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근거없는 성모승천‘Assumption’

예수의 승천‘Ascension’, 에녹의 승천‘Translation’과 달라

​교황 방한을 계기로 보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봉헌

교황 비오 12세, 1950년 11월 1일 성모승천을 '믿을 敎義'로 선포

사도헌장 통해 승천일도 8월 15일로 공식 확정

하느님 부름받아 죽은 육신이 영혼과 함께 들어올림받았다는 교리

개신교는 성경에 근거없다며 마리아 승천 부정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 하이라이트는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봉헌이다. 교황이 한국 가톨릭 신자들과 국민들을 만나는 첫 공식 일정이기도하다. 교황은 이날 광복절 경축 미사도 함께 집전했다. 성모승천대축일은 우연히도 한국이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광복절과 같은 8월 15일이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광복을 성모 마리아의 선물로 여기고 광복의 기쁨에 동참하며 민족의 해방에 감사하는 미사를 전국 성당에서 집전했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는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부름에 따라 지상에서의 생활을 마친 후 ‘하느님의 어머니’로 하늘에 오름을 기억하고 기리는 날. 431년 에베소 공의회(Concilium Ephesinum)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그리스어 Theotokos, 라틴어 Mater Dei, 영어 Mother of God)라고 공식 선포했다. 가톨릭교회 전례력(典禮曆)을 보면 성모승천대축일은 성탄, 사순, 부활절 등 그리스도 구원사업을 기념하는 축일 중 가장 등급이 높은 축일에 해당한다

 

이날 교황이 입는 제의(祭衣)에 성모 마리아를 의미하는 ‘아베 마리아’(Ave Maria)의 첫자 A와 M이 새겨져 있는 것을 봐도 성모승천대축일이 가톨릭에서 어떤 수준의 축일인지를 알 수 있다. 왕관 주위의 세 비둘기 형상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느님을 상징하는 것으로 마리아에게 천상모후(Regina Caeli /Queen of Heaven)의 관을 씌어 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가톨릭 교리상으로 마리아는 신(神)이 아니다. 마리아는 100% 인간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피조물에 불과하지만 ‘성자(聖子) 하느님’인 예수를 낳았기에 ‘예수의 어머니’이자 ‘하느님의 어머니’다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승천자(昇天者)는 에녹(Enoch)이다. 성서에 의하면 에녹은 산채로 승천했다. 엘리야(Elijah)도 산채로 승천했는데 산채로의 승천을 영어로 ‘Translation’이라고 한다. 가톨릭교회와 동방정교회에서는 성경의 근거는 없으나 예수의 육신 어머니 마리아가 선종한 후, 하느님(개신교의 하나님)에 의해 육체와 영혼을 수반하고 하늘나라에 들어 올림을 받았다고 믿고 이를 교리로 받들고 있는데 이러한 마리아의 승천을 에녹 등의 승천과 구분해 ‘Assumption’(라틴어: Assumptio Beatae Mariae Virginis in coelum)이라고 한다.

 

성모승천은 초기 교부들의 가르침으로, 일찍부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이를 믿어 왔다. 승천에 대한 최초의 전례적 축일 날짜와 장소는 명확하지 않으나, 3세기부터 순교자나 성인들의 사망일을 기념하는 전통에 따라 4세기 중엽의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 기념일’(Beata Vergine Maria Regina/The Queenship of the Blessed Virgin Mary)이 성모의 죽음과 승천의 축일로 받아들여진 듯하다. 동정녀 마리아의 죽음과 승천에 관해서는 그리스어, 라틴어, 콥트어, 시리아어, 에티오피아어, 아르메니아어, 아랍어 등 각종 언어로 저술된 고대 필사본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필사본은 3, 4세기경의 에티오피아어 필사본인 ‘마리아의 안식서’(Liber Requiei Mariae)이다. 그러나 당시의 기념일은 8월 22일 등 다양했다. 6세기경에는 그 명칭이 ‘도르미시오’(Dormitio, 일시적인 잠에 떨어짐, 안식)로 불렀으며 마우리치우스(Mauricius) 황제(재위 582-602)에 의해 8월 15일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7세기에 동방교회에서 일반적으로 지켜져 서방으로 전해졌으며 8세기에 8월 15일로 날짜가 정해지고 명칭도 ‘도르미시오’에서 ‘마리아의 승천’(Assumptio Beatae Mariae Virginis in coelum)으로 바뀌었다. 이후 이 날은 마리아 축일 중의 하나가 되었다.

 

드디어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가 사도헌장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Munificentissimus Deus)을 통해 교황 무류성(無謬性, infallibility)으로 마라아의 승천을 선포하고 승천일을 8월 15일로 공식화함으로써 믿을 교의(敎義, dokein/dogma)로 확정됐다. 교의란 신앙의 내용이 진리로서 공인된, 종교상의 가르침을 뜻하며 교리(敎理)와 동의어로 쓰인다. 비오 12세는 “거룩한 교부들과 신학자들의 모든 입증과 확신은 거룩한 전승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면서 “원죄가 없으시고 평생 동정(이 대목은 성경에 예수의 형제가 4명이 더 있다고 돼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현세생활을 마친 후 육신과 영혼이 함께 하늘로 올라가 영광을 입으셨다는 것을 믿을 교의로 밝히고 이를 선언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비오 12세가 성모승천을 교의로 선포한데는 교황청에 대한 청원이 한몫했다. 1869년에서 1940년까지 3천 18건의 교황청 청원을 분석한 결과 96%가 마리아 승천이 교의로 선포될 것을 염원한 내용이었다. 그러한 열화와 같은 청원을 받아들여 그는 마침내 성모 승천을 교의로 선포한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4년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아 행한 강론에서 요한복음 14장 3절 구절을 성모 승천 교리의 주요 ‘근거’ 가운데 하나로서 언급했다. 이 구절에서 예수는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가톨릭교회 신학에 따르면, 마리아의 승천은 예수의 이와 같은 약속의 보증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리아의 승천은 예수의 승천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 예수는 하느님이기에 자신의 힘으로 부활한 다음 승천했다. 그래서 예수의 승천을 ‘Ascension’이라고 한다. 그러나 마리아는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승천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하늘나라로 불러올림을 받았다. 그래서 마리아의 승천을 몽소승천(蒙召昇天) 또는 피승천(被昇天)이라고도 한다. 개신교에서는 성경에 근거가 없다며 성모승천을 인정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서옥식, 오역의 제국(개정판), 도서출판 도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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