면서 자기만 보라고 하고 막 뽀뽀하고...(웃음) 이미 알고 그러는 건가? 그래서 그땐 그렇게 누가 나한테 갑자기 대쉬를 해올 때 이들이 어느 정도 눈치를 챈 상태로 하는 것 같아서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레즈비언이다 말하긴 한 것 같아. 아무 일 없는데 내가 먼저 하지는 않았어.

 

완두 : 주로 대쉬를 하는 사람한테 커밍아웃을 하는 편이었구나. ‘너도 알다시피~’ 이런 느낌인데?

 

무민 : 해외에서 일할 때 만난 두 사람한테 얘기를 했었는데, 자기의 비밀을 나한테 말했고 나도 사실은 레즈비언이다라고 말 했을 때 그럴 것 같았다라고 대답을 했고 그 다음에 또 나한테 막...(웃음) 긁적긁적

 

완두 : 주로 몸으로(웃음).

 

무민 : 잡아먹으려고 해서(웃음), 그러지 마라.

 

완두 : 주로 잡아먹힐 뻔한 순간들이 많군요.

 

무민 : 그러니까요.

 

완두 : 커밍아웃의 경험을 물어보면서 아웃팅 경험을 물어보려고 했는데 쓰잘데기가 없겠어요.

 

무민 : 그런데 아웃팅 당할 뻔한 경험이 있어. 중간에 만났던 사람이 처음 봤을 때 이미지도 좋고 그랬는데 이 사람이 막 강압적으로 말하고 시도 때도 없이 화내고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더니 직장에 찾아왔어. 그래서 조마조마 했는데 그 이상의 일은 생기지 않았어.

 

완두 : 찾아와서 뭐하다가 갔어?

 

무민 : 이야기를 좀 했던 것 같아. 물론 분위기는 좋지 않았고.

 

완두 : 정말 놀랐겠다. 그 사람도 직장인이었어?

 

무민 : . 그때 말고는... 걸커였나...

 

완두 : 여기서 밝혀지는 무민 걸커설(웃음)

 

무민 : 직장에서 어떤 사람이 살짝 물어본 적도 있어, ‘혹시 여자 친구 있는 거 아니냐’.

 

완두 : 완전 직접적인데.

 

무민 : 그래서 내가 어떻게 알았지? 이랬지.

 

완두 : 그 사람도 걸커였어?

 

무민 : 보기에는 걸커였는데, 나중에 얘기해보니까 당시 만나고 있는 사람이 처음이었던 신생아였어. 겉보기에는 뼈레즈였는데.

 

완두 : 무민은 걸커인 것으로.

 

무민 : 아닌데......(웃음).

 

완두 : 그럼 앞으로 커밍아웃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무민 : 부모님, 고등학교 친구들 말고는 내 주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고. 기회가 된다면 그 사람들한테도 알리면 좋겠다.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 한 명은 짐작하는 것 같고 나머지 두 명은 너무 이쪽에 감이 없어서 굳이 얘기를 해야 되나 싶긴 한데. 할 거면 다 같이 하고 싶고. 제일 하고 싶은 사람은 부모님인가... 막 하고 싶은 건 아니고 기회 되면 하든가 말든가(웃음).

 

완두 : 커밍아웃이 언니에게 그렇게 큰 이슈는 아닌 거 같아. 이미 자주 많이 만나는 사람이 다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러면 무민의 직업과 관련해서 정체성이 미치는 영향이 있어?

 

무민 : 좀 더 다양성을 인정하고 생각하면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쪽으로 나의 특장점이 있지 않을까. 성정체성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면에서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여러 시선으로 보고.

 

완두 : 좋지 않은 점은?

 

무민 : 공무원이다 보니까 결혼한 사람은 일을 적게 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 앞으로도 일을 계속 많이 하게 될 거라는 것?

 

완두 : 결혼하지 않은 여자로 계속 있을테니 그렇겠구나. 무민이 20대 초반에 정체성을 알았고 10년 넘게 레즈비언으로 살아왔는데 그게 무민에게 어떤 의미야? 성소수자로 살아오면서 특별히 부정적인 경험이 있는 것 같진 않고 그렇다고 엄청난 자긍심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아, 약간 공기 같은. 마치 걸커인 것 마냥. 그래도 굳이 찾자면?

 

무민 : 내가 레즈비언인 게 내 삶에 무슨 의미냐고? 글쎄 특별히 의미가 있나. 그저 젊은 시절에 많이 놀았다. 덕분에 이것저것 많이 하고 즐겁게 놀고... 아니야. 다시!(웃음) 그래, 그게 의미네. 내 삶에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면. 덕분에 좀 더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덕분에 더 재미있다고 할 수 있겠다.

