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남자 청연 신성훈
결정적 순간마다 연거푸 헛발질에
찰박찰박 빗속을 달리는 자동차들처럼
삶에 엮인 인연들조차 등을 돌리고
투명한 물방울, 방울방울 맺힌
잎새들 사이로 흐느껴 운다
금방이라도 물큰한 어둠 내려앉으려
가려던 발길 멈추어 안절부절
서걱거리는 희망 위에 한 움 큼의
빛바랜 추억, 험한 폭풍우 속에
맨몸으로 고개 숙인 남자
눈물겹게 피었다 진 신기루
흠뻑 젖은 몰골, 외롭고 슬픈 마음
숨기고 살아도 보고자 하는 것은
볼 수 없고 만질 수도 없는 현실이지만
남자 안에 푸른 삶을 만들어 기망(冀望)의
그림자를 커지는 동공으로 그려내려 한다.