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섣달에 먹는 팥죽의 새알 옹심이는 들어봤어도
지나고 나면 금세 생소한 단어가 됩니다
점심 메뉴를 정하는데 옹심이, 뭐라뭐라 하기에 묻습니다, 옹심이???
궁금해 하는 걸 알아차렸는지 옹심이는 새알 같은 거라고 일러주더군요
그제야 무릎을 탁 치며, 아~~ 옹심이가 그거였지... 떠올립니다
우리가 찾은 서대문 맛집은 옹심이 메밀 칼국수로 유명하여
점심시간이 되니 대로변으로 줄이 늘어서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서대문역과 가까우니 많은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듯 해보입니다
그 유명한 서대문의 옹심이 메밀 칼국수 집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즐겨 쓴다는 급식체처럼
짧고 간결한 주문과 사인이 오갑니다
"여기, 옹칼 세 개 주세요~!"
"네~ 옹칼 세개요~"
자리를 잡은 테이블 위에는 김치 단지가 놓여 있어
무생채와 열무김치를 필요한 만큼 덜어 먹을 수 있습니다
무난한 김치 맛이지만 오랜만에 먹는 열무김치는
역시나 개운한 맛이 특별해서 마냥 좋습니다
곧 있으니 한 세 숟가락이면 족해 보이는 양의
보리밥 세 그릇이 각자의 앞에 놓였습니다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라 양이 많지 않지만
그만큼 맛 좋은 보리 비빔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쁜 점심시간이어서인지 오래기다리지 않았음에도
주문한 옹심이 메밀 칼국수는
금세 우리 자리와 여기저기로 서빙이 되었고
그 와중에 음식 서빙 순서가 잘못 되었다며
아웅다웅하는 소리가 꽤나 요란하기도 합니다
세 번, 네 번이나 클레임을 제기했으니
바쁜 이모님들이 가는 귀 먹지 않은 이상 알아 들었겠건만.
연신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이모님이 쩔쩔 매시는데도
점심 시간에 쫓겨서인지 어지간히도 앙칼지더군요
소란스럽기는 하지만 내 경우에는 이모님께 그러지 말아야지 하며
앞에 놓인 옹심이 칼국수를 맛있게 먹을 준비 자세를 가다듬었습니다
한 수저 건져올려 보니 옹심이란 알맹이가 탐스럽게 올라 있는데
하얗고 동글한 밀가루 새알을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생김새입니다
감자떡 같은 생김새는 새알보다 훨씬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맛 또한 보이는 그대로, 구수한 칼국수 간이 잘 배이고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옹심이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습니다
이따끔씩 먹던 메밀 전병, 메밀에서 이런 맛이 났던가...
메밀의 맛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메밀 칼국수는
가닥가닥의 면마다 풍부한 구수함이 참으로 깊습니다
질기지 않으면서도 탱글함을 유지하는 면은
이제껏 먹어보지 못 한 메밀 칼국수이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가까운 서대문 근처에 있으니
입맛이라도 없을 땐 늘 먹던 음식 대신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특별한 맛이 좋은
옹심이 메밀 칼국수 한 그릇 먹으러 또 들러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