 

완두 : 아니었으면 삶이 덜 재미있었을 것 같아?

 

무민 : !

 

완두 : 꽤 큰 의미네? 재미라는 건 얼마나 중요해.

 

무민 : ‘내가 레즈비언이라는 것은 내 삶의 재미다

 

완두 : ! 그거 제목으로 해야 겠다(웃음)

 

무민 : ‘나는 레즈비언이라서 재미있다’, ‘내가 레즈비언이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 했다

 

완두, 무민 : (웃음)

 

완두 : 나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는데 남자 좋아한 적 있어?

 

무민 : 없는 것 같아.

 

완두 : 아주 어릴 때도?

 

무민 : 어릴 때 여자애 좋아했던 건 기억나. 초등학교 1학년 때. 걔랑 친해지고 싶었어. 너무 예뻐서.

 

완두 : 여기서 우리 무민님은 뼈레즈인 것도 드러났어.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어? 연애적으로나 직업적으로나 주변 관계적으로나.

 

무민 : 지금처럼? 지금처럼만 살면 좋을 것 같아.

 

완두 : 무민은 지금이 좋구나.

 

무민 : 대체로 지금이 좋고. 옛날보다 지금이 더 좋은 것 같고. 지금처럼 지내면 뭔가 더 좋아지겠지.

 

완두 : 모든 면에서 지금처럼 이면 좋을 것 같아?

 

무민 : 지금이 나쁘지 않아.

 

완두 : 무민의 현재 행복도는 1~10중에 몇이야?

 

무민 : 9

 

완두 : , 짱이다!

 

무민 : 하나는 내가 좀 덜 누워있고 생산적인 일을 했으면 좋겠어서(웃음).

 

완두 : 이런 사람 처음 만났어. 멋있다.

 

무민 : 나는 거의 항상 그랬는데. 그냥 기준이 낮아서 그런가봐.

 

완두 : 무민에게 행복이 뭔데?

 

무민 : 그냥 지금 같은 거. 사랑하는 애인이 있고, 가족들하고 안정적이고, 친한 친구들도 있고, 직장도 나쁘지 않고, 취미 생활도 즐겁게 하고.

 

완두 : 건강해 무민?

 

무민 : 응 건강해!

 

완두 : 그 어렵다는 평범함을 갖고 있구나.

 

무민 : , 맞아. 그래, 나 그런 생각 자주한다. 나 정말 평범한 것 같아. 이래저래 정말 평범하다.

 

완두 : 비록 뼈레즈에 걸커지만 평범하다(웃음). 무민은 어떻게 나이 들고 싶어?

 

무민 : 일단 지금의 소중한 관계들을 유지하면 친밀해지고 깊어지지 않을까. 그러다보면 같이 늙어가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애인과 함께 살고 싶어.

 

완두 : 무민은 무민이 어떤 사람인 것 같아?

 

무민 : 대체로 긍정적이고 평범한 사람.

 

완두 : 맞아. 그런 것 같아. 순탄한.

 

무민 : 맞아.

 

완두 : 옆에 있는 사람도 그런 느낌이 들게 해. 본인이 안정감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

그럼 마지막 질문을 할게요. 2개를 준비했는데 하나는 5년 후 10년 후 다시 이 인터뷰를 읽을 수 있잖아. 아니면 어떤 이유로 내려달라고 할 수도 있고. 무튼, 남기고 싶은 말이 있을까?

 

무민 : 5년 후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매 순간에 충실하고 현재에 머물고. 오직 할 뿐.

 

완두 : 진짜 마지막 질문! 우연히 누군가 우리의 블로그를 들어왔을 때 이 인터뷰가 의미 있게 읽혔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벽장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무민 :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완두 : 현수막 만들어야 할 것 같아. 광화문 가야할 것 같은데.

 

무민 : 레즈비언이라는 건 특권입니다.

 

완두 : 엄청난 자긍심이 느껴져!

 

무민 : 다른 삶을 산다는 건 축복입니다.

 

완두 : 인터뷰 중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나온 것 같아.

 

무민 : 하얗게 불태운 밤들~ 이태원아~ 홍대야~ 내가 레즈비언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놀 수 있었을까(웃음).

 

완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무민 : 수고하셨어요.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느라.








■ 이메일 : lesbian2013@hanmail.net

■ 블로그 : http://blog.daum.net/lesbian2013

■ 페이스북 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2013klha

■ 트위터 : @lesbian_2013 

■ 사무국 : 서울시 마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