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타 쥰세이...
이태리 피렌체 도시에서
능숙한 솜씨를 인정 받으며 복원사의 일을 하고
곁에는 즐겁게 지저귀는 새처럼 발랄하고 아름다운
연인을 두었으며
홀홀단신 외톨이처럼 지내는 듯해도
언제나 응원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지원자, 할아버지가 계시고
그렇게...
평범하지만 역경이란 것을 모를 듯 순탄한 삶을 사는 젊은이
그런 그의 삶은 어딘지 모르게 공허해 보인다
출중한 복원 솜씨를 부질 없어 하고
가족 중 유일하게 연을 쌓고 지내는 할아버지의
열렬하고 아낌없는 응원에도 쉽사리 갈 길을 정하지 못 하며
사랑하는 연인의 곁에서는 영혼없는 껍데기와 같아
삶에 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같으니 말이다
그는 그런대로 하루하루를 무난하게 살아가고 있으나
복원일을 하던 중, 뜻밖의 사건을 계기로
이태리를 떠나 일본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고
우연한 계기로 지난 날에 묻혀버린 진실들을 알게되면서
그나마의 정체성도 잃어버린 채로 방황을 하게 된다
그 모든 이유와 원인은
쥰세이의 기억과 가슴을 독차지하고 지배하던
지날 날의 가슴 아픈 사랑,
아오리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
아오리의 마음이 담긴 편을 읽으면서
어쩜 미련하다고 여겼던 그녀의 마음에
쥰세이 아가타는
먼 곳에서, 떨어져 살아가는 중에도 화답을 하고 있던 것이다
아오리, 그녀가 목마른 삶을 살고 있을 때
어느 하늘 아래서는 쥰세이 아가타 역시 공허한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
어린 날 스치듯 주고 받은 약속으로
아오이의 서른 살 생일에
피렌체 두오모 거리의 대성당 꼭대기에서 재회 한 그들...
그 오랜 그리움과 방황의 끝에 만난 그들이
왜 그렇게 허망하게 헤어졌을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
앞으로의 남은 날들을 살아갈 원동력이 될 수 있나
아니면 지난 감정을 냉철하게 바로 잡고
각자의 길로 돌아서는 건가
그들의 마음이 무엇일지
여러 모로 생각을 해봤지만 그 끝은
결국 열렬한 그리움도
순간에는 아무 것도 아니지 않나 싶어서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는데...
아가타 쥰세이는 그렇게 홀연히 떠나는 아오리를 다시 만나려
그녀보다 한발 늦었지만 한발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사진 출처: 다음 쇼핑
생각은 냉정과 열정이라는 제목으로 옮겨가게 된다
정답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두 권을 읽고 나니 이제와 조금은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른 이들의 생각도 비교해보고픈 마음에 찾아본다
냉정과 열정 사이가 사랑인 것 같다는 이도 있고
아가타 쥰세이가 열정이고 아오리가 냉정이라는 이도 있으니...
명쾌하게 정의를 내리는 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아마도 읽는 사람의 입장과 시기에 따라
이해하는 방향도 각기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에 가슴앓이하던 시절, 이 책을 봤더라면
그들의 공허함과 무료함이 더욱 가슴 아프게 와닿았을지 모른다
그런 그들이 다시 만났기 때문에
본인이 더욱 설레이고 조바심이 났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와 그런 가슴 아픈 사랑도
현실 앞에서는 지난 추억일 뿐이라고 말하는 본인은
냉정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도 한때 뜨거운 열정이 타올랐음을 떠올려 본다
냉정과 열정사이...
지난 날의 사랑을 오랜 세월 가슴에 품고 사는 열정도
냉철함, 아니 냉정함으로 살아가는 현실 앞에서는
감추고 인내해야할 감정에 지나지 않으니...
결국 평정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젊은 날의 사랑이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 아닐까...
-츠지 히토나리 작가의 냉정과 열정사이 블루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