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대통령, 김정은과 수도권과 서해5도 방어 사실상 '포기' 합의
9월 평양 남북공동 합의 어떻게 볼 것인가
외교안보 전문가 6명 긴급좌담회 개최


△문재인은 비핵화보다 ‘우리민족끼리’를 택했다
△합의문은 비핵화가 主아닌 대한민국 안보에 위험한 軍備통제방안 담아
△북핵·장사정포 그대론데 우리는 스스로 눈가리고 손 묶었다
△서해 NLL ‘양보’ 완충구역 설치로 인천 서울 안보 구멍 사실상 뚫려
△휴전선 따라 20-40km 비행금지 설정도 수도권 안보 포기행위
△군사분야 대폭 양보통한 남북관계진전 구상은 아주 위험한 발상
△미국과 사전 협의없이 이뤄진 군사분야 합의는 한미동맹 기본정신 훼손
△남북협력관계 증진이 비핵화 이끈다는 현정부의 사고는 잘못된 인식
△평양선언은 핵관련 도대체 무엇을 이루려 회담했는지‘비핵화’定義 모호
△이번에도‘북핵폐기’명기 실패...‘조선반도 핵폐기’라는 北 종전입장 반영
△문대통령, ‘살라미 전술’에 따른 북한의 ‘셀프 비핵화’수용
△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장, 영변핵시설 폐기는 비핵화와 거리멀어 
△종전선언되면 주한미군 떠나고 비핵화도 물건너 갈 우려
△종전선언은 북핵문제에 관한 미국의 군사개입 명분 없애려는 의도         
                                                
 
편집자주(註)=다음은 비핵·평화의 통일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국내외의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설립된 민간차원의 비영리 전문 연구모임인 ‘공감한반도연구회(共感韓半島硏究會 : 대표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 전 국립외교원 원장)가  평양 남북정상회담(9.18-20일)을 좌담회를 통해 평가한 내용이다.


‘공감 한반도연구회’는 지난 9월 22일 오전 서울의 토즈(선릉점)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군사합의서’를 주제로 긴급좌담회를 개최하고 ‘비핵화보다 민족공조를 우선한 평양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제목의 평가보고서(공감 한반도 뉴스레터 제5호)를 작성, 공개했다.


아래는 연합뉴스 북한부장과 외신부장, 편집국장을 역임한 북한문제연구가 서옥식 박사(정치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사단법인 대한 언론인회 부회장 겸 편집위원)가 정리, 소개한 평가보고서 전문(全文).


◈참석자(가나다 순)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
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 전 통일부 차관
신각수 세토포럼대표, 전 주일대사, 외교통상부 제1차관-제2차관
신원식 고려대 연구교수, 전 합동참모차장(예비역 육군중장)
윤덕민 공감한반도 대표, 한국외대 석좌교수, 전 국립외교원 원장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외교통상부 제1차관


◈취재 및 정리
서옥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전 연합뉴스 외신부장-북한부장-편집국장-논설고문 역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 공동선언’ 서명식을 한 뒤 선언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비핵화보다 민족공조를 우선한 평양 남북정상회담
- 2018년 9월 18-20일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들어
서 3번째 정상회담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
장은 판문점선언을 실천하며 민족자주와 자결원칙을 재확인하고 군사적
남북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고 우리 안보에 위험한
남북 군비통제방안을 담은 포괄적 군사합의를 이루었다. 경협과 관련, 연
내 동서해 철도 및 도로연결 추진,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 서해경
제공동특구·동해 관광공동특구 조성 등을 합의했고 금강산 이산가족 상
설면회소 개소, 2032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 김정은 서울 답방 등 남
북교류협력을 위한 합의도 있었다. 반면,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던 북한 비핵화문제와 관련해서는 전망되었던 핵신고나 로드맵에
대한 진전 없이 기존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폐기를 언급하고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에 따라 영변핵시설을 영구 폐기
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방문 이틀째인 2018년 9월 19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평양시 중구역 능라도 소재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후 평양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정부는 기본적으로 비핵화보다 남북공조를 중시
하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핵문제는 우리 문제가 아니라
미북간 문제라는 인식하에 문재인 정부는 철저히 미북사이의 중재자 역
할을 표방했다. 우리문제라면 비핵화보다 남북관계를 우선할 수 없었을
것이다. 평양선언은 이러한 정부의 확실한 입장을 문서화한 것이며, 비핵
화나 동맹보다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은 이미 문대통령의 8.15 경축사
에서 표방된 바 있다.


1. 수도권과 서해5도 방어를 사실상 포기한 군사합의
- 정상회담에서 가장 우려되는 사안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없는데도
우리의 군사적 억지·방어능력을, 특히 최전방 대비태세를 약화시키는 실

질적 조치들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실질적 평화는 북한 비핵화
와 튼튼한 우리의 안보태세에 의해 뒷받침된다.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
전도 어렵고 경협도 국제제재로 실질적 진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군사분
야의 대폭적 양보를 통해 남북관계의 진전을 꾀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긴밀한 경협과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이 궤도에 오르면, 튼튼한
안보태세의 물리적 뒷받침도 필요 없고 북핵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잘
못된인식이다.



- 우선, 휴전선을 따라 20-40km 비행금지 지역 설정은 군비통제·신뢰구축
조치의 기본정신에 반하는 것으로 수도권 방어를 매우 취약하게 만들 것
으로 판단된다. 주지하는 대로 북한군은 70% 가까운 전력을 우리 수도권
을 향한 통로에 전방 전개하고 있다. 더욱이 수도권을 위협하는 수백문의
방사포도 전방의 터널속에 배치되어있다. 20-40km 지역이 비행금지지역
으로 설정되어 북한군 동향을 정찰할 수 없다면, 북한군에게 안전한 ‘성
역(sanctuary)’을 보장하고 수도권을 북한의 기습에 취약하게 만들 것이
다. 군비통제의 기본은 공격무기를 줄이고 상호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감
시능력을 권장하는 것으로 정찰기에게 영공을 개방하여 적대의도와 행위
를 방지하는 것이다. 비행금지구역을 두는 것은 이에 역행하는 조치이다



- 둘째로 우리 젊은이들이 피로 지켜온 NLL을 무력화할 수 있는 내용이다.
NLL평화의 기본은 현상유지인데, 현상변경을 꾀하고 있다. 서해 135㎞,
동해 80㎞의 완충구역을 설정하고, 포병·함포 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중
지한다고 했지만, 서해에서 구역 설정기준이 무엇인지 모호하다. 덕적도
와 초도사이에 완충지역을 두기로 했지만 NLL기준으로 북쪽은 50km 남
쪽은 85km로 등가 적용이 아니다. 완충수역의 외연이 NLL을 기준으로
설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NLL을 무력화시키는 근거를 북한에게
제공한 것이 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서해완충지역의 형태가 수도권과
서해5도 방어에 매우 불리하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남쪽으로 치우친 덕적
도까지로 내려옴으로써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인구밀집 지역 주변해역이
모두 완충지역화하게 된다. 이와 함께 완충해역이 한강하구지역을 포함하
여, 인천항 및 인천 국제공항의 안보적 취약성을 노정하였고 서울 방어는
비행금지구역과 맞물려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 셋째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북한과의 협의대상으로 함으로써 한미연합훈
련은 더 이상 실시하기 어려울 전망으로 훈련중단의 대못을 박은 셈이다.

- 더욱이 향후 미래 전력증강도 북한과 협의해야 되며, 우발적 충돌을 막는
다고 교전수칙도 다단계화하여 (현장 사령관의 즉각적 대응을 어렵게 한)
연평해전 등에서 병사들의 목숨을 앗아간 체제로 환원시키고 있는데 북
한의 기습에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 전반적으로 우리가 우위를 가진 정보감시와 정밀타격 능력에 족쇄를 채
워 우리 안보를 북한군의 기습에 매우 취약하게 만드는 조치들로 판단된
다. 군비통제·신뢰구축조치의 기본은 군사균형을 통해 상호의 전략적 안
정을 꾀하는 것이다. 이번 남북 군사분야 합의는 비핵화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는 문제점과 함께, 비핵화가 이루어지더라도 북
한의 기습에 대비하는 데 필수적인 한 우리의 안보태세를 매우 취약하게
하는 근본적 문제를 안고 있다.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의 재래식 군사능력마저 약화될 경우, 한반도 군사균형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질 수밖에 없다. 튼튼한 안보없이 비핵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2. 살라미 전술에 따른 북한의 ‘셀프 비핵화‘ 수용
- 이번 평양정상회담은 교착상태에 처한 북핵협상을 타개하는 의미가 있었
다. 김정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수십년간 지속돼 온 처절하고 비극적
인 적대 역사를 마치기 위해 군사선언에 합의했으며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땅을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6년 7월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북
한 정부 성명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내용이다.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
된 평양선언에도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라고 하여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북한의 기존
입장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 한편 평양선언에는 비핵화와 관련,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장을
유관국 전문가들 참관하에 영구 폐기하고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
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도 취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일견 진전된
내용으로 볼 수 있지만, 영변 핵시설은 북한의 전체 핵프로그램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 특히 국제사회가 요구해온 핵프로그램의 리스트 신고와
비핵화 로드맵하고는 거리가 있다.


- 정상회담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북한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을 수용했다고 밝혀, 북한이 미측에 영변에 대한 사찰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언질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 국민 5천만을 위협
하는 60여발의 핵탄두와 천발이상의 각종 탄도미사일, 매년 12개 정도의
핵탄두를 생산하는 인프라 등 북한의 기존 핵전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
치지 않는다. 북한은 자신의 비핵화 정의에 따라 비핵화 대상을 스스로
정하고, 스스로 폐기하고, 그에 대한 보상까지 요구하는 ‘셀프 비핵화’의
살라미 전술을 구사한다. 북한 핵프로그램의 전체상과 비핵화의 본질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면서 용도가 끝난 시설들을 폐기하는 것을 마치 엄청
난 비핵화 조치를 이행했다면서 보상을 요구한다. 이것으로 북한의 비핵
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과대평가는 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에서 영변 핵시설의 상징성은 있지만, 영변핵시설을 영구 폐기한다고 해
도 비핵화의 첫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핵동결조차 이루어지지 않는다.
영변에 서방에 공개한 우라늄농축시설이 있지만, 이는 show-up시설이고
양산용은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비핵화의 전체 과정
을 100으로 본다면 지금 북한이 행한 조치들은 10을 넘지 않는다.

-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핵시설의 상징성으로 인하여 북한의 부분적
폐기 주장에 훨씬 의미를 부여하고 종전선언과의 교환을 고려할지 모른
다. 그러나 이런 북한의 살라미 전술에 넘어간다면 북핵 폐기의 길은 요
원해진다. 북한의 김정은이 트럼프 임기중에 비핵화를 약속했다면, 2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 의사가 있다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전체상을 파악할 북한의 핵신고를 출발점으로 해서 2021년 2
월까지 비핵화를 완료하는 로드맵에 조속히 합의해야 한다. 북한 핵무기
개발의 전체상에 대한 파악없이 살라미 전술에 입각한 북한식 셀프 비핵
화에 따르다 보면, 결국 파키스탄처럼 북한의 핵무장은 기정사실화할 우
려가 높다.



3. 종전선언의 기정사실화
- 현재 미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보면, 북한의 영변 폐기와 종전
선언을 교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찬반
진영 모두 제재해제에 대해서는 공히 신중하다. 문제는 한미간에 종전선
언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일치된 의견이 없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하여 한국정부는 종전선언이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과는 상관없으며
적대행위 종식을 위한 정치선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 그러나 종전선언은 정치선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종전선언이 이루어
지기도 전에 우리의 군사적 방어태세를 허무는 조치가 이번 평양 정상회
담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황인데, 실제로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면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종전선
언이 평화협정을 진전시키는 촉진제의 역할뿐만 아니라 사실상 북핵문제
에 관한 미국의 군사개입 명분을 없애며 전반적인 평화무드를 조성하여
국제제재 해제를 위한 여론전에 매우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수 있다. 그
런데 평양선언과 포괄적 군사합의를 보면, 사실상 평화협정의 핵심내용을
이미 제공하고 있으며 오히려 비핵화 마지막 단계에서 체결되어야 할 평
화협정은 이미 단행된 조치를 확인하는 문서에 불과할 수 있다. 관계개
선, 연합훈련 중지, 전략자산배치 금지, 재래식 군사위협 중지 등 매우 포
괄적 조치들이 평양선언과 포괄적 군사합의에 담겨져 있다. 평양선언과
군사합의로 사실상의 종전선언이 이미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
이다.


- 종전선언은 정부가 밝힌 대로 한국전쟁 종결을 선언하는 단순한 내용의
정치선언으로 해야 하며 낡은 영변시설의 폐기가 아니라 북한의 핵신고
와 비핵화 로드맵과의 맞교환 형식을 취해야 할 것이다.


4. 기로에 선 한미동맹
- 평양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민족공조를 우선하는 정부입장이 명확히 나타
남으로써, 한미동맹에 상당한 문제를 던지고 있다. 적대행위 전면금지, 비
행금지구역설정, 해상 완충지역 설정, 비무장지대 GP 철수 등 한반도 군
사안보상 주요결정이 미국과 협의 없이 남북사이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
짐으로써 동맹의 기본 정신을 위배하였다. 한국방위에 있어 한미연합사의
역할과 책무를 고려할 때, 이번 사안은 매우 중대하며 주한미군 운용에
제한을 주는 한편 주한미군 자체의 안전에도 영향을 주는 사안이다.


- 평양선언과 포괄적 군사합의와 관련, 미 국방부는 “한국과 함께 철저하게
검토·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로건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합의 내용 하나하나에 대해 논평하거나 미래의 일을 추측하지 않
겠다”고 말했다. 동맹국이 중시하는 성과·합의에 대해 ‘환영한다’는 표현
을 쓰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도 남북 군사 합의에 대해 “유엔사령관 입장에서는
좋지만, 연합사령관 입장에서는 우려된다”고 했다. ‘우려’라는 표현은 사안
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 한미동맹과 한미연합방위체제를 받치는 것은 한미 양국 정부와 군의 상
호신뢰와 긴밀한 소통•협조에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과 한
미동맹에 대한 깊은 불신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용과 절차 면에서
동맹의 신뢰에 의문을 야기하는 이번 남북군사합의 체결은 향후 주한미
군과 한미동맹